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루다가 배운 '카톡 대화 DB' 지우면 안돼"

증거보전신청 인용…법무법인 태림 "본안소송 곧 제기"

컴퓨팅입력 :2021/02/19 15:54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에 사용된 카카오톡 대화 데이터베이스(DB)가 부당하게 수집됐다며 제기된 피해보상 소송과 관련해, 증거로서 해당 DB를 보관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무법인 태림은 서울동부지방법원이 19일 해당 DB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증거보전신청은 개인정보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의 본안소송을 제기하기 전 증거 확보를 위한 법적 절차다.

지난 1월 스캐터랩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진행 중인 이루다 관련 조사가 종료되면 이루다 서비스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폐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개인정보 유출 등 이용자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으나, 증거보전신청이 인용되면서 해당 DB를 임의로 파기할 수 없게 됐다.

이루다.(사진=이루다 페이스북 페이지)

이 사건을 담당하는 하정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해당 사건의 피신청인(스캐터랩)은 실명 등의 불완전한 삭제 외 대화에 포함된 성적 대화, 사상, 신념, 영업비밀 등을 그대로 DB 학습 용도로 사용했고, 이를 이루다 서비스를 통해 다수에게 공개했다”며 “피해를 확인하고 후속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DB 내역을 확인해야 하기에 증거보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인정해 인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태림은 이번 인용을 시작으로 본안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신상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확보된 DB를 바탕으로 스캐터랩의 위법 행위를 밝히고 개인정보 침해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본안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태림은 법원이 스캐터랩 측에 신청인들이 스캐터랩에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내역 전체 DB를 포함해 이를 가공 조치해 별도 보관하고 있는 DB, 이루다 학습 및 서비스 제공에 사용된 대화 내역 등을 법원에 제출하라고 명령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