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디지털 기술로 기업 건강상태 종합 진단"

"디지털 전환은 '생존' 문제…기업문화 재창조할 것"

금융입력 :2021/02/18 17:55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올해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돕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 일환으로 중소기업 금융 역량을 응집하고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로 경쟁력을 높인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거래 기업의 상태를 진단하고 상황에 맞는 처방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의사가 건강 진단하듯"…금융주치의 제도 도입

윤종원 기업은행장

18일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이날 서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도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코로나 위기 극복 지원에 주안점을 두는 한편.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하는 등 혁신경영의 성과를 가시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윤종원 행장은 '금융주치의' 프로그램과 관련해선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의사와 처방을 상담하는 것과 같다"고 언급했다. 은행이 개별 기업의 경영·재무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진단한 결과를 건강진단 차트처럼 만들어 제공하고 맞춤형 지원을 펼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이어 "기업이 생겨나고 성장·소멸하는 전 단계에 걸쳐 은행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공급하고 금융·비금융 컨설팅을 선제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대면 방식의 기존 상담 프로세스는 물론 비대면 방식으로도 운용할 계획"이라며 "소비자의 동의서를 받고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자동화된 기업진단과 맞춤형 처방이 가능하도록 운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디지털 전환은 생존의 문제…핵심 인재 1천명 양성"

윤종원 행장은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빅테크와 핀테크의 금융진입이 확대되고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면서 "단순한 기술도입과 데이터 적용문제가 아닌 ‘기업문화의 재창조’로 인식하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행장 주재 디지털혁신위원회를 통해 디지털 전환이 자연스러운 IBK 업무방식이 되도록 이끌 것"이라며 "소비자와의 교감, 업무프로세스와 서비스 개발, 인적역량과 조직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변화를 유도하겠다"고 자신했다.

세부적으로 기업심사, 소비자 상담과 같은 은행 핵심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도모하고 빅테크·핀테크 제휴를 늘리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경우 중소기업 CEO와 근로자의 니즈를 반영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윤종원 행장은 2023년까지 1천명의 디지털 핵심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는 "모든 직원이 기본적인 디지털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등 전행적인 디지털 역량 내재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유수대학과 IBK 디지털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분야별 우수인재를 선발해 3월부터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

"중소기업 무너지면 국가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타격"

윤종원 행장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국면에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중소기업 기반이 무너지면 금융시스템과 국가경제가 큰 충격을 받는다는 판단에서다.

윤종원 행장은 "지금은 중소기업에 대한 효과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지금의 자금애로가 신용위기로 증폭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재무구조 안정화와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한편, 매출 부진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등 불안요인이 중소기업에 자금압박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코로나19 지원 등 현안으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는 평가엔 "작년 당기순이익(1조5천479억원)이 전년 대비 4.1% 줄었으나, 선제적으로 적립한 충당금 규모(3천406억원)를 감안하면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중기대출 공급을 크게 늘려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이 창립 이래 최고 수준인 23.1%로 확대됐다"며 "지원 과정에서 새롭게 유입된 26만7천명의 신규 소비자가 향후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SG 투자 확대하고 친환경 업무 태세 구축"

윤종원 행장은 사회 전반에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IBK는 일자리 창출, 창업기업 육성 등 다방면에서 ESG 관련 활동을 해왔으며 최근 'ESG경영팀'을 신설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새로 도입하는 업무용 차량 전체를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하고 전자문서 사용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대출 의사결정 시 ESG를 평가에 반영하고, 관련 자산의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ESG위원회 신설 등 내·외부 점검체제를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 제고하겠다"고 선언했다.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 검토 중…3월 복수 후보 제청"

이밖에 윤종원 행장은 은행 차원에서 검토 중인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과 관련해선 법적인 절차에 따라 전문 역량을 갖춘 인물을 선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행장은 "사외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 등 현행 법 절차에 따라 선임될 것"이라며 "은행 발전에 기여할 훌륭한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금융위에 제청하고자 직원(노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중 복수 후보를 제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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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사외이사로의 선임 여부는 후보 역량에 따라 좌우되며, 특정 후보가 자동 선임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근로자추천이사제나 노동이사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으로, 관련 법률의 개정이 수반돼야 추진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노조를 향해서는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의견을 건설적으로 조율하는 성숙된 노사관계 확립이 중요하다"며 "갈등적 관계에서 벗어나 협력적 문화를 열어나가는 모범사례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