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은행엔 없는 OOO 있다

뉴플랫폼기획팀 김기성 팀장·모바일개발팀 박이랑 팀장 인터뷰

금융입력 :2021/02/01 17:42    수정: 2021/02/02 08:30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은행권 최초로 아이폰 전용 이체 위젯을 내놨다. 이체 위젯을 아이폰에 적용하면,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이 열리고 로그인을 하면 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지름길'을 선보인 것이다. 카카오 IX의 캐릭터 '카카오프렌즈'와 '니니즈', 위젯 배경색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해 꾸미는 맛을 한결 높였다.

카카오뱅크의 새 시도는 이 뿐만 아니다. 카카오와 멜론에 있는 '실험실' 기능도 운영 중이다. 실험실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데, 스마트폰을 흔들어서 로그아웃이나 시간대별로 라이트(Light)·다크(Dark)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이 기능들은 한시적으로 운영되지만 고객 호응이 좋으면 카카오뱅크의 정식 기능이 된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은행임은 알고 있었지만, ICT 업체같은 이 같은 일들은 누가 도맡아 하는 것일까. 지난달 27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뱅크 사무실서 은행같지만 은행과 다른 행보를 만들어내고 있는 주역 뉴플랫폼기획팀 김기성 팀장과 모바일개발팀 박이랑 팀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경기도 판교 카카오뱅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나눈 (사진 왼쪽부터) 모바일개발 박이랑 팀장과 뉴플랫폼기획 김기성 팀장.

Q. 두 분이서 실험실과 이체 위젯 기능 등을 만든 주역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건가요.

뉴플랫폼기획팀 김기성 팀장(이하 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서 어떤 걸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팀입니다. 실험실에서 모바일개발팀에서 '이런 기능은 어떻냐'고 프로토 타입을 만들면 기획팀과 함께 발전시킵니다. 우리가 먼저 제안할 때도 있고 개발팀쪽에서 빠르게 제안하고 구현할 수 있게도 합니다."

카카오뱅크 실험실.

Q. 두 팀이 제안한 것 중에 하나가 실험실인건가요.

모바일개발팀 박이랑 팀장(이하 박): "개발자들이 평소 이런 거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생각만 하다가 못만들었던 그런 게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만들어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게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어요. 기획팀에 얘기해서 실험실이 만들어진 거죠. 흔들어서 로그아웃, 앱 테마 기능이 두 개 들어가있죠. 일부 다른 조직서는 기획팀에서 만들어 달라고 해서 '이건 만들 수 있고, 이건 못한다'는 방식으로 흘러가는데 실험실은 그 반대가 되는 거죠. 개발팀이 만들고 좋다고 하면 실험실에 들어가기도 하고. 반응이 좋으면 카카오뱅크 앱에 서비스가 되는 거죠."

김: "실험실도 IT 조직에는 있는데 은행에는 없어요. 왜 금융사에 실험적으로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해서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생각했죠. 

경영진 보고 진행할 때 실험실 아이디어를 진행해보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경영진 중 반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우리보다 더 좋아했어요. 반응이 기대했던 거보다 더 좋으니까 앞으로 이런 시도를 더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실험실에 들어간 기능들이 카카오뱅크 앱에 탑재되지 않으면 없어지는 것들이라 아쉬움은 없나요.

김 "이런 시도 자체를 해보지 않은면 계속 시도 자체는 우선순위에 들지 못하는 프로젝트로 남아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요. 결국 기능 하나하나를 모아 카카오뱅크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상품, 서비스 위주로만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카카오뱅크는 IT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회사고 소수의 고객을 배려하는 '디테일'의 회사구나 이런 이미지를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느낍니다."

박 "많은 사람 만족시킬려고만 하면 그런 기능만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돌이키게 됩니다. 돈이 내리는 그런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나왔는데 나중에 잘될 수도 있고, 호응을 얻을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카카오뱅크 이체 위젯.

Q. 아이폰 이체 위젯은 은행권서 처음 아닌가요.

박: "빨리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나가는게 아쉬워요. 아이폰에 원래 위젯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파급력이 클거다 생각하고 먼저 치고 나가자고 생각했었는데. 타사의 경우 이체 위젯을 눌러 앱까지 들어오게 하는데 카카오뱅크는 이체하는 그 앞 단계까지 갑니다."

Q. 은행권 앱이나 보니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좋은 아이디어를 IT기업 만큼 빨리 적용하기엔 보안 이슈 등이 걸려있어서.

박: "안정성과 보안을 신경써야 하는 면은 있습니다."

김: "좋은 결과물을 빨리 내고 싶긴 한데 확실히 은행이다 보니 앞단에 검토해야 하는 이슈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꼼꼼하게 보안을 챙겨야 하니까요. 이체 위젯도 보안 이슈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위젯은 홈화면에서 사용자 이름이 뜨는데 노출되는데에 따른 문제는 없나 계좌번호를 마스킹 처리하고, 하나의 틀린 정보도 없이 싱크돼야 하는 점도 챙겼지요. 개발자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Q. 위젯에 이체를 택한 이유가 있나요.

김: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있었는데 조회와 이체에서 트랜젝션이 많이 이뤄지고 그 중에서도 카카오뱅크에 도움이 되는 측면을 생각했습니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카카오뱅크 미니도 이체 위젯을 쓸 수 있어요."

Q. 카카오뱅크의 소액 저축 '저금통' 등 상품은 물론이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따라하는 일명 카피캣이 많아졌습니다. 

김: "저금통도 그렇고 실험실도 그렇고 위젯도 그렇고 없는 걸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지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시도하느냐의 차이라고 봅니다. 다른 곳은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결과에만 주안을 두지 않았나 반문해 봅니다. "

경기도 판교 카카오뱅크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진 왼쪽부터) 모바일개발 박이랑 팀장과 뉴플랫폼기획 김기성 팀장.

Q. 편리함을 단순함으로 치환하는 경우가 있는데 새로운 기능을 가장 먼저 만들고 고민하는 팀장님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박: "카카오뱅크 오픈 전부터 변하지 않은 생각이 '이 정도면 된거 아냐, 고객이 이해해주겠지' 이런 걸 지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생각때문에 동선도 짧아지고 편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김: "의미없는 심플함은 편리함관 연관이 안되는 거 같습니다. 단순하게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편리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복잡했던 프로세스를 간결하게 만들어주거나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컨텐츠를 심플하게 만드는 것은 좋다고 봅니다.

그냥 카카오뱅크와 거의 유사한 UI를 따라하는 곳이 많아요. 본질적으로 그런 간편함을 추구한 것인지 봤을 때 아닌 경우도 있다고 보여요. 모양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 본질적으로 심플하게 됐는지 고민들이 중요합니다."

Q. 두 분에게 카카오뱅크 앱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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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앱이라고 봅니다. 이제 은행에 대한 기본적인 구조가 마련돼 다양한 시도를 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방면으로 시도들이 이뤄질 텐데 이는 결국 플랫폼이 될 준비가 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박 "은행 그 이상이라고 봅니다. 아마존도 쇼핑몰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지 않나요. 카카오뱅크도 은행인데 은행의 중심으로 해서 점점 더 커지는 그 이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