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애플카’ 질문에 크게 웃은 팀 쿡…긍정 신호일까

"루머 등은 언급 하지 않는다” 답변…숨은 의미 분석해보니

카테크입력 :2021/01/20 09:25    수정: 2021/01/20 15:47

팀 쿡 애플 CEO가 ‘애플카’ 관련 방송사 질문에 크게 웃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 간 ‘애플카’ 협업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 상황에서 나온 반응이라 크게 주목받을 만 하다.

그의 반응은 18일(현지시간) 업로드된 미국 폭스뉴스 유튜브 채널 영상에 담겼다.

크리스 월러스 폭스뉴스 앵커는 팀 쿡에게 “애플과 팀 쿡에게 다음은 무엇이 될까, 거기에 애플카가 포함됐을까”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팀 쿡은 크게 웃고 “나는 루머에 대해 답변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월러스 앵커는 “당신이 애플 보스이니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을 결정권이 있다”고 맞장구치자, 팀 쿡은 “루머에 대해 답변할 수 없는 것은 내 스스로의 결정”이라고 화답했다.

팀 쿡의 이 같은 반응은 어떻게 해석될까.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제대로 된 애플카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와, 애플카 자체에 대한 프로젝트는 없다는 의미 등으로 나뉠 수 있다.

팀 쿡 애플 CEO (사진=애플)

새로운 자동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애플

팀 쿡 CEO 등 애플 임원진들은 아직 애플카 존재에 구체적인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심지어 현대차그룹과의 인연에 대한 가능성도 단 한 차례 언급하지 않았다.

애플이 새로운 자동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팀 쿡 자신도 자동차 업계가 좋아할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 찼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애플카 관련 방송 질문에 크게 웃었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새로운 자동차 기술에 대한 애플의 행보는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를 통해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애플과 현대차 간 애플카 협력 기대감은 여전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두 회사에서는 이에 대해 확실한 입장 표명을 보이고 있지 않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7일 보도에서 애플이 그동안 6개의 자동차 기술 관련 특허를 출원했던 사실을 정리했다.

해당 내용을 보니 애플은 그동안 홀로그램 헤드업 디스플레이, 시트와 도어 등에 감춰질 수 있는 스크린 기술, 멀미 환자를 위한 증강현실 버추얼 디스플레이, 인텔리전트 유리 틴팅 시스템, 신개념 운전자 경보 시스템, 온도 제어 시스템 등을 출원했다.

이 같은 기술 가운데 일부는 다른 자동차 업체나 부품 업체들도 적극 개발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 국내 출시될 예정인 폭스바겐 순수 전기차 ID.4.는 증강현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이 기술이 활성화하면 애플 스스로 이와 관련된 콘텐츠를 강화해나갈 수 있다.

현시점에서 애플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스마트폰 연동 커넥티비티 기술이다. 이미 자동차 업계는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 적용을 보편화했고, 아이폰을 차량 스마트키 역할로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키 플러스’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애플 맵을 활용한 전기차 경로 안내 기술도 보편화할 예정이다. 애플은 BMW와 손잡고 커넥티비티 기술을 확대하거나 앞으로 출시할 신차에 적용하고 있다.

애플 카플레이 실행 화면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직 결정된 것 없어…신중한 접근 필요

이 같은 기대와 달리, 팀 쿡의 웃음은 애플카 실체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음을 시사할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현대차그룹이 최근 내놓은 금융감독원 조회공시 답변과 연관된다.

현대차그룹은 조회공시에 애플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양한 업체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협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 사측이 밝힌 공식 답변이다. 애플과의 협업은 아직 초기 단계 수준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다음 달 8일 이와 관련된 내용을 재공시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조회공시가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국내 매체에서 애플이 기아와 협력해 애플카를 만든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는 기아 미국 조지아 공장이 애플카를 만들기 위한 생산기지가 된다는 내용이 있다.

기아 새로운 로고가 부착된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기아는 이에 대해 아직 구체화 된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현대차그룹의 입장과 비슷한 내용이다.

이처럼 국내 매체에서 나오는 소식이 외신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팀 쿡 CEO의 웃음은 황당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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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공식적인 발표를 하기 전에 사업 비밀을 철저히 지키기로 알려졌다. 만약 언론이나 증권가에서 애플카 비밀 유지 서약 내용을 유포하면 국내 업체와 애플 간 협력이 잘 이뤄질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르면 이달 말 지난해 4분기 및 2020년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판매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카 관련 협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