"썬더볼트 기술, 10년간 노트북 혁신에 공헌"

[인터뷰] 제이슨 질러 인텔 커넥티비티 총괄 매니저

홈&모바일입력 :2021/03/03 14:56    수정: 2021/03/03 20:58

썬더볼트(Thunderbolt)는 인텔이 개발해 2011년 첫 선을 보인 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이다. 케이블 하나로 데이터와 영상 신호 등을 모두 전달할 수 있고 USB 3.0 대비 최대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출시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썬더볼트 규격이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사진=인텔)

썬더볼트 전송속도는 출시 초기 당시 10Gbps에서 시작해 2013년 20Gbps(썬더볼트2), 2015년 40Gbps(썬더볼트3)까지 향상됐다. 또 2015년에는 미니 디스플레이포트 대신 USB-C 단자를 도입했고 지난 해 출시된 썬더볼트4는 USB4와 완전 호환된다.

지디넷코리아는 썬더볼트 규격 출시 1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25일 썬더볼트 선행 기술인 '라이트 피크'(Light Peak) 개발 당시부터 참여한 제이슨 질러(Jason Ziller) 인텔 클라이언트 커넥티비티 부서 총괄 매니저와 단독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컴퓨텍스 2015에서 썬더볼트3 브리핑을 진행하는 제이슨 질러 매니저.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는 "인텔은 지난 10년 간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썬더볼트 규격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제이슨 질러 매니저와 일문 일답.

Q. 썬더볼트 기술은 인텔 내부 조직인 '인텔 랩스'(Intel Labs)가 2008년 경부터 연구하던 광케이블 기반 데이터 전송 기술, '라이트 피크'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광케이블 대신 구리선을 택했는가.

"맥북프로에 썬더볼트 기술을 탑재하기 위해 애플과 협업하고 있을 때 생산 비용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썬더볼트 기술이 처음 탑재된 제품은 2011년 초 출시된 애플 맥북프로다). 광케이블은 보다 낮은 가격으로 대량 생산하는 데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구리선을 쓰는 기술로 돌아섰다."

인텔이 2009년 공개한 라이트피크 개념도와 시제품. (사진=인텔, 씨넷)

Q. 라이트 피크 개발 당시부터 관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출시 과정에서 극복해야 했던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었나.

"조금 전 말한 광케이블에서 구리선으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다. 광케이블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출시를 앞두고 그것을 전기 접점을 활용하는 구리선으로 전환해야만 했다. 출시 전 겪은 난관 중 가장 큰 난관이었다."

썬더볼트는 애플 맥북프로(2011)에 처음 탑재됐다. (사진=애플)

Q. 2015년 컴퓨텍스에서 썬더볼트3 규격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써 왔던 미니디스플레이포트 단자 대신 USB-C 단자로 전환했다. 당시 현장에서 발표를 들으며 이것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결정을 내렸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썬더볼트2의 최대 전송 속도는 20Gbps였고 썬더볼트3에서 이를 두 배인 40Gbps로 향상시키려 했다. 그런데 미니 디스플레이포트로는 그렇게 빠른 속도를 낼 수 없었고 새로운 단자가 필요했다. 또 업계에서는 더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만들 수 있도록 그에 걸맞는 더 작은 단자를 원했다."

"또 당시 USB 관련 업계 표준 단체 USB-IF가 USB-C 단자를 만들고 있었는데, USB가 아닌 다른 데이터도 전송할 수 있는 확장 규격인 '얼터네이트 모드'가 있었다. 또 인텔과 애플 등 많은 회사들이 USB-C 단자로 고속 데이터 전송과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정의해 둔 상태였다. USB-C 단자를 못 쓸 이유가 없었다."

인텔은 2015년 썬더볼트3 규격을 공개하며 단자를 USB-C로 전환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Q. 애플은 지난 해부터 인텔 칩 대신 M1 등 자체 개발한 칩을 탑재하고 있다. 썬더볼트 호환성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eGPU 기능 차단 등 일부 기능에 제약이 있다. 이런 형태로도 인증을 통과하는 데는 문제가 없나.

"썬더볼트4는 썬더볼트3와 달리 4K 모니터 2대 연결을 인증 필수 조건으로 삼았다. PCI 익스프레스 레인 4개를 모두 활용해 초당 3000MB/s 전송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해 하반기 출시된) 맥북에어나 맥북프로는 외부 모니터를 1개만 연결 가능하다."

"이런 제약을 둔 이유는 우리가 아닌 애플에 물어야 할 것이다. 인증은 여전히 가능하지만, 썬더볼트4에서 정해 놓은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애플은 '썬더볼트4 지원'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인텔은 M1 탑재 맥북프로와 맥북에어 등이 썬더볼트3에 상당하는 기능을 지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림=애플)

Q. 인텔 칩이 아닌 다른 칩을 쓴 PC에서도 썬더볼트 인증을 받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인가.

"썬더볼트 인증과 썬더볼트 칩은 지금까지 인텔 프로세서와 기술 기반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썬더볼트 관련 기술을 2019년 USB 업계 단체인 'USB 프로모터 그룹'에 제공한 바 있다. 따라서 (인텔 이외의) 다른 칩 제조사가 USB4 칩을 만들어서 썬더볼트 호환성을 갖추는 것도 가능하다."

Q. 노트북과 달리 데스크톱PC에서는 아직까지 썬더볼트보다는 USB 기술이 더 보편적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썬더볼트 단자의 가장 큰 장점은 더 얇고 작은 단자(USB-C)에 있다. 또 단자 하나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반면 데스크톱PC는 PCI 익스프레스 카드를 꽂을 술롯과 다양한 단자를 갖추고 있다. 썬더볼트 단자의 가치는 노트북에서 더 큰 것이 사실이지만 USB4가 데스크톱 PC에 보급되면서 썬더볼트 호환성도 함께 확보될 것이다."

썬더볼트는 디스플레이, 미디어 독, 저장장치 등 다양한 기기를 연결 가능한 규격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Q. 썬더볼트 기술이 지난 10년간 업계에 가져온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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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트는 데이터 전송과 영상 전송, 전력 공급까지 다양한 기능을 케이블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며 이런 능력을 갖춘 입출력 단자는 이외에 없다. 전송속도는 40Gbps로 향상되었고, USB-C 단자를 통해 4K 모니터 2대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데다 최대 100W 전력으로 노트북 충전이 가능해졌다."

"PC 업계, 특히 노트북 제조사가 탑재 단자를 줄이면서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얇고 가볍지만 필요한 기술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PC 업계, 특히 노트북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