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기술이 회사에 어떤 형태로 남게 될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LG전자 대표이사 권봉석 사장은 지난달 20일 LG전자 구성원에게 e메일을 통해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바일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 매각설을 일부 인정했다.
MC사업본부는 23분기 연속 적자에 누적 적자 금액만 약 5조원에 달한다. 수년 전부터 국내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거나 제품의 플랫폼화와 모듈화, ODM(제조자개발생산) 비중 확대 등 비용 절감과 사업 정상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개선 속도는 더뎠다.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사업구조 재편에는 여러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업사업권을 포함한 전면 매각 ▲생산시설만 떼어낸 부분 매각 ▲내부 연구개발(R&D) 부문만 남겨두고 IoT, 전장 등 신사업 영역을 지원하는 흡수 방안 등이다.
이에 LG전자가 IoT 허브로 여겨지는 모바일 사업에서 손을 떼면 IoT 가전,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까닭으로 LG전자가 지식 재산권(IP)도 함께 매각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매각 시 다른 미래 사업과 시너지 연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모바일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내재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선 MC사업 방향성이 결정되는 시기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핵심 모바일 기술은 단말뿐 아니라 스마트 가전, 전장 사업 등에 중요한 자산"이라며 "IoT, V2X 등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MC사업본부 및 CTO 산하 표준연구소에서 계속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 이관 가능성이 있는 LG전자 미래기술센터 C&M표준연구소는 CTO 산하에서 미래핵심기술과 공통기반기술에 집중해 연구개발하는 조직이다. 통신 표준과 미디어 표준을 비롯해 IoT, 커넥티드카 등 전 분야의 차세대 표준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키움증권 김지산 센터장은 "기업 가치 측면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사업부 매각일 것"이라며 "매각이나 철수를 단행하더라도 당연히 핵심 모바일 기술은 내재화할 것이고, IoT 가전,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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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바일 기술을 내재화한다고 해도 모바일 플랫폼은 결국 잃게 되는 셈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월풀이나 일렉트로룩스 등 모바일 플랫폼이 없는 일반 가전업체와의 경쟁력에서 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기술 내재화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모바일이 IoT 가전의 핵심 역할을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모바일 기기를 항상 들고 다니기 때문이다"며 "LG전자는 IoT 가전 시대에 남의 플랫폼에 기대 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