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게임픽] 中 진출 안갯속...대만·일본으로 눈 돌린 게임사

중국 판호 받아도 서비스 불투명...중국 대체 시장 노려

디지털경제입력 :2021/03/02 11:24    수정: 2021/03/02 18:18

국내 게임사의 중국 게임 시장 신규 진출이 안갯속이다. 한한령 이후 약 4년 만에 서머너즈워 등이 중국 외자 판호(서바스 허가권)을 받았지만, 발급 건 수는 가뭄에 콩이 나듯 미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판호를 받아도 서비스는 또 다른 문제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해 8월 출시가 연기된 이후 아직까지 새 소식은 전해지지 않은 상태다. 판호 발급을 떠나 중국은 불확실한 시장이란 말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이에 각 게임사는 중국이 아닌 일본과 대만 등 제3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시장=불확실' 공식이 깨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시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한한령 이후 중국 게임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픽사베이)

중국 대신 대만 일본 노린 게임사들

국내 게임사는 중국 한한령 이후 대체 시장을 찾았다. 그러다가 찾은 시장이 대만과 일본 등이었다. 

대만은 국내 게임사의 진출이 잦은 지역이기도 하다. 국산 게임이 통하는 몇 안 되는 지역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지난 2017년 12월 대만에 진출해 오랜 시간 현지 구글 마켓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언테일즈,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도 대만에 진출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알려졌다.

일본은 중국을 대체할 빅마켓으로 꼽히고 있다. 2019년 게임 시장 점유율로 보면 미국(20.1%)과 중국(18.7%)에 이어 일본(11.8%)이 3위기 때문이다. 한국은 5위(6.2%)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성과를 낸 대표작으로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일곱개의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이 꼽힌다. 일곱개의대죄는 지난 2019년 6월 일본에 출시된 이후 일본 애플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1월 출시 1.5주년 기념 업데이트 직후 일본 애플 매출 2위에 다시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달 넷게임즈가 요스타와 손을 잡고 일본에 먼저 선보인 블루아카이브는 애플 마켓 매출 톱10을 기록하기도 했다. 블루아카이브는 연내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대만 사전 예약 이미지.

대만과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인 게임사는 늘고 있는 추세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오는 24일 대만과 일본에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리니지2M은 리니지M에 이어 국내와 대만에서 동시 흥행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넷마블은 제2의 나라를 상반기 국내와 일본 등 글로벌 지역에 선보일 예정이다. 제2의 나라는 일본 니노쿠니 IP를 모바일로 재각색한 신작으로, 애니메이션과 같은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 등을 강조한 게 차별화 재미 요소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를 국내에 이어 대만에 먼저 출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오딘의 대만 현지 서비스 명과 BI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판호 발급되더라도 서비스 기대↓..."신규 게임 중국 진출 소식 있어야"

물론 중국 판호가 국내 게임사에 다시 개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12월 서머너즈워에 이어 지난 달 인디 게임사가 제작한 룸즈가 외자 판호를 발급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특히 판호 발급 건 수를 떠나 판호를 받더라도 중국 출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서머너즈워 등 판호 규제가 없을 때 중국에 진출했던 게임과 다르게 신규 게임에 대한 진입장벽은 높다는 것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공식 사이트.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은 중국 판호를 발급 받았음에도 현지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애초 지난해 8월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연기된 이후 약 반년이 지났음에도 출시일은 다시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 게임의 중국 파트너사는 텐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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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서머너즈워가 중국 외자 판호를 받았지만, 신규 게임의 중국 수출 기대는 크지 않다"며 "판호를 받더라도 서비스는 다른 문제란 얘기도 있다. 중소게임사 입장에선 중국 게임 시장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각 게임사는 당분간 대만과 일본 등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판호 개방과 이에 따른 수출 기대감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일이 확정될 때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다"며 "그 전까지는 중국 진출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