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반도체 품귀...폰 시장 타격?

삼성·애플 'PMIC·DDI' 확보戰...반도체 가격 인상 전망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2/09 15:39    수정: 2021/02/09 17:18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스마트폰·자동차·TV 등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PMIC)·디스플레이 구동 칩셋(DDI) 등 레거시 반도체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가 비대면 경제활동 증가로 노트북과 PC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대신 레거시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최소 6개월 이상 진행될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9일 전자·부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애플·LG전자 등 완제품 업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PMIC·DDI 등 레거시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파운드리 업계가 수요가 많은 노트북이나 PC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 레거시 반도체 생산을 줄이면서 반도체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며 "당장 레거시 반도체 생산을 위한 웨이퍼 투입량을 늘릴 수 없는 만큼 수급 불균형이 지속해 반도체 가격 인상 논의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SK증권)

SK증권은 지난 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PMIC·DDI 등의 공급 부족으로 부품 가격이 올라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기저 효과에 따른 강한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노트북·PC용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 스마트폰과 공용 부품인 PMIC와 DDI 위주(8인치 파운드리)로 쇼티지(공급부족)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삼성전자나 애플이나) 부품 가격 상승으로 원가 조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수익성에는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21년 스마트폰 시장은 강한 펜트업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라고 전했다.

전자·부품 업계 예측도 비슷하다. 레거시 반도체와 함께 반도체 기판 가격 인상이 진행, 완제품 제조사가 올해 스마트폰 판매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전자·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부품도 공급이 부족해 세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부품 가격 인상은 스마트폰 가격 상승이나 출하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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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DB하이텍 등이 8인치 파운드리 팹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레거시 반도체를 생산하는 8인치 파운드리 공장은 수익성이 떨어지고 단기간에 설비를 확충해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은 레거시 반도체 외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까지 있어 일시적인 호황을 맞았지만, 감가상각비를 고려하면 신규 투자로 인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더욱이 8인치 웨이퍼 장비는 구하기도 어려워 레거시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인상 분위기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