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아시아 공략 '꽃피는 봄'에 개시

우아DH아시아 합작법인 설립 완료...DH 요구에 아시아 사업 속도↑

중기/벤처입력 :2021/02/05 15:11    수정: 2021/02/05 17:00

독일 배달앱 회사인 딜리버히어로(이하 DH)에 인수합병된 우아한형제들의 아시아 공략이 ‘올 봄’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봉진 비전CEO(이하 VCEO)는 조만간 싱가포르로 넘어가 최근 설립이 완료된 '우아DH아시아'에서 의장겸 집행이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우아DH아시아는 DH와 우아한형제들이 세운 합작법인이다. 한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홍콩,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5개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DH의 아시아 본부다.

배달의민족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봉진 VCEO 등 우아DH아시아서 근무할 임직원들은 비자 발급 등 싱가포르 출국을 위한 제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봉진 VCEO의 경우는 김범준 대표의 한국 사업 총괄 역할에 더 힘을 불어넣고, 아시아 푸드테크 시장 공략을 위한 브랜딩 전략을 구상하면서 현지 팀 세팅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가 요구하는 대외 활동에만 최소한으로 참여하면서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국내 활동을 정리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DH-우아한형제들 기업결합 심사가 1년 여 지연된 만큼, DH 측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김 VCEO가 아시아 헤드쿼터를 이끌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우아한형제들도 올봄 우아DH아시아 본격 가동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들이 이르면 3~4월께 아시아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로 건너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DH는 그동안 자회사인 푸드판다를 통해 ‘싱가포르 현지’와 ‘아시아 사업’ 두 개 팀으로 나눠 사업을 전개해 왔다. 새롭게 설립된 우아DH아시아는 한국에서 넘어가는 인력과 신규 채용을 비롯해, 약 100여명 이상의 푸드판다 아시아 사업 팀 인력을 흡수해 조직을 세팅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최고운영책임자인 오세윤 부사장과, 베트남 사업을 이끌어온 인기완 해외사업부문장이 우아DH아시아에 합류한다. 오세윤 부사장은 우아DH아시아에서 푸드판다 아시아 대표인 제이콥 안젤라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디자이너 출신인 김봉진 VCEO는 배달의민족을 국내서 성공 시킨 경험과 브랜드 마케팅 노하우 등을 살려 아시아 배달앱 시장에서 DH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베트남과 일본에서 글로벌 서비스 경험을 갖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DH와 함께 더 크고 다양한 시장에서 푸드테크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아시아 사업 전개에 관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현재는 DH 측이 요기요 매각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판단된다. 남아있는 행정적인 절차가 마무리되고 주요 임원들의 경영일정이 구체화 되면 우아DH아시아 사업에 대한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28일 DH와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약 88%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요기요(DH코리아) 매각 조건으로 승인했다. 또 싱가포르 회계기업규제청(ACRA)은 지난 달 16일 우아DH아시아 법인 설립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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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DH는 최근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내용의 공식 문서를 전달 받았으며, 남아있던 두 회사 간 인수합병 거래 절차도 거의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DH는 공정위가 정한 조건대로 6개월에서 최대 1년 내에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 단, 요기요 매각 일정과는 별개로 DH와 우아한형제들의 아시아 법인 설립과 사업 전개는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아DH아시아 지분은 김봉진 의장이 45.0%, 오세윤 공동대표와 인기완 부문장이 각각 2.5%를 갖는다. 나머지 50%는 DH가 갖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