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새해 경제 낙관 경계하고 10년 내다봐야"

1962년 이래 최초 화상방식 진행…5대 그룹 대표 등 온라인 참석

디지털경제입력 :2021/01/07 15:24    수정: 2021/01/07 16:0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새해 경제 회복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할 것을 주문하며, "5년에서 10년 앞을 내다보고 경제적 선택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7일 상의회관에서 정·관계, 재계, 노동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주요인사 6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1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신년인사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1962년 이래 최초로 화상행사로 진행됐다. 

비대면 행사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된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4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삼성, 현대, SK, LG 등 주요 기업 대표와 해외 상공인 등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이 화상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 박용만 "한국 경제 역동성 회복에 총력, 기업 인식변화도 필요"

이날 박용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1년 내내 계속되면서 상공인들로서는 마음 편한 날이 없었던 것 같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많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새해 경제 회복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평상시라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특단의 부양조치들이 있었고 이들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5년에서 10년 앞을 내다보고 새해 들어 어떤 경제적 선택들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만 회장은 코로나로 인한 우리 경제의 변화가 어떤 충격을 가져올지 중장기적으로 그려보고 대처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그는 “누적되고 있는 민간 부채, 자산시장 불균형은 우리뿐만 아니라 주요국 모두가 당면한 문제로서, 향후 적절한 검토와 상응 조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이들의 조정 과정 속에서 기업들 경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는 일은 없도록 관리하는 등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출구 전략’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021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아울러 박 회장은 한국 경제의 역동성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최근 더욱 빨라진 글로벌 산업 변화 속에서 우리만 감당 못할 수준까지 뒤처지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국회에서도 여러 사정은 있겠지만, 산업 신진대사를 높일 수 있는 법안 처리에 올 한해 전향적인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특히, 새해에는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정치 일정들이 많다”며 “정치와 경제 이슈를 명확히 구분해서 접근해야, 경제 입법 과정들이 정치 일정에 매몰되지 않게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용만 회장은 양극화, 인력 미스매치 같은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기업들의 인식변화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우리 사회가 기업의 성장과 수익만을 응원하고, 성장과 수익만으로 기업의 모든 행태가 합리화됐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면서 “기업도 시민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갖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솔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청와대 신년인사회서 "기업들 경제 최일선에서 삶 지키도록 할 것"

박용만 회장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위기에 강한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 주제로 개최한 청와대 화상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해는 ‘통합의 해’이다. 코로나에 맞선 기울인 노력을 존중하고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K-방역과 디지털 기술, 빠른 경제 회복, 뛰어난 문화, 성숙한 시민의식 등으로 세계에서 모범국가로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연대와 협력으로 ‘함께 잘사는 나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2021년 우리는 우보천리, 소걸음으로 천 리를 가듯, 끈질기고 꾸준하게, 그리하여 끝끝내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것이다. 선도국가를 향해 힘차게 함께 가자”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용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1년 전과 비하면 불확실성 줄어든 느낌이다. 새해 상공인들은 경제회복과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가장 바란다. 회복세가 계속될 수 있게 대처해야 한다"며 "대기업 중소기업·소상공인까지 회복의 기운 돌았으면 한다. 기업들 모두 경제 최일선에서 일터와 삶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정·관·재계 인사 화상으로 비대면 신년 인사…1962년 이래 최초

이날 비대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주요기업 대표와 전국 41개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정계에선 이학영 국회 산자위원장 등은 화상연결을 통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기업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정부측 인사와 함께 경제계에선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현대자동차 공영운 사장, SK 장동현 대표이사, LG 이방수 사장, 롯데지주 이동우 대표이사, 엘에스엠트론 구자은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삼양홀딩스 김윤 회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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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온라인 덕담도 눈길을 끌었다. 국회를 대표해 이학영 산자위원장이, 정부를 대표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전국상공회의소를 대표해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과 재계를 대표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이 신축년 새로운 희망을 담은 신년덕담을 온라인으로 전했다.

아울러 사회각계와 주한외교사절 대표들과 함께 해외 상공인들도 참여해 올해 힘찬 도약을 다짐했다. 중국 북경에서는 중국삼성, 북경현대차, LG화학, 두산중국, CJ 차이나 등 주요 진출기업과 한국상회 관계자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SK, 한화에너지, 현대건설 등 현지 진출 한국기업 대표들이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에 함께 모여 화상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