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92개 주요 기업들이 일본 정부에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를 높여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탈(脫)탄소가 급격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국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에너지 전환을 유도해달라는 취지로 읽힌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일본 기후 이니셔티브(Japan Climate Initiative)에 참여 중인 92개 기업은 18일 성명서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를 40~50%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2개 기업은 "2019년을 기준으로 일본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18%인데, 정부가 설정한 2030년 목표는 22~24%에 불과하다"면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도전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설정한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정책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가 상향된다면, 일본 기업들은 기후변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큰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니셔티브엔 자동차, 해운, 보험·은행, 철강, 화학, 항공 등 산업계를 비롯해 각 지자체도 참여 중이다. 이번 성명엔 소니, 파나소닉, 닛산, 소프트뱅크, 니콘, 아사히, 도시바 등 일본의 각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함께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제로)'로 만들겠다는 '2050 탄소중립(Net Zero·넷제로)'을 선언했다. 2050 탄소중립 선언국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총 120개국에 달한다.
다만,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는 각 나라마다 다르다. 일례로,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19년 기준 42%에서 2030년까지 65%로, 프랑스는 20%에서 40%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53%에서 60%로, 뉴욕주는 29%에서 7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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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일본 산업계의 이번 성명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폐기물·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등 화석연료 기반의 신에너지를 제외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5%에 불과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 3020 재생에너지 이행계획도 상향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RE100(K-RE100)' 등 제도 개선이 진행 중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본격적인 재생에너지 확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상향하고, 전력 도매시장과 소매시장에서 각각 재생에너지 판매와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