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금융서비스' 설립 초읽기…여승주 대표 연임 여부 촉각

[2020 정기주총] ②한화생명

금융입력 :2021/02/17 08:05    수정: 2021/02/17 08:05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오는 3월부터 주요 상장기업들의 2020년 정기 주주총회가 연이어 열리게 된다. 지디넷코리아는 주총 시즌을 맞아 주요 금융사들의 주총 주요 이슈들을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한화생명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는 보험업계의 동향을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보험 상품의 제조와 판매 기능을 나누는 ‘제판분리’부터 CEO 연임과 배당에 이르기까지 핵심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보험업계 전반이 대응 태세 구축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한화생명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들의 표심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3월 주총에서 ‘제판분리’와 CEO 선임 등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사진=한화생명)

그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사안은 단연 4월1일 출범을 앞둔 판매 전문회사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 설립 건이다.

지난해 한화생명은 회사 내 전속 판매채널을 물적분할해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늘려 영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A의 경우 전략에 따라 생명보험부터 손해보험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만큼 소비자의 니즈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서다. 특히 판매조직을 자회사로 떼어내 영업력을 키우고, 본사는 상품 개발과 자산운용에 집중하는 이른바 '제판분리' 움직임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화생명 측은 약 540개 영업기관과 1천400여 명의 임직원, 설계사 2만명 등을 보유한 초대형 판매 전문회사를 구축해 수익성을 높이고 시장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선 해당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한화생명 노사가 직원의 고용안정과 처우 문제를 놓고 이견을 빚기도 했으나, 장기간 대화 끝에 타협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주주들도 판매 전문회사 설립 시 경쟁력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3월 임기 만료를 맞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가 주총을 통해 연임을 확정지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여승주 대표는 지난 2019년 한화생명 사장으로 부임한 뒤 차남규 전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서 회사를 이끌어왔고, 지난해부터는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경영 전반을 책임져왔다. 이번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지지를 얻으면 새로운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현재 외부에선 여승주 대표의 연임을 점치는 분위기다. 임기가 2년으로 비교적 짧은 데다, 그룹 내 대표 ‘재무 전문가’로 통하는 그가 재임 중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생명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313.7% 증가한 2천427억원의 순이익과 666.1% 늘어난 3천784억원의 영업이익을 울렸다.

아울러 여승주 대표는 제판분리로 불거진 노사갈등을 불식시키는 한편,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 헬스케어 등 신사업 발굴에 신경을 기울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의 실적 개선세와 제판분리 등 현안을 고려했을 때 여승주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도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한화생명의 배당 규모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코로나19 국면 속에 성장세를 유지한 보험업계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을 감안해 배당을 자제하라는 금융감독원의 메시지에 보수적인 배당 정책을 펴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은 2019년의 결산배당보다 약 5% 줄어든 1주당 2천500원을 배당하기로 했으며, 동양생명도 주당 배당금액을 전년보다 10원 적은 220원으로 책정했다. 다른 보험사 역시 금감원의 권고를 수용해 '최근 3년 평균'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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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각에선 한화생명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3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당시 배당성향은 22.4%였다. 한화생명은 조만간 배당 규모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그간 10%대 후반에서 20% 초반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면서 "아직 그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안 등을 고려해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배당금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