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업계, 작년 코로나 뚫고 성장세 기록

글로벌 경기 회복 및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재개로 올해도 성과 기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1/19 13:02    수정: 2021/01/19 14:01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가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 원익머트리얼즈, 한솔케미칼, 덕산네오룩스, 삼성전기,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비에이치, 원익IPS, AP시스템, 테크윙, 유니셈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오는 25일부터 작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를 할 예정이다. 

국내 소부장 업계가 다음 주부터 새해 첫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다. (사진=픽사베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이 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대확산이 온라인을 통한 경제활동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전방 산업이 살아나고, 이로 인해 소재·부품·장비 공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추가 부양책 등으로 전 세계 경기가 회복 추세로 접어들면서 국내 소부장 업계의 실적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현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2021년은 소부장 육성 원년으로 소부장 연구개발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으로 2조5000억원이 집중 투자될 예정"이라며 "작년 7월 발표된 소부장 2.0전략에 따라 국내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클러스터로 조성해 나가고 있고, 이에 맞추어 글로벌 유수의 장비, 소재 업체들은 R&D센터 또는 제조기지를 국내로 이동시키는 모습과 계획 등이 지속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 코로나19 뚫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요...소재업은 올해도 기대

SK머티리얼즈와 원익머트리얼즈는 지난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의 재고 비축 영향으로 특수가스 공급이 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13%, 22.44% 증가한 2380억원, 44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4.22%, 11.54% 늘어난 659억원, 8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의 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영업이익 677억원)된다"며 "특수가스는 반도체 호조가 지속되고 국내 패널 업체의 LCD 패널 생산 연장으로 견조한 물량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소재 업체의 실적은 고객사의 가동률과 캐파(생산능력)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올해) D램 업황의 턴어라운드 진입에 따른 높은 가동률이 유지되고, 캐파는 고객사의 낸드 중심의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며 "디스플레이는 연말까지 LCD 팹 가동 연장이 전망됨에 따라 SK머티리얼즈의 특수가스의 견조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솔케미칼과 덕산네오룩스는 TV·스마트폰 시장의 수요회복으로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공급이 증가하면서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6.71%, 74.04% 늘어난 1523억원, 36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0.12%, 16.3% 증가한 277억원, 10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덕산네오룩스의 4분기 실적은 국내와 중국 고객사 OLED 팹의 가동률 회복으로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영업이익 118억원)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OLED 투자를 재개, 국내 고객사도 중소형 OLED 증설은 부재하나 대형 QD-OLED의 경우 4분기부터 대량 양산을 시작해 국내 OLED 소재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 올해도 부품업 호재는 '애플'...하반기 신모델 출시로 호실적 지속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지난해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카메라 모듈 공급을 확대한 효과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1.72%, 49.44% 증가한 8200억원, 602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55.09%, 39.29% 증가한 2576억원, 333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은 3571억원으로 전망한다. 이는 컨센서스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전망치"라며 "북미 고객사 신모델 출시 이후에 LG이노텍 입장에서 수혜 강도가 높은 상위 모델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광학솔루션 부문(카메라 모듈 사업 담당)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LG이노텍의 (연간) 영업이익은 7959억원(전년 대비 30% 증가)으로 전망한다"며 "광학솔루션은 센서시프트를 탑재한 트리플카메라와 ToF(비행시간거리측정) 모듈의 확대 적용이 근거"라고 덧붙였다.

서울반도체와 비에이치는 TV·모니터·스마트폰 시장의 수요회복으로 발광다이오드 모듈과 인쇄회로기판 공급이 늘면서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1.11%, 12.94% 증가한 649억원, 70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4.6%, 225.21% 증가한 201억원, 38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의 4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236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고객사들의 단가 인하 압력이 전반적으로 강화된 가운데 국내 고객사 저가 스마트폰향 대량 수주에 따른 ASP(평균판매가격) 및 수익성 악화,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6.1인치 모델이 판매호조를 보임에 따라 북미 고객사향 제품 믹스 악화가 전망되어 컨센서스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올해 실적은 영업이익 97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라며 "상반기 북미 고객사향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할 것으로 추정, 북미 고객사가 전력 소모량을 낮추기 위해 2021년형 플래그십 모델 2종에 LTPO(저온폴리옥사이드) 디스플레이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TPO 분야 리더쉽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고객사 내 높은 점유율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비에이치의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반·디 투자 부재로 4분기 주춤했던 장비업...올해는 투자재개로 최대 실적 기대

원익IPS와 AP시스템은 지난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향 식각 및 열처리 장비 공급이 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37.47%, 55.63% 증가한 1798억원, 44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국내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부재로 원익IPS가 42억원의 영업적자(적자전환)를, AP시스템이 전년동기 대비 4.46% 줄어든 1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양재 연구원은 "원익IPS의 4분기 실적은 영업적자 51억원으로 추정, 국내 반도체 투자 부재와 일회용 비용이 발생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반도체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 메모리는 업계 재고가 소진되면서 1분기부터 주요 반도체 업체 투자가 재개될 예정이다. 비메모리도 전 세계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캐펙스(시설투자) 확대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원익IPS의 올해 실적은 영업이익 2596억원(전년 대비 45% 증가)을 추정, 전방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와 장비 국산화 결실로 창사 최대 실적 경신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테크윙과 유니셈은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장비와 유해가스 정화 장치 및 온도도절 장치 등의 공급확대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64.75%, 28.75% 증가한 402억원, 30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마찬가지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부재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93%, 46.96% 줄어든 54억원, 6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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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크윙의 4분기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추정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화웨이 출하 중단 이슈로 4분기 메모리 고객사 투자가 지연돼 장비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31%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더불어 장비보다 마진이 높은 COK(change over kit) 부품 매출도 전분기 대비 40% 감소할 전망인데 DDR5 도입을 앞두고 고객사의 부품 교체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과 약 30억의 성과급 지급으로 4분기 영업이익률은 7%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올해는 역대 최고 매출액을 재차 경신, 신규 장비군인 번인 장비 매출액이 발생해 매출액은 3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할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들이 전반적인 부품 교체를 올해 DDR5 출시 시기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어서 올해 COK 부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