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5G용으로 할당받은 28GHz 대역을 활용하지 못하면서 다음 달이면 할당대가로만 약 4천300억원을 날리게 됐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2018년 6월 주파수 경매를 통해 3.5GHz 대역 280MHz(3420~3700MHz)폭과 28GHz 대역 2400MHz(26.5~28.9GHz)폭을 할당 받아 같은 해 12월부터 이용기간이 시작됐다. 하지만 28GHz는 여전히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어 할당대가만 납부하는 상태다.
당시 이통 3사는 28GHz 대역에서 각각 800MHz폭을 확보했으며 SK텔레콤 2천73억원, KT 2천78억원, LG유플러스는 2천72억원에 낙찰 받았다.
3.5GHz 대역의 경우 이용기간이 10년이지만 28GHz의 경우 시장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정부가 통신사의 투자 위험을 낮춰주기 위해 이용기간이 5년으로 결정됐다.
주파수 대가는 할당받은 해에 4분의 1을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을 5년 동안 매년 3월에 5분의 1씩 분할 납부한다.
28GHz 주파수 이용기간이 2018년 12월 시작됐기 때문에 이통 3사는 그해 총 할당대가 6천223억원 중 4분의 1인 1천555억원을 납부했고, 나머지 4천668억원을 다섯 번(약 937억원)으로 나눠 다음 달까지 3년 치에 해당하는 약 2천800억원을 납부하게 된다. 따라서 이동통신 3사가 다음 달까지 납부하게 될 주파수 할당대가는 4천3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동통신 3사는 28GHz 대역을 활용한 5G 상용화에 애를 먹고 있다. 초고주파 대역인 28GHz의 주파수 특성이 사용 중인 기존 저주파 대역과 달라 효율성이 떨어져 광범위한 지역보다는 밀집지역에 활용해야 하는 제한성 때문이다.
이통 3사가 28GHz를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5G 전국망에 활용하지 않고 B2B를 위한 기업용 시장에 쓰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하지 못하고 있어 이용기간 내에 주파수 이용대가 정도의 가용성을 확보할 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28GHz를 할당받은 지 1년 만인 2019년 11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CEO가 만나 늦어도 2020년 하반기에는 28GHz 장비를 구축키로 했지만 여전히 구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시 이동통신 3사 CEO는 28GHz 기반 서비스를 위해서는 기지국 장비와 소프트웨어, 단말기의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고 1년 내 상용화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초고대역 주파수 기술의 경우 6G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한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미식축구장 등 제한적 지역에서 B2B 용도로 활용하고 있어 국내 사업자도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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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올해까지 이통 3사가 망 구축 이행사항으로 각각 1만5천개의 28GHz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실증사업과 시험서비스로 B2B 서비스 발굴에 나서고 있어 연내에는 서비스가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용기간이 10년인 3.5GHz 대역의 경우 3년차, 5년차 때 주파수 활용 이행점검을 한다”며 “하지만 28GHz 대역은 5년이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에 이행점검을 할 계획이고 아직까지 모니터링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