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취임한 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또 한 번의 깜짝 소식을 전했다. 구글과 손잡고 포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특히 포드는 구글과 제휴를 통해 차량 내 연결성(커넥티비티)을 향상하는 데 많은 힘을 쏟을 전망이다.
두 회사 제휴는 테슬라 돌풍에 이어 애플카까지 가시화되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CN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포드가 생산하는 자동차에 안드로이드 오토를 비롯한 구글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차량 내 연결성 강화 위해 구글 생태계 적극 활용
이번 제휴로 포드와 링컨 차량들은 2023년부터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맵, 구글 플레이 등을 탑재하게 된다.
또 구글 클라우드를 이용해 다른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이를테면 포드는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정비 및 신차 교체 관련 정보 같은 것들을 보내주게 될 전망이다.
구글은 또 포드가 앞으로 공급망 관리나 차량 제조 분야세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번 제휴는 구글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에 크게 뒤졌던 구글은 포드와 제휴를 통해 반격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구글과 제휴의 중심에는 지난 해 10월 취임한 짐 팔리 CEO가 있다. 팔러는 CEO 취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초에는 브라질 생산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팔리는 특히 취임과 동시에 “포드의 경쟁 상대는 아마존, 테슬라, 애플, 바이두다”고 공언하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팔리 취임 이후 포드 주가는 60% 가량 상승했다.
구글과의 이번 계약 역시 대대적인 변신전략의 일환으로 단행됐다.
팔리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파트너다”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비즈니스에서는 철수해야 한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나 차량 내부 엔터테인먼트 경험 같은 것들이 포드가 손을 떼야할 대표적인 분야라고 꼽았다.
"휴대폰이 제공하는 기능 만드느라 힘 뺄 이유 없다"
포드를 비롯한 자동차업체들은 차량 내부에 첨단 I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포드도 매년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팔리의 주장이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같은 것들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포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런 분야는 과감하게 구글에 아웃소싱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포드 경쟁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2019년 구글의 음성 비서와 앱 생태계를 자사 자동차에 통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올해부터 본격 실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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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글과 포드의 이번 계약은 GM이 맺은 것보다 훨씬 더 포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CNBC가 전했다. 구글과 포드는 팀 업시프트(Team UpShift)란 새로운 조직을 만든 뒤 두 회사 직원들을 합류시킬 예정이다.
이 조직에선 구글의 서비스와 데이터를 활용해 포드의 운영을 좀 더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이용자들에게도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포드 측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