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애플서 쫓겨난 '앱스토어 책임자' 불러낼까

스콧 포스톨 전 부사장 증언 문제 놓고 애플과 공방

홈&모바일입력 :2021/02/25 14:1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에픽은 애플에서 쫓겨나다시피한 스콧 포스톨을 증언대에 세울 수 있을까?

앱스토어 소송을 앞두고 있는 애플과 에픽게임즈가 iOS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던 스콧 포스톨을 증언대에 세우는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특허 전문매체 포스페이턴츠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스톨은 15년 동안 애플에 몸 담으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운영 체제를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 때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스콧 포스톨. (사진=씨넷)

특히 그는 스티브 잡스가 앱스토어를 공개할 때는 무대에 올라 아이폰용 앱 개발방식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톨은 iOS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가을 회사를 떠났다. 당시 포스톨은 애플 지도 앱 문제로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정면 대립한 뒤 사실상 해고됐다.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에픽은 애플 측도 처음엔 포스톨의 증언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플 측이 포스톨이 증언하도록 주선해줄 수 없다면서 입장을 바꿨다는 게 에픽의 주장이다.

법원 제출 문건에 따르면 에픽이 포스톨의 주소와 연락 정보를 요구하자 애플이 우편번호와 트위터 정보를 건네줬다. 하지만 포스톨의 전화번호는 애플 마음대로 공유할 권리가 없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얼마 뒤엔 포스톨의 전화번호를 애플 측이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자 에픽은 애플에 두 가지 요구를 했다.

첫째. 2월 15일 이후 포스톨의 증언을 들을 수 있도록 해 달라.

둘째. 포스톨 증언을 통해 얻은 정보를 전문가 보고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 달라.

하지만 애플 측은 포스톨 증언에 대해선 일부 동의하면서도 증언 내용을 전문가 보고서에 반영하는 것은 거절했다. 또 애플은 포스톨의 증언 역시 3월 10일 이전에 끝내도록 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에픽이 주장했다.

한 때 애플의 소프트웨어 분야를 책임졌던 포스톨은 앱스토어 비즈니스 형성 과정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게다가 포스톨은 애플에서도 팀 쿡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사실상 쫓겨나다시피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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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앱스토어의 독점적 관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번 소송 증언대에 포스톨을 세울 수만 있다면 에픽에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스콧 포스톨은 애플 퇴사 당시 구글, 페이스북 등 유력 기업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포스톨은 애플에서 떠난 이후론 조용하게 칩거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