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ESS 대형 화재 방지 기술 개발

중소기업 대경산전과 공동...미세 아크 감지 시스템 선보여

과학입력 :2021/01/06 10:32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원장 이낙규)은 중소기업 대경산전과 공동 연구로 ‘ESS(Energy Storage system) 미세 아크 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미세 아크(Arc, 전자 불꽃)를 사전에 감지해 전원을 차단, 대형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ESS는 수많은 배터리와 커넥터 등이 결합돼 만들어 진다.  때문에 하나의 배터리에서 작은 불꽃인 미세 아크가 발생하면 다른 배터리로 옮겨 붙으면서 대형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ESS 대형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1차로 미세 아크 발생 자체를 줄이면서 2차로 발생한 미세 아크를 조기 발견해 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SS를 생산하는 대경산전은 미세 아크 발생 원인에 주목했다. 배터리를 연결하는 커넥터 체결부가 헐거워지면서 에너지 전달 효율이 감소하고, 결국 과부화로 미세 아크가 발생해 화재로 이어진다고 봤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배터리와 커넥터 사이에 완충부를 추가했다. 다만 배터리 커넥터 소재는 ‘동’이고 완충부 소재는 ‘알루미늄’이여서 두 ‘이종 소재간 접합’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었다.

ESS 앞에서 생기원 심지연 박사(왼쪽)와 대경산전 김경호 연구소장이 포즈를 취했다.
배터리 커넥터(왼쪽)와 피라미드 엠보싱 구조의 뚜껑(오른쪽) 내부 모습.

이와 함께 미세 아크 신호의 포집률을 높이기 위한 독자적 아이디어를 도출, 배터리 트레이 상단 안쪽을 피라미드 엠보싱 형태로 제작해 미세 아크의 빛 반사를 통해 센서까지의 도달률을 높였다. 이를 위해 소재는 자외선 반사율이 90%이상인 알루미늄을 선택했다. 하지만 일반 프레스 성형으로는 피라미드 엠보싱의 뾰족한 부분이 찢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알루미늄 ‘난(難)성형’이 제작의 걸림돌로 남았다. 이 두 문제를 생기원이 해결했다.

생기원 탄소소재응용연구그룹 심지연 박사가 주인공이다. 심 박사는 전자기력 기반 고속접합 및 성형기술을 적용해 대경산전이 안고 있던 두 문제를 해결했다. 전자기력을 이용해 소재와 소재가 200m/s이상 고속에서 충돌하면, 순간 소재가 유체처럼 변하면서 강하게 접합되는 원리를 이용, 이종소재인 배터리 케넥터(동)-완충부(알루미늄)의 접합문제를 해결했다.

마찬가지로 전자기력(충전된 고(고)전기에너지를 수백 마이크로초(μs) 이내에 방전하면 코일과 가공재 사이에 전자기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루미늄을 고속에서 성형하면 국부가 가열됨으로써 성형성이 개선되는데 이를 통해 뾰족한 피라미드 엠보싱 구조의 트레이 제작이 가능해졌다. 피라미드 엠보싱 구조는 어느 배터리에서 미세 아크가 발생하든 빛 반사를 통해 단 1개의 센서만으로도 미세 아크 신호를 80%이상 포집할 수 있다. 다량의 센서를 달지 않아도 돼 센서 비용 절감 효과도 발생했다.

대경산전은 생기원과 협업을 통해 회사의 신성장동력인 ESS시스템에 안정성을 더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기술관련 특허 출원 3건, 고용창출 3명의 성과도 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상용화를 위한 실증테스트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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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심지연 박사는 “ESS 미세 아크 감지 시스템은 기업의 독자적 아이디어와 생기원의 기술력이 합쳐진 협업의 결과물”이라며 "향후 기업의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경산전 김경호 연구소장은 "중소기업이 성형·접합에 새로운 인력이나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생기원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꿔줬고, 기업이 채우기 어려운 공백을 채워줬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기원 ‘중소기업 지원 선도연구기관 협력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