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현물가격이 최근 잇따라 오르면서 D램 고정거래가격이 이르면 이달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D램 시장의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슈퍼사이클(초호황)이 1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전날(19일) DDR4 D램(8Gb 기준) 현물가격은 전월 대비 0.14% 증가한 3.45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DDR4 D램 고정거래가격(2.85달러) 대비 21.6% 높은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D램 현물가격 급등으로 인해 이달 중 고정거래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가격 상승으로) 1월 거래가격의 인상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며 "D램 거래가격의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더 빨라짐으로 인해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 폭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D램 거래가격의 조기 급등 조짐은 PC D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메리츠종금이 중국 D램 시장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9일 현지 PC D램 모듈의 평균 판매가격(DDR4 8GB 기준)은 지난주 대비 5.2% 상승한 30.5달러를 기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D램 익스체인지 고정거래가격 24.8달러에 비하면 무려 23%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방 수요 회복 기조 속에 전장과 가전 수요가 반등하고 있다"며 "최근 정전(마이크론 대만 팹) 등으로 채널 재고가 부족한 상황으로 전환, 가상화폐 채굴 수요도 가격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1월말 발표될 D램 익스체인지 고정가에서 큰 폭의 가격 인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D램 현물가격은 반도체 공급 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가 수요 업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도매가격(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다. 통상 현물가격이 오르면 고정거래가격도 추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이 작년 4분기와 비교해 품목별로 서버 D램은 0~5%, 그래픽 D램은 5~10%, 컨슈머 D램은 0~8%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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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장에서는 D램 가격의 상승효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실적 반등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전망치로 각각 매출 17조7150억원·영업이익 4조5600억원, 매출 7조7130억원·영업이익 1조2410억원을 전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2022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분기별 D램 가격 상승 폭은 1분기 7%, 2분기 9%, 3분기 12%, 4분기 9% 증가를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