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원자재 사재기 '광풍'…니켈·코발트 품귀 우려

리튬도 비슷한 흐름 보여…'하이니켈' 집중하는 업계는 예의주시

디지털경제입력 :2021/01/08 12:38    수정: 2021/01/09 22:25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니켈과 코발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가 꺾인 국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1위 업체 CATL의 생산능력(CAPA·캐파) 끌어올리기에 열중하면서 니켈과 코발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어 공급 부족 우려도 커졌다.

8일 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니켈 현물 가격은 1톤당 1만7천929달러(약 1천966만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같은날(1만6천290달러·약 1천786만원)보다 10.0%, 지난해 같은날(1만3천860달러·약 1천520만원)보다 29.3% 증가한 것이다.

코발트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7일 기준으로 톤당 3만6천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같은날(3만1천960달러·약 3천505만원) 대비 12.6%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날(3만1천500달러·3천454만원)와 비교하면 14.2% 증가했다. 특히 올해 1월 들어서 상승 곡선이 가파라졌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 사진=CATL
니켈 현물가격 추이. 자료=광물공사
코발트 가격 추이. 자료=광물공사
리튬 가격 추이. 자료=광물공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도 항아리 곡선을 그리며 빠르게 오르고 있다. 7일 기준으로 1킬로그램(kg)당 51.5위안(약 8천73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같은날(36.5위안·약 6천190원)보다는 41.0%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날(39.5위안·약 6천699원) 대비 30.3% 늘었다.

가격 상승 요인은 중국발(發) 수요 확대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확산 중에도 니켈과 코발트 등을 '전략 광물'로 삼고 수급에 혈안이 됐다. 대표적인 리튬 생산국인 중국이 수출량을 제한하면서 리튬 역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 자동차 판매 비중을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1위 업체인 CATL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CATL은 배터리 캐파를 올해 230기가와트시(GWh), 내년 380GWh 규모로 점차 늘려 2025년까지 1천200GWh로 확대할 예정이다. 반면, 국내 3사의 캐파를 합하면 200GWh 남짓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주춤했던 중국 전기차 시장도 최근 반등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전기차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이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국내 3사도 모두 5위 내에 이름을 올렸지만, 대규모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CATL의 벽은 아직도 높다.

사진=삼성SDI

국내 배터리 업계도 이같은 가격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니켈 수급이다. 니켈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업계는 값비싼 광물인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니켈 비중을 올려 주행거리를 높이는 하이니켈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부터 NCMA(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고객사에 공급한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에 이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NCMA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첨가한 제품이다. 코발트 비중을 5%로 낮추고 니켈 함량을 90%로 높여 1회 충전으로 600킬로(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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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도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향상한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개발에 열중이다. 올해 출시될 차세대 젠5(Gen.5, 5세대) 배터리에 니켈 함량 88%의 하이니켈 NCA 양극재를 적용할 계획이다. 주행거리 확대를 고려하면, NCA 양극재처럼 니켈 비중을 높이는 게 특히 중요하다.

하이니켈 배터리는 중국 업계와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하이니켈은 아직 중국 배터리 업계의 미개척 시장이다. CATL은 하이니켈 대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리튬인산철은 NCM보다 충격과 열에 강해 화재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에너지밀도는 니켈보다 낮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NCMA, NCA 배터리가 대세가 된다면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