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지포스 RTX 30시리즈 그래픽카드 수급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암호화폐 채굴 관련 대응책을 내놨다.
엔비디아는 오는 26일(한국시간) 출시될 지포스 RTX 3060 그래픽카드에 대해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채굴시 성능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암호화폐 채굴에 특화된 CMP(암호화폐 채굴 프로세서)를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공급해 과열되고 있는 그래픽카드 수요를 분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은 개조, 우회 등의 방법이 있어 이런 엔비디아의 조치가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더리움 채굴시 성능 50%로 낮출 것"
엔비디아는 향후 출시될 지포스 RTX 3060 그래픽카드와 함께 공개될 새 드라이버 소프트웨어에 암호화폐 채굴 제한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3060을 구동하는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는 이더리움 채굴을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이를 통해 암호화폐 채굴 효율을 50%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게임을 실행할 때, 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채굴을 실행할 때 그래픽칩셋에서 주로 가동되는 부분에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이를 이용해 일정 시간 이상 채굴이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연산 성능을 절반으로 떨어뜨려 채굴 효율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 "지포스 그래픽카드, 채굴 아닌 게임에 최적화"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그래픽칩셋은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DLSS 업스케일링 기술 등 게이머와 콘텐츠 제작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카드의 본래 목적이 암호화폐 채굴 등 고강도 연산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엔비디아는 별도로 암호화폐 채굴에 특화된 칩인 CMP(암호화폐 채굴 프로세서)를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 등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30HX 등 총 4종이 올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시장에 출시된다.
특정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암호화폐 채굴에 특화된 그래픽카드를 제조해 판매한 적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 탑재된 그래픽칩셋은 기존 그래픽카드에 탑재된 것과 동일했다.
반면 엔비디아가 이번에 공급하는 CMP는 그래픽칩셋 제조사가 직접 암호화폐 채굴 수요에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는 점이 다르다.
■ 엔비디아 "CMP, 암호화폐 채굴 최적화"
CMP를 탑재한 카드는 HDMI나 디스플레이포트 등 외부 모니터 출력 기능이 없으며 오로지 암호화폐 관련 연산만 수행한다. 또 냉각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강화해 효율 강화를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는 "CMP 출시가 게임을 위해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찾는 이들의 수요 충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암호화폐 채굴을 위해 게임용 그래픽카드로 몰리던 수요를 CMP로 일정 부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은 이런 엔비디아의 조치가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암호화폐 채굴 제한 조치는 현재 지포스 RTX 3060 칩셋에만 적용되며 이마저도 이더리움 채굴에만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 "채굴 제한 조치, 드라이버 개조 등으로 우회 가능"
엔비디아가 비트코인이나 리플 등 다른 암호화폐 채굴을 감지하는 기능, 혹은 지포스 RTX 3080/3090 등 다른 그래픽칩셋에서도 암호화폐 채굴을 방지하는 기능을 드라이버 소프트웨어에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그래픽카드 제조사 관계자는 "그래픽카드 펌웨어에 저장된 모델명을 조작하거나, 혹은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개조하면 엔비디아의 조치는 충분히 우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엔비디아, 암호화폐 전용 프로세서 'CMP' 출시2021.02.19
- "퀄컴, 엔비디아·ARM 합병 반대"2021.02.13
- 인텔, GPU 공략 강화...'그래픽 감속기' 흑역사 벗나2021.02.02
- 새해 노트북용 그래픽칩셋 시장, 엔비디아 강세 지속 전망2021.01.20
또 그래픽칩셋 제조사가 실행하는 프로그램을 이유만으로 제품 성능을 제한할 수 있는지도 쟁점으로 남는다.
또 다른 그래픽카드 유통사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내놓은 여러 조치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며 온라인몰에서 전매상을 막을 수 있는 기술적인 조치, 그리고 그래픽칩셋 생산량 확대 이전에는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