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 없이 색 만드는 ‘반사형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국립생태원, 조류 깃털 구조색에서 힌트…전력소모 적고 선명한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1/26 12:00    수정: 2021/01/26 20:07

색소가 아닌 구조를 활용해 빛을 반사해 색을 나타내는 공작이나 파랑새에서 힌트를 얻은 ‘반사형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조류 깃털 구조색을 모방해 자연광을 이용한 반사형 디스플레이 기술과 조류충돌 방지를 위한 ‘광학 요소 어레이’를 개발, 관련 특허 2건을 출원했다고 26일 밝혔다.

어치(위)와 파랑새의 깃털 구조

이번 특허 출원은 국립생태원 생태모방연구팀과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공학부 여종석 교수팀이 2018년부터 공동으로 추진한 조류 깃털 구조색 모방연구 결과다.

반사형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은 일부 조류 깃털에서 나타나는 파란색·녹색 등의 화려한 색채가 색소가 아닌 깃털 내부 특수 미세구조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

연구진은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관 중인 파랑새. 어치 등 국내 서식 조류 10종의 사체에서 깃털을 확보해 구조색 발현 원리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조류 깃털 구조색이 베타-케라틴과 멜라닌 나노입자 배열에 따른 빛의 선택적 반사에 의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 구조를 모방한 광학소자를 제작해 구조색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컬러필터나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기존 디스플레이와 달리 자연광 반사에 의해 색상을 재현하는 방식”이라며 “저전력·고색재현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데 핵심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류충돌 방지를 위한 광학요소 어레이는 해마다 800만 마리의 야생 조류가 건물 유리와 방음벽에 부딪혀 폐사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개발했다.

유리창이나 방음벽 등 투명구조물 표면을 선형, 방사형 등 특정 형태 나노구조 배열로 제작하면 나노구조에서 반사되는 빛을 감지한 조류가 구조물을 인식하고 충돌을 피하는 원리를 적용했다.

깃털 구조색 모방 소프트 나노소재 개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사람 시야는 방해하지 않으면서 조류는 선택적으로 빛을 감지할 수 있다. 기존 충돌방지물보다 미적 기능을 높이는 한편, 다양한 나노구조 배열 제작으로 다양한 광학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

국립생태원 생태모방팀은 2019년에도 도토리거위벌레를 모방한 확공용 드릴을 개발해 특허 등록했다. 최근에는 ‘생태모방 확공용 공법 적용을 위한 생물·생태 특성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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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은 또 동물의 부착 및 천공, 식물의 습도 반응 움직임 등 다양한 생태모방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생태모방연구 등 자연에서 배우는 친환경 기술을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도 국가 녹색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생태와 관련한 응용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