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Apple Car)’에 대한 섣부른 예측이 ‘애플카 쇼크’로 이어질 우려가 생겼다. 5일(현지시간) 전해진 블룸버그 보도에서다.
불룸버그는 이날 현대차그룹과 애플 간 애플카 협상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조회공시를 통해 내놓은 입장과 국내외 언론 보도 등이 애플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애플카 관련 협업 보도가 이어질 때마다 조회공시에서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며 “상기 내용과 관련하여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회공시 문단의 주어에는 ‘애플’이 없다. 애플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협업할 때 보안을 우선시 한다는 것을 현대차와 기아가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일부 국내외 매체 보도에서 기아와 애플간 협업 내용이 계속 언급됐다. 이 때문에 애플 인내심이 한계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애초부터 오는 8일 애플과의 협업에 대한 자체 입장을 정리해 올릴 예정이었지만, 블룸버그 보도가 나온 이후로 곤란한 처지가 됐다. 아직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애플카 출시 시기 등이 계속 보도 등을 통해 나오면, 섣부른 예측으로 누구도 이득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5년 넘게 준비된 애플 자율주행 시스템 완성 시기, 안갯속 빠질 듯
현대차그룹과 애플 간 애플카 협력 가능성이 미궁속에 빠지면서, 애플이 자신있게 내세운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 시기도 안갯 속으로 빠질 전망이다.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대한 애플의 의지는 이미 사실로 판명됐다. 일부 애플 핵심인력들이 링크드인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5년 넘게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스템 개발을 위해 테슬라 등 다양한 자동차 업체 출신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다양한 자동차 전문가들을 채용했다. 최근에는 포르쉐 출신 임원을 데려오는 등 자동차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애플은 5년 넘게 소요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이같은 시스템을 실현해 줄 수 있는 완성차 업체와 만나면 최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블룸버그 보도 이후 애플의 자율주행 시스템의 완성 시기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태가 될 전망이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이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더 이상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
섣부른 예측이 없었다면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대중이 애플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접했을 수도 있다.
신형 전기차 공개 앞두고 악재 만난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 E-GMP가 적용한 신형 전기차 모델을 3종 이상 선보이는 해다.
특히 이 달에는 현대차 아이오닉 5 실물과 기아 CV 티저 이미지가 공개된다. 아이오닉 5는 국내에 4월 이후에, CV는 7월에 출시할 예정이지만, 회사 측은 사전에 전기차를 공개해 대중의 관심을 얻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아는 설 연휴 이전에 CV 1차 티저를 공개하고, 설 연휴 이후에 CV 2차 티저를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CV 2차 티저는 이달 17일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짜는 애플과 기아가 애플카 제작을 위한 협약식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날짜와 동일하다. 만약 CV의 티저 공개와 애플카 협약식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CV의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신형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애플카와 관련한 악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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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현대차그룹 대신 다른 업체와 손을 잡는다면 새로운 모빌리티 전략을 세우려는 내부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오는 9일 오후 2시 온라인을 통해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한다. 임원진들의 미래 계획이 전달되는데 이 자리에서 애플 관련내용이 언급될지에 대중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