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불 충전시장에 배달의민족이 가세하면서 더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예측과 2017년 '배민페이'를 내놨던 배달의민족이 이제서야 선불 전자 지급 수단을 발행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고객 선불 충전금 확보와 동시에 결제 규모가 늘어남에 따른 수수료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3일 선불 전자 지급 수단 '배민페이머니'를 3월 31일부터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단독] 배달의민족, 선불충전 '배민페이머니' 출시)
선불 전자 지급 수단은 결제 수단에 미리 돈을 충전해 놓고 서비스 이용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배달의민족 이용자는 자신의 결제 수단을 통해 배민페이머니를 충전한 후, 배달이나 비(B)마트·배달의민족 선물하기 서비스를 쓸 수 있게 된다.
배달의민족은 다양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배민페이머니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수료 지급 절감과 고객 예탁금 이자 수익 확보도 함께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의 2020년 연간 결제액은 12조2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인 2019년 7조원에 비해 75%나 성장했다. 결제 규모가 늘면서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에 많은 수수료를 지불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민페이머니를 내놨을 가능성이 많다.
또 신용카드가 없는 10대를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가족 카드 등록으로 10대들도 배달의민족을 이용하게 했지만, 내역이 모두 공유되는 단점이 있다. 최근 은행들이 10대들이 여권을 통해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함에 따라, 은행 계좌와 연결하는 선불 전자 지급 수단을 서비스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배달의민족이 배민페이머니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외에도 배달의민족 생태계와 접점이 있는 배달원(라이더) 등을 활용 시에도 배민페이머니를 활용할 경우, 이 파급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도 선불 전자서비스 제공
네이버와 카카오페이는 물론이고 쿠팡도 선불 전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선불 충전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7천800억원이었던 선불 충전금 규모는 2016년 9천100억원, 2019년 1조6천700억원으로 늘었으며 2020년 9월 기준 약 2조원 수준으로 6년 새 156.4% 증가했다.
업체들이 선불 충전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금전적·비금전적 부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 예탁금(선불 충전금)을 통해 업체들은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업체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예탁금 확보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 예탁금은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보호 가이드라인에 의해 자체 운용자산을 할 순 없다. 다만, 외부 기관을 통해 신탁 및 국공채 등에 넣어야 한다. 이 경우 업체는 예금 및 채권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예탁금 규모가 클 수록 받는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다. 선불 충전은 은행 계좌를 통해 가능한데 1회 충전 및 보유 한도는 200만원 수준으로 적은 편은 아니다.
비금전적으로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영향력 확대와 이에 따른 플랫폼 경쟁력 강화다. 오프라인서도 간편결제를 접목하려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그 예다. 한번 한 플랫폼에서 포인트나 머니를 충전 시 얻을 수 있는 보상(리워드)가 있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 이용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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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는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있다"며 "혜택을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사업의 영향력도 확대하는 선순환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선불 충전금을 통해 송금과 결제 거래량이 늘어나고 이는 곧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며 "사람이 많이 모일 수록 힘 있는 플랫폼이 되 듯 이 일환으로 선불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격"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