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전세계 금융시장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자 국내 생명보험업계가 향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자산운용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점쳐져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금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10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까지만 해도 연 0.9%대였던 금리는 11일 1.15%까지 오른 뒤 줄곧 1%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미국 국채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여파에 지난해 3월 이래 연 1.0%를 밑돌았으나, 새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국채 금리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과 무관치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바이든이 국채 발행을 통한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예고한 바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이 지표가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한편, 다른 나라의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준점 역할을 한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 단기금리는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에 따라, 장기금리는 시장의 기대에 따라 움직인다"며 "연준의 정책 변화가 없어 2년 만기 단기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시장의 기대가 바뀌면서 장기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보험업계에도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 일각의 시선이다. 통상 보험사는 소비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안전자산인 국공채 등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데, 채권금리가 오르면 그 수익률이 동반 상승할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11%였다. 전년 동기 대비 0.25%p 떨어진 수치인데, 여기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는 등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채권 등의 수익률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이에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팔았던 생보사는 이차역마진 고민에도 시달려야 했다. 이차역마진은 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내보내는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가령 소비자에게 연 6%를 약속했는데, 운용자산이익률이 3%였다면 회사가 그 차이만큼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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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사의 투자수익 증가로 이어지며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 시 생명보험업종에 큰 수혜가 예상된다"며 "금리가 오르면 단기 순익 측면에서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완화되고, 2023년 IFRS17 관련 불확실성을 완화해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이 낮아지며 LAT(보험부채적정성평가) 결손 가능성도 낮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