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 동관 봉쇄설에 떠는 PC 업계

코로나 확산 소문 파다...대체재 없는 전원공급장치 공급부족 등 우려

기자수첩입력 :2021/01/20 11:39

데스크톱PC용 전원공급장치. (사진=픽사베이)

"중국 광둥성 동관이 걱정된다." 최근 한 PC 주변기기 제조사 관계자와 통화 중 듣게 된 이야기다.

이 관계자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각종 공장이 밀집해 있는 동관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공장 조업 중단, 혹은 봉쇄 등 조치가 이어질 경우 엄청난 타격이 오게 될 것이다."

물론 중국 동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나왔다는 공식 발표는 아직까지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 정부의 대처를 생각해 보면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게 PC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동관시에는 각종 완제품 뿐만 아니라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 생산 시설도 밀집해 있다. 전원공급장치 뿐만 아니라 키보드, 마우스 등 국내 유통하는 거의 모든 주변기기를 동관시 소재 공장에서 가져오는 업체도 있다.

이 중 PC 출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생산품은 바로 데스크톱PC용 전원공급장치와 노트북용 어댑터다. 두 제품 모두 대체재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전원공급장치는 가정에 공급되는 교류 220V 전기를 12V, 5V 직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메모리, SSD 등 모든 부품이 갖춰졌다 해도 전원공급장치가 없다면 PC가 작동할 수 없다.

노트북용 어댑터 역시 적지 않은 수량이 동관시 소재 공장에서 생산된다. 노트북을 다 만들어 놓고도 어댑터가 없어서 제품 출하가 안 되는 상황 역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또 다른 수입사 관계자는 "일반 사무용 PC에 쓰이는 용량의 전원공급장치는 다소 여유가 있지만 고용량 제품은 재고가 넉넉지 않다. 일부 업체는 다음달 중순으로 다가온 춘절 연휴를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두 달치 물량을 미리 주문해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IDC 등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전세계 PC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코로나 확산세로 전원공급장치나 어댑터 등 공급 부족으로 이어진다면 모처럼 찾아온 PC 호황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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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프로세서에 이어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 각종 품귀현상으로 애를 먹고 있는 국내 PC 업계에도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동관 봉쇄설'이 뜬소문으로 끝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자면, 현재까지 국내 전원공급장치 재고량은 충분한 수준이며 가격이 들썩일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오늘(20일) 오후부터 갑자기 가격이 오른다면 이는 충분히 이유를 의심해 볼 만한 일이다. 소비자 불신을 자초하는 유감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