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의 힘'...코스피 사상 첫 3000 터치

2000 돌파한 뒤 13년만의 일...향후 전망은 엇갈려

금융입력 :2021/01/06 16:17    수정: 2021/01/06 23:22

코스피가 6일 장 막판에 밀리기는 했지만 장중에 사상 처음으로 대망의 3000선을 넘어섰다.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길'에 첫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2분 전 거래일 보다 10.72포인트(0.36%) 오른 3001.29를 기록한 뒤 9분만에 3027.16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3000 고지를 놓고 '동학개미'로도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사자 세력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연합한 팔자 세력간의 공방전이 하루내내 이어졌다.

결국 팔자 세력이 우세해 종가는 22.36 포인트(0.75%) 밀린 2968.21로 마감했다.

종가에서 3000선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장중에 터치한 것 만으로도 이날 공방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두고두고 논의될 역사로 기록될 만하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것은 2000선을 돌파한 지 13년만의 대기록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스피가 연일 급등한 것은 저금리로 인한 막대한 유동성과 '동학개미'로도 불리는 개인들의 적극적인 주식 시장 참여가 일궈낸 현상으로 분석된다.

6일 국민은행 딜링룸 전경.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에 3000선을 돌파했다.(사진=KB국민은행)

신한은행 투자관련부서 관계자는 "숫자마다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겠지만 시가총액은 2천100조원이고 2020년 명목 GDP는 1천900조원으로 GDP 대비 시가총액이 100%를 넘어섰다"며 "종전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3000 돌파, 개인+풍부한 유동성이 만든 '합작'

시장 관계자들은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선 데에 대해 개인의 투자관 변화, 풍부한 유동성이 만들어낸 합작이라고 진단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코스피 3000 돌파는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에 예금하기보다는 주식에 투자하는 시대가 왔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스피가 크게 오른 것은 투자에 대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면서 "예전에는 주식을 위험한 것으로만 간주했으나 학습을 통해 잘 투자하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주가가 역사적 고점을 계속 경신하고 있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유동성 효과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유동성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화폐 가치 떨어지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해 주식 투자를 필수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했다"고 짚었다.

3000은 '반짝' or '이어질까'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돈이 풍부해도 국내 주식 수요가 줄어들면 주가는 오르기 힘들겠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으므로 코스피 3000선에 안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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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실적 등으로 평가할 때 3000선 안착을 위해선 기업실적이 당연 뒷받침돼야 하는 것과 더불어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확대 등의 요소가 추가돼야 한다고 보여진다"며 "기대를 저버릴 필요도 없지만 너무 낙관론 일색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인의 주식투자는 신용대출과도 맞물린다. 올해 가계 신용 대출이 많이 제한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의 자금 유입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변종 코로나19의 등장에 따른 국가폐쇄, 방역실패, 미중무역갈등 심화, 3월 공매도 제한 해제 등이 트리거가 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