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국부 원천...데이터 융합으로 새 시장 창출해야"

[데이터 거래 활성화 좌담회] "법제도 정비...한국형 마켓플레이스 필요"

컴퓨팅입력 :2021/02/23 08:23    수정: 2021/02/23 09:47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가 사람, 자본 등 기존 생산요소를 능가하는 핵심 자원으로 부상했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해 활용하는냐에 따라 기업과 국가 경쟁력이 달라진다. 우리 정부는 데이터경제 시대를 선도하기위해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총리가 총괄하는 데이터컨트롤타워도 만들어졌다. 데이터가 활발히 유통하기 위해서는 거래소가 필요하다. 이미 미국, 유럽, 중국 등은 형태가 다르지만 데이터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각계 각층 데이터 전문가를 초청해 데이터 거래소가 왜 필요한 지, 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진단하는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는 오성탁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전문위원(전 지능데이터 본부장), 전성기 한국임업진흥원 산림빅데이터 실장, 윤지수 한국데이터거래소(KDX) 이사, 유은정 연세대학교 교수, 안현주 데이터스트림즈 PS본부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좌담회는 지난 5일 데이터스트림즈 회의실에서 열렸다.

데이터 강국을 달성하기 위한 데이터거래 활성화 방안 좌담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회/방은주 지디넷 기자): 각계 데이터 전문가들이 참석해주셨는데요, 먼저 본인이 속한 기관이나 기업 소개를 부탁합니다

오성탁 NIA 위원: 지난해 12월 NIA 기관 명칭이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으로 바뀌었다. NIA에서 빅데이터 플랫폼과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 사업을 총괄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데이터 정책 시작이 2018년 8월이라고 본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터 고속도로를 선언했다. 이어 같은해 NIA가 주관한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이 시작됐다. 플랫폼 사업 연장에서 AI 데이터 구축 사업도 시작됐다. 지난 3년간 꽤 많은 데이터가 거래 되는 등 많은 성장과 기회가 일어났다.

윤지수 한국데이터거래소(KDX) 이사: KDX거래소는 과기정통부와 NIA가 조성한 16개 빅데이터플랫폼 중 하나로 유통 분야를 맡고 있다. 2019년 12월 법인이 출범했다. 오늘 좌담회에서는 KDX 설립부터 현재까지 약 13개월간 겪었던 사례를 중심으로 말하겠다.

안현주 데이터스트림즈 본부장: 회사에서 제품을 총괄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데이터 통합 및 데이터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기술을 자체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기술력을 총 동원해 디지털전환(DX)의 종착점이 될 데이터거래소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접목할까 고민해왔다. 2018년 서울시의 민간빅데이터톱합플랫폼 ISP를 하면서 데이터 수요자와 공급자간 거래를 위해 거버넌스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됐다. 이러던 차에 NIA에서 국가 10대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시행해 참여하게 됐다. 임업진흥원 빅데이터 플랫폼의 데이터 저장소부터 거버넌스, 데이터거래소를 우리가 구축했다. 유통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에도 참여해 데이터거버넌스를 만들었다. 또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에도 참여하고 있다. 올해 새로 시작하는 농식품과 디지털산업혁신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에 참여한다. 그동안 공공 중심으로 빅데이터 사업을 해왔는데 올해는 민간 데이터 개방이 늘 것으로 보여 민간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은정 연대 교수: 국토교통부 법정위원회인 국가스마트도시위원회 위원이며 여러 지자체의 스마트사업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2019년에는 데이터 거래소 등 통합적 데이터 거래 유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데이터 통합거래기반 환경 연구를 진행하면서 해외의 여러 데이터 거래소를 방문 및 분석하고 한국의 데이터 거래 유통 현황 및 이슈를 분석했다. 미국 등은 데이터 브로커들에 의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추진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문화가 비교적 최근에 대두되면서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등 데이터 통합거래 환경 기반이 조성되려면 어떤 것들이 주요 사안 인지와 그 방법 등에 대해 연구했다. 작년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를 통해 창출되는 데이터를 여러 도시와 시민, 기업에 공유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 데이터, 시민의 소셜데이터, 도시에서 생성하는 IoT 데이터,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거래 및 유통되기 위한 통합적 시각이 필요하다.

전성기 한국임업진흥원 산림빅데이터 실장: 산림분야 빅데이터 플랫폼을 우리가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원대한 슬로건이 있다. '혁신을 넘어 산림에서 미래의 가치를 발견하자'는 거다. 우리가 산림빅데이터 플랫폼에 처음 선정됐을때 많은 우려가 있었다. 산림 데이터를 어떻게 생산하고 활용하며 평가 할지에 대한 우려였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과 협력을 했고,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점점 성과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명료하다. 산림 같은 1차산업도 디지털 전환을 하면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거다. 국내 산림의 경우 지난 40년간 14배 이상 산림자원량이 늘었다. 우리가 운영하는 산림 플랫폼은 미래에서 가치를 만들고 또 확산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이 디지털 전환 중심이자 글로벌화에 중심이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 내 이름이 전성기다.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가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웃음).

-사회: 데이터거래소 필요성부터 이야기해보자. 데이터 거래소는 한국형 뉴딜 정책 일환으로 마이 데이터와 더불어 데이터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유은정 교수: 두 가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먼저, 메가트렌드다. 모두가 데이터경제로 가자는데 동의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지역 뉴딜은 공통점이 있다. 데이터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데이터는 이제 경쟁력이고 국부 원천이다.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분배하고 공유하고 활용하면서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심지어 데이터를 독점하는 디지털 자이언트들에게 돈이 아니라 데이터로 세금을 내라는 이야기도 있지 않나. 이러한 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중 하나가 데이터 거래소라고 본다. 데이터 거래소는 데이터 수요와 공급을 투명히 연결해 데이터 가치를 식별할 수 있게 하고, 데이터와 관련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대가  데이터 자본주의로 가고 있고 데이터가 핵심이니 당연히 데이터 거래소로 가야한다. 거래소가 있으면 누구나 데이터 소재를 적시에 식별할 수 있고, 데이터 품질과 가치외에 누가 데이터를 가치 있게 활용하고 또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데이터 거래소를 통해 거래 과정 자체가 남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데이터가 되어 데이터 경제의 기반 데이터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거래 기준과 원칙을 명확히 확립해야 한다. 데이터가 활용되지 못하고 혼자 존재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융합이 되어야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데이터를 융합하고 활용시킬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이 거래소다. 유념할 게 있다. 금거래소나 주식 거래소는 금이라는 실물의 가치, 주식은 투자하는 기업의 가치에 대해 여러 루트를 통해 객관적으로 명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데이터 거래를 위한 기준과 원칙을 신뢰성 있게 제시해 주는 기반인 데이터 거래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성기 실장: 데이터 개념이 바뀌고 있다. 기존엔 데이터가 쌓여 있는 산출물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은 산출물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되고 있다. 데이터 시장이 발달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을 꼽지만 한국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나라다. 글로벌 국가들이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만큼 한국이 디지털 분야 테스트베드이기 때문이다. 최근 블룸버그는 한국을 혁신 국가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 한국이 세계적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거래소는 데이터 거래 뿐 아니라 다른 데이터와 융합하는 허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이종 데이터는 서로 성질이 다르지만 융합하고 합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데이터 융합을 잘하면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는 데이터 리딩국가가 될 수 있다.

윤지수 이사: 우리는 민간 넘버1 데이터거래소(빅데이터 플랫폼)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거래소는 지금까지 불완전하게 이뤄지던 데이터 거래를 체계적으로 정착시켰다. 또 법적으로 안전한 데이터를 시장으로 이끌어내는데도 기여했다. 데이터거래소는 4차산업혁명의 한 주춧돌이다. 데이터 거래소는 데이터를 누구한테 어떻게 전달할 지 관점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안현주 본부장: 제조산업을 보면 기존엔 업무 처리용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활용했다. 이제는 아니다. 자동차나 냉장고에 달린 센서를 통해 고객의 경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시대가 됐다. 이에 데이터 경제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데이터 현금화(모네타이제이션)라는 말도 2017년 나왔는데,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데이터 비즈니스 시작은 내 데이터를 남과 쉽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이런 의미에서 데이터 거래소가 필요하다. 단,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 정착이 우선이다.

오성탁 위원: 기존엔 민간기업이 데이터를 내놓을 필요가 없었다. 이를 개선, 민간 기업의 데이터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중요한 건 내놓은 데이터로 무얼 해야 한다는 거다. 데이터를 자본으로 볼 지, 상품으로 볼 지 논란이 있다. 상품으로 보면 지침만 주면 해당 거래소가 알아서 하면 된다. 자본으로 보면 보다 적극적인 당국 개입이 필요하다. 빅이터 플랫폼 사업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다. 우리가 세계 처음이다. 민첩히 움직이는 애자일 방식을 도입해 탄력적으로 운영 및 대응하고 있다. 현재 성과가 괜찮다. 지난해말까지 데이터 거래액이 약 100억 원 정도 된다. 데이터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데이터 단독 거래에서 나아가 '데이터+서비스' 형태로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회: 해외 데이터 거래소 현황은 어떤지 이야기 해보자. 데이터 거래소 경제적 규모나 효과도 같이 이야기해달라

유은정 교수: 외국에서는 익스체인지(거래소)가 2015년과 2016년에 많이 나왔다. 2016년은 슈밥이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 한 해다. 이때쯤 해외에 거래소가 많이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데이터 스토어의 전신인 DB스토어가 2013년 처음 나왔지만 소극적으로 운영했다. 이어 2018년에 마켓플레이스인 빅데이터 플랫폼이 나왔다. 중국은 상해데이터거래소가 2016년 만들어졌다. 공공과 민간이 혼합한 모델이다. 2013년부터 3년 정도 법제도와 보안, 시스템 등 거래 기반을 미리 준비해 2016년 오픈했다. 주로 데이터를 중개해주는 모델이다. 구의양(귀양) 데이터 거래소는 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운영을 한다. 데이터 거래가 잘 되기 위해 정부가 강력히 개입했다. 누적 거래액이 500억원이 넘는다. 24시간 중단없이 영업하는 마켓플레이스다. 그러나 아직 두 거래소 모두 시작 단계로 봐야 한다. 미국은 공공이 주도하는 데이터 거래소 같은 플랫폼이 주도하기보다 액시엄 등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이 데이터 가공 등을 중심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어 왔다. 대표적 회사들의 매출도 조 단위다. 덴마크 코펜하겐에도 거래소가 있다. 코펜하겐은 테크 기업들이 2015년에 데이터 거래를 위해 만들었다 중간에 운영이 중단됐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적시에 통합해 제공해 주기 어려운 점, 경쟁사에 데이터가 유출될 것에 대한 염려 등 여러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전성기 실장: 기후변화로 산림이 파괴되다 다보니 국제 협력이 이슈다. 하지만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은 아직 세계적으로 없다. 유럽의 한 컨설팅 기관이 불법 벌채 나무 세계 실태를 우리한테 의뢰한 적이 있는데 한국 데이터만 제공했다. 산림 데이터는 우리가 세계화 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윤지수 이사: 2019년 플랫폼 사업을 하기전 미국 사례 2개를 벤치마킹 한 적이 있다. 당시 결론은 데이터 원형보다 원형 데이터를 가공한 데이터가 더 가치 있다는 거였다. 민간기업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가공해 거래하고 있는데 시작에 불과하다. 올해는 이들 데이터에 가치를 더 부여해 데이터 거래 시장을 보다 풍성히 하려 한다. 데이터는 재료다. 이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오성탁 위원: 과기정통부와 NIA가 추진하고 있는 16개 플랫폼 사업은 우리만의 독특한 모델이다. 세계에 이런 사업이 없다. 플랫폼이 잘 성장하면 세계적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해외 사례들도 팔로업 하고 있다. 우리만의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

안현주 본부장: 일본은 데이터쉐어링플랫폼, 즉 데이터 공유 중심이다. 상해거래소는 데이터 익스체인지, 즉 중계 서비스다. 데이터마켓플레이스는 거의 미국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액시엄(Acxiom)이다. 액시엄은 데이터 기반으로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다. 포천 100개 회사중 47개 회사 데이터를 갖고 있어 서비스가 가능했다. 고객이 의뢰하면 엑시엄이 보유한 데이터랑 융합해 재 판매해 제공한다. 지금은 매각돼 IoT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NIA가 시행한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은 익스체인지와 마켓플레이스 모델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본다. 한국형에 맞는 마켓플레이스로 발전하기 위한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과기정통부와 NIA가 시행하고 있는 빅데이터 플랫폼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 자리에는 이 사업을 수행 하고 있는 산림과 유통 분야 담당자들이 나왔다. 사업 현황을 이야기 해 달라

전성기 실장: 우리 사업은 산림 빅데이터도 가치가 있고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126조원으로 평가 받는다. 이 공익적 가치를 이제 경제적 가치로 치환해야 할 시점이 왔다. 사례 하나를 말하겠다. 국내 자생식물종의 분포는 대부분 산림에 있다. 자생종 식물에 대한 유전체 지도를 만들고, 이 지도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타미플루 독감 치료제는 중국 팔각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시킴산을 주 원료로 한 것이다. 이 사례가 국내서도 가능하다. 국내서 자생하고 있는 나무에서 유사한 성분을 추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시킴산을 활발히 추출하는 공정을 연구했다. 산림 빅데이터가 이런 데이터를 계속 만들어 신약 회사에 제공할 것이다. 현재 한 신약 제조사와 협력하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원재료를 보유한 국가가 지재권을 인정 받는다. 로열티 수익의 10% 이상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시장으로 보면 타미플루의 경우 약 4천억원 정도의 로열티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처럼 산림 데이터가 산림분야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타 분야와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윤지수 이사: KDX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목표로 잡은 게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겠다는 거 였다. 인구이동 데이터는 통신사만 갖고 있는게 아니다. 통신사 외에도 더 가치있는 이동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유통기업은 1000만 이상 사용자를 데이터로 보유하고 있다. 우리 플랫폼을 통해 풍부한 유통 데이터를 공급받을 수 있다. 작년에는 거래 활성화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기종 데이터를 융합해 보다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려 한다. 예를들어 신한카드와 GS리테일 데이터를 결합하는 것이다. 편의점 데이터와 카드 데이터를 결합하면 보다 다양한 소비 패턴을 알 수 있다.

오성탁 위원: 작년에 추경으로 6개 플랫폼을 추가해 현재 16개 플랫폼이 선정됐다. 올해는 플랫폼을 뽑지 않는다. 대신 센터를 30개 정도 선정한다. 올해 중점 두는 것은 데이터 결합이다. 데이터 결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걸 지원할 예정이다. 시장을 늘리고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회: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오성탁 위원: 빅데이터 플랫폼의 첫번째 목적은 데이터 개방이다. 공공은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개방하고 있다. 민간은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개방할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게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거래 기준과 가이드라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유은정 교수: 데이터가 잘 거래되고 유통되기 위해서는 거래시 리스크가 최소화되도록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러한 신뢰성은 데이터 품질에 대한 신뢰, 가치에 대한 신뢰, 거래 과정에 대한 신뢰 등 여러 관점이 담보돼야 한다. 법적 이슈도 중요하다. 데이터 거래와 관련해 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이슈들은 개인정보보호, 저작권, 부정경쟁방지, 데이터 영업비밀, 공정한 거래 등이 있다. 거래 당사자들이 안전하게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게 큰 시각에서의 데이터 법률과 참고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적용사례가 되는 계약서, 검토서, 활용 사례 등 유즈 케이스가 제공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전성기 실장: 데이터 저작권을 보면 아직 데이터 저작권 자체가 법 준비가 안돼 있다. 음원과 디지털 미디어는 법으로 보호를 받는다. 데이터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는 복제 가능한 맹점이 있다. 일반 지재권과 다르다. 디지털미디어와 콘텐츠에 관련된 저작권 범주에 넣어야 할 것 같다. 새 법을 만들기보다 개정과 확장을 했으면 좋겠다. 부처간 칸막이도 없애야 한다. 스타트업을 활성하고 핀테크 기업이 늘어나는데 데이터를 구매하는 곳은 적다. 중기부가 스타트업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연결고리를 만들고 지원체계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데이터를 활용한 스타트업이 훨씬 많아 질 거다.

윤지수 이사: 지난 1,2년간 사업을 하다 보니 두 가지가 걸림돌이 됐다. 하나는 데이터 바우처다. 데이터 바우처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좋은 점은 스타트업이 고가의 데이터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바우처를 살 수 있는 사업 시기에만 데이터가 반짝 거래된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돈을 내고 데이터를 제일 많이 구매한 곳을 보면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다. 하지만 공공은 나라장터를 통해 예산이 진행된다. 과기정통부가 만든 16개 데이터거래소가 있는데, 거래소를 통해 공공이 직접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다. 데이터 거래가 활성화 되려면 이런 것들이 개선돼야 한다.

안현주 본부장: 우리가 주창하는 거래소 모델은 데이터 거버넌스 기반의 데이터거래소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다. 데이터가 훼손되지 않게 해쉬 값으로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원본이 훼손되면 이를 알려주는 기술을 고안했다. NIA 플랫폼은 개방성이 강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도 다운을 받으면 데이터 훼손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외부로 유출하는 DRM처럼 된다.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런 기술 문제들을 계속 고민하며 해결해야 한다. 보통 스타트업이나 공공기관은 공공데이터보다 민간데이터를 더 원한다. 그런데 이들 데이터는 B2B로 비싸게 거래되고 보안 문제가 따른다. 그래서 데이터스트림즈가 고안한 플랫폼 서비스가 '데이터 안심구역'이다. 통신 등 민간 데이터를 안전한 폐쇄 공간에 넣고 누구든지 와서 자기데이터와 민간데이터를 결합하라는 거다. 데이터 안심구역의 원본 데이터는 반출이 안된다. 서비스만 반출할 수 있다.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런 기술 노력을 하고 있다.

-사회: 데이터 거래소가 활성화되려면 보안과 과금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오성탁 위원: 보안은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시작할때부터 크게 신경썼던 부분이다. 보안기술이 다양한데 각 플랫폼들이 잘해주고 있다. 과금은 처음부터 가이드를 주는 게 좋은지, 아니면 시장에 맡기고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이 되면 주는 게 좋을 지를 많이 고민했다.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시장에 맡기는, 최소한의 개입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지나고 보니 틀리지 않았다. 어느정도 정착이 되면 그 때부터 매뉴얼이나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성기 실장: 데이터 거래 방식을 바꾸자는 거다. 10년전 보안 때문에 디지털콘텐츠에 DRM을 적용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힘들어하면서 디지털 컨텐츠 유통 활성화에 저해가 됐다. 지금은 DRM 문제가 없다. 콘텐츠가 스트리밍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거래 방식이 바뀐거다. 이걸 데이터에도 적용해보자. 사용자가 원할 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데이터 제공 개념을 바꿔야 한다. API나 클래스로 제공해야 한다. 거래소 데이터를 파일이 아닌 클라우드의 사스(SaaS)로 제공하는 하는 시대가 왔다. 이를 하려면 컴퓨팅 파워나 저작권 문제가 뒤따르는데 이를 해결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데이터 구독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당국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윤지수 이사: KDX는 데이터 유출이 완벽히 안되는 걸 목표로 잡았다. 또 데이터 활성화 차원에서 DRM은 답이 아니였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데이터를 다운받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의 분산 환경이였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굳이 본인 PC나 노트북에 다운 받지 않아도 되게 했다. 현재 클라우드 방식 이용자가 꽤 많다. 과금 문제는 시장에 맡기는게 낫다고 본다.

-사회: 시장에서는 돈주고 살만한 데이터가 있냐는 말이 나온다

전성기 실장: 데이터 가격을 결정하는게 가치다. 그 가치를 결정하는건 희소성과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창출이다. 우리도 어떻게 가공해 누구한테 제공할까를 많이 고민했다. 가치 부분은 우리가 판단하기 보다 시장에 맡겨야 하는데, 문제는 시장이 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지 아직 고민이 부족하다는 거다. 왜냐하면 데이터를 활용하는 걸 제대로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 활용에 법적 문제가 해결되고 국가 지원이 생기면 보다 많은 데이터 활용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데이터 생산자 문제도 짚고 싶다. 빅데이터 플랫폼의 데이터 생산자들이 내가 만들 수 있는 데이터, 내가 잘 아는 데이터만 만들려고 한다. 다른 데이터와 결합한 데이터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플랫폼간 협력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윤지수 이사: 구체적 사례를 하나 들겠다. 유동데이터와 결제 데이터를 합치면 어떤 지역에 어떤 매출이 일어나는지 분석이 가능하다.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제조사는 고객 정보가 없어 제품을 만들어 놓고 유통에서 끝난다. 만일 e커머스 데이터가 있다면 비교 분석 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할 것이다. 기존에 없던 엔드유저 데이터를 확보하면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

-사회: 마지막으로 빅데이터 플랫폼간 연계나, 품질, 거버넌스 문제 등을 짚어보자

오성탁 위원: 세계 최초 사업이다보니 고려 할 부분이 많고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분야별 플랫폼이 잘 운영되고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당국이 운영하는 데이터 관련 여러 포털이 있다. 디지털 지도와 공공 포털, AI허브 등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한 곳에서 운영되지 않을까 한다.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기능적, 논리적 통합이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밑단에서 표준을 갖추고 메타 데이터를 맞춰야 한다. 품질도 좋아야 한다. 이들 하나하나를 NIA만 하는게 아니라 플랫폼에 참여하는 400여 기업이 함께 해야 한다. 플랫폼간 연계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먼저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거다. 정말 시장이 있는지, 고객이 찾는 데이터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고객을 늘릴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해야한다. 사례가 있다. 모 플랫폼이 데이터를 통으로 내놓았는데 안 팔렸다. 이를 다시 쪼개서 내놓으니 팔렸다. 데이터를 누가 왜 필요한지 찾아내는 '브릿저'도 양성해야 한다. 수요 활성화를 위해 당국이 고민하고 있고, 지속적인 보완 노력을 하고 있다. 거버넌스는 필요하다. 현재 거버넌스 역할을 하는 '데이터 얼라이언스'라는 협의체가 있다.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 폴랫폼 주관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성기 실장: 산림플랫폼은 환경플랫폼, 교통플랫폼 등과 협렵하는 거버넌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게 공동 목적이다. 데이터 표준화와 통합화를 이야기하다보면 플랫폼 통합도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데 플랫폼이 추구하는 방향 등이 다 다르고, 데이터 획일화 방지 차원에서도 안되는 이야기다. 민간 플랫폼과 공공 플랫폼은 수익구조나 기반이 다르다. 하지만 데이터 전송 및 공유에 관한 표준기술은 필요하다고 본다.

윤지수 이사: 우리는 처음 시작한 17개 컨소시엄 기업 외에도 다른 기업을 계속 파트너로 유치하고 있다. 어느 정도까지만 표준을 정하고 나머지는 기업에 맡기는게 좋을 듯 하다. 데이터 상품에 대한 차별화를 충분히 가져가게 해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은정 교수: 맨 처음 의논했던 테마로 다시 돌아가보자. 거래소가 왜 필요하나? 거래소가 있으면 더 투명하고 안전하게 신뢰성을 갖고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거래소가 필요하다. 거래소는 거래와 유통을 위한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정하려면, 무슨 데이터 상품을 팔 것인가? 하는 질문이 첫 번째로 나와야 한다.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공공데이터, 기업의 민간데이터, IoT 데이터와 개인의 마이데이터, 또한 그들이 결합된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들이 존재하게 되고 이들이 융합되어 거래될 것이다. 그런데 목적 없이, 허락없이 모여진 데이터는 용도에 맞게 써 먹을 수가 없다. 카테고리별로 데이터가 수집되는 것은 비교적 용이할 수 있지만, 막상 이러한 데이터들이 섞여 융합되고, 거래가 되기 시작하면 보안과 배분 결제, 품질, 표준화, 과금 등 여러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데이터 거래 운영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 거래와 유통을 위한 기준과 원칙이 마련돼 있으면 이의 형태가 마켓플레이스든 법에 근거한 데이터거래소든 빅데이터 플랫폼이든 아니면 민간데이터를 엮어서 공시만 해주는 일종의 현황판(board)이든 거래소가 존재해야 하는 본연의 목적이 해결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민간이 많은 부분을 주도하고 정부는 기반을 제시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안현주 본부장: 행정적, 정책적 거버넌스는 NIA의 데이터얼라이언스를 통해 플랫폼간 연계가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점에 짚어보면, NIA 사업의 출발은 데이터거래소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초기에 진통이 있었다. 이제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이 3년차에 들어가니 빅데이터 플랫폼이 아니라 거래소 관점에서 빅데이터 플랫폼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산림이라는 거래소에 어떤 상품을 팔 지, 또 상품이 팔리려면 어떤 수준 품질과 어떤 수준 메타 표준을 갖춰야 할지를 보면, 원천 빅데이터 레이크와 안심거래 서비스간 분리가 가능하다.

이게 혼돈이 되다보니 통합이 우선이냐 거래가 우선이냐의 관점 충돌이 생긴다. 오늘 토론해보니 거래소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그럼 이제부터 정책, 품질, 표준, 가치산정, 과금, 여기에 분석환경까지 하나의 세트로 보고 제공하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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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랜시간 데이터에 관한 통찰력 있는 이야기 감사하다. 오늘 이자리에는 좌담회 장소를 마련해준 데이터스트림즈 이영상 대표도 끝까지 함께 했다. 기업인으로서 이 대표는 오늘 좌담회를 어떻게 봤나

이영상 대표: 데이터는 저장하고 모아 실전에 잘 활용해야 가치가 있다. 이는 우리가 세계에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우리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데이터 융합으로 새로운 시장과 비스니스가 생기는 생태계를 정부가 잘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