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릴듯 안 열리는 VR게임 시장...오큘러스퀘스트2가 열쇠 될까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춘 VR 기기...국내 예약판매도 성황

디지털경제입력 :2021/02/15 11:22    수정: 2021/02/15 17:45

오큘러스가 지난 2016년 VR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출시한 이후 VR 게임은 게임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화면을 바라보며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속 세계에 이용자가 직접 들어가 게임을 즐기는 상상을 현실로 이뤄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이유다.

PC용 VR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 출시 이후 플레이스테이션 VR과 기어VR 등 콘솔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VR 기기가 연이어 출시되며 VR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하드웨어 성능과 이로 인한 기기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VR 게임 시장은 지난 몇년 사이 다소 답보 상태를 이어왔다.

슈퍼데이터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글로벌 VR게임 시장 규모는 약 29억 달러(약 3조 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VR 게임은 아직 확실히 자리를 못 잡은 모습이다.(사진=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국내 VR 게임 산업이 처한 어려움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게임이용자 중 VR 게임 이용률은 7.7%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20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11월+12월) 보고서에서는 VR 게임 시장의 역성장을 예상했을 정도로 VR 게임 시장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난 10월, 국내에는 지난 2월 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형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침체된 VR 게임 시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해상도가 약 2배 가량 증가했으며 최대 주사율도 60Hz, 72Hz, 90Hz로 더욱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또한 프로세서의 성능도 퀄컴의 VR 및 AR 전용 AP인 스냅드래곤 XR2를 탑재해 전작인 오큘러스 퀘스트보다 약 2.5배 가량의 성능을 낼 수 있게 개선되며 VR 기기 보급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였던 성능의 아쉬움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오큘러스 퀘스트2.

여기에 가격까지 전작보다 10만 원 이상 저렴해지며 가격 진입장벽까지 낮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과거 VR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VR 기기 뿐만 아니라 이를 구동할 고사양 PC까지 갖춰야 했다. 오큘러스 퀘스트2가 게임을 자체 구동할 수 있는 독립형 VR 기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5년 전에 비해 VR 게임을 구동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이런 이유로 오큘러스 퀘스트2는 역대 출시된 VR 기기 중 가장 가파른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다.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오큘러스 퀘스트2는 지난 10월 출시된 후 두달 만에 100만 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이 11번가를 통해 진행한 오큘러스 퀘스트2의 국내 예약판매는 1차 물량이 당일 완판됐으며 SK텔레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3일만에 품절됐다. VR 기기 예약판매가 이 정도 반응을 얻어낸 것은 그간 국내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던 일이다.

VR 업계는 이런 분위기가 국내 VR 게임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오큘러스 퀘스트2 출시로 VR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시기를 맞춰 양질의 콘텐츠의 개발이나 출시 소식이 전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큘러스 퀘스트2 국내 출시 이미지.

한 VR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VR과 AR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업체들도 실질적인 개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간 VR 게임 시장 성장세가 주춤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개척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선뜻 진입하지 못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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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개발사 관계자는 "오큘러스 퀘스트2 정도면 이용자가 충분히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 환경은 마련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용자의 눈길을 끌만한 게임의 출시다"라며 "지난해 밸브가 하프라이프 알릭스를 선보이며 VR 게임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은 개발사들이 보다 발전한 VR 게임을 선보인다면 VR 게임 시장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하드웨어가 보급된 후에야 시장성을 판단하고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2가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에 어느 정도 보급될 것인지가 올해 VR 게임 시장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