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핀테크업계 "빅테크 거래 정보 금융결제원에 공유돼야"

국회 정무위서 '전금법 개정안' 공청회 열려...개인정보보호 이슈 논의

금융입력 :2021/02/25 13:03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에 포함된 빅테크 모든 거래 외부청산을 두고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권한 다툼에 이어, 개인 정보 보호 관한 쟁점이 가열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을 중앙 집중 기관으로 해 빅테크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는 금융 거래 데이터까지 공유된다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과 소비자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행정 입법한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 이견도 있는데다 개인 정보에 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도 의견을 보태면서 2년 여간 계류된 전금법 개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전금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최근 논란인 빅테크의 내부 거래 외부청산 필요성, 청산 시 얼만큼의 데이터가 공유돼야 하는지를 두고 정무위원 소속 의원들과 업계·학계 인사 간 논의가 진행됐다.

서울대 정순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서울대 안동현 경제학과 교수는 물론이고 업계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중호 소장,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류영준 회장은 빅테크의 내부 거래 외부청산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개진했다. 

국회의사당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중호 소장은 "플랫폼은 사업 특성 상 내부 거래가 빠르게 성장하게끔 되어 있다"며 "결제서 사업자 간, 계정 간 거래보다 내부 거래 비중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데 (내부 거래 데이터를) 감독 목적으로 쓸 수 없다고 하면 감독 정책상 커다란 공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역외 사업자도 전금법 개정안에서 동일 규제를 받는 만큼, 내부 거래의 청산과 감독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안동현 교수는 "빅테크는 은행만큼 내부 컴플라이언스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투명성 확보 측면에서 강도높은 규제가 필요하다"며 "유동성과 지배구조와 같은 건전성 규제보다는 소비자 보호 규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는 모이게끔 되어 있는데 못 모이게 하는 것은 현재 단계서 막을 수 없다"며 "내부 거래 청산과 관련해 (감독기관이) 언제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얼만큼 볼 것인지는 명확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류영준 핀테크산업협회장도 "부담은 되지만 내부 거래 외부청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류 회장은 "개인 정보의 경우에도 모든 내역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고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정도만 공유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가 적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전북대 양기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24일 국무총리실 산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는 빅테크의 내부 거래 외부청산이 개인 정보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 소속 윤재옥 의원(국민의힘)의 질의에 대해 개보위는 "전금법 개정안의 일부 조항은 개인 정보 보호 법 체계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며 포괄 위임 금지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고 사생활의 비밀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대답했다.

양기진 교수 역시 "내부 거래 데이터를 추후 개정 신용정보법에 맞춰 공유할 수 있게 될 텐데 이는 국민에게 보장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는 격"이라며 "어떤 나라도 내부 거래까지 외부 기관을 통하지 않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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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에 선 금융결제원에선 빅테크의 내부거래 청산이 이뤄지더라도, 개인 정보 침해 이슈가 없도록 만전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금융결제원 류재수 상무이사는 "연간 150억건, 4경이 넘는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어떤 우려를 끼친 적이 없다"며 "사원 협의 기관으로 꼭 필요한 정보만을 갖고 중계를 하고 있으며 상거래 정보나 이체 사유 등은 교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류 상무는 "금융결제원은 본연의 기능을 넘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은행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지급결제시스템에 빅테크 내부 거래까지 청산하도록 할 경우 시스템상 과부하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에 류 상무는 "서버 증설 등은 필요하지만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