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정호 교수, '공학의 미래' 출간

"4차산업혁명 시대 맞아 한국이 퍼스트무버로 치고 나갈 최적기" 담아

과학입력 :2021/01/26 06:00

KAIST(총장 신성철)는 전기 및 전자공학부 김정호 교수가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퍼스트무버로 치고 나갈 최적기라는 비전을 담은 신작(新作) '공학의 미래-(부제) 문명의 대격변, 한국 공학이 새롭게 그리는 빅픽처'를 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책은 디지털 기술 독립을 이루기 위한 한국 공학의 역할과 우리 사회가 짚어야 할 문제들을 짚어보고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반도체 기술 개발 방향과 함께 그 토대가 되는 인재 육성 방안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책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은 엄청난 사회적·문화적·기술적인 문명의 교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급속히 발전하는 '디지털 공학'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가속화 한 일상의 황폐화는 물론 실업·빈곤·교육 및 디지털 격차·고령화 문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에서 김 교수는 디지털 공학 기초인 수학 원리와 4차 산업혁명 속에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빅데이터·컴퓨터·반도체의 기본 원리를 쉽게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앞으로 전개될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제시하고 이를 선도해나 갈 미래 인재상과 함께 대한민국의 발전 전략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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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날과 같은 변화무쌍한 시대에는 '창조성'과 '원천성'이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요소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까지 우리 공학은 방향이 아닌 속도에 초점을 맞춘 '빠른 추격자' 성장 모델에 안주하고 익숙해져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정해진 이론과 방정식이라는 규칙을 넘어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도전의 동반자가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반도체 기술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듯이, 내일의 공학이 오늘의 공학이 될 수 없다"면서 "공학은 원래 그렇게 하는 거야라는 말로는 애플·구글·아마존·MS·테슬라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혁신과 변신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조성은 단단한 편견을 넘어 열린 마음에서 나온다"면서 "디지털 공학이 인간을 닮은 모습을 할 때 진짜 혁신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은 고정관념에 젖어 있는 우리 공학에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한민국 공학이 단순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몰두하면 위기는 지속되겠지만, 인간의 욕망이 향하는 방향을 제대로 간파해 '디지털 융합 기술'을 추구하면 살아있는 공학이 돼 인류를 위해 기능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수학, 인간의 마음을 읽는 인문학, 영역을 넘어 소통하는 융합의 기술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김정호 KAIST 교수

특히 그는 "한국 공학이 이제부터라도 뿌리 깊은 '공학적 도그마'에서 벗어나 융합적이면서도 실용적인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양한 학문 분야의 진정한 융합을 통해서만 창조적이고 원천적인 연구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연구 주제 목표를 상당 부분 SCI 논문 등재로 설정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연구 결과가 소규모 실험에 머물러 의미 있는 성과를 성취해내기 어려웠다면서 실제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인지를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상품 가치가 가장 높은 연구 주제는 실리콘 밸리 자체 기업 인력으로 개발하고 군사·우주 분야처럼 보안이 필요한 연구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연구자가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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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개량이 필요한 연구 주제는 해외 유학생을 활용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러한 배경 때문에 미국 이공계 대학원이 중국·인도·한국 등 아시아계 학생들로 채워진다고 진단했다. 이런 유학생들이 고국에 돌아와 교수가 되고, 이 연구를 이어받은 제자가 진행하는 연구 주제가 실제로 우리 삶에 독창적이면서, 상업화가 가능하고,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연구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게 김 교수 주장이다.

이밖에 김 교수는 책에서 미국 유학 시절 겪었던 일, 무선 배터리 충전 개발에 얽힌 일화, 인공지능과 반도체 개발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들, 수학의 아름다움과 유용성, 디지털 공학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KAIST에서 후학을 길러내며 느꼈던 인재 육성에 관한 소회 등을 현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김 교수가 펴낸 신간 '공학의 미래'는 인터넷에서는 지난 20일부터, 대형서점을 통해서는 21일부터 구입할 수 있다. ㈜쌤앤파커스 출간, 336쪽,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