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원격 개발 주인공은 수주기업과 개발자, 발주기업 모두입니다. SW원격지 개발이 정착하려면 어느 한쪽이 아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주기업은 SW를 원격에서 개발해도 품질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하고 이를 위해 개발 역량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발주자는 국내 ICT 환경이 SW 원격 개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법에 규정한 SW 원격 개발이 잘 정착하도록 힘을 보태야 합니다."
이상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SW시장환경개선팀장(법학 박사)은 4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우수한 SW 인력을 배출하려면 개발 환경을 혁신해야 한다"며 SW 원격 개발 중요성을 강조했다.
SW 원격 개발은 공공기관이 구축하는 정보시스템 개발을 혁신하기 위한 것이다. 즉, 지금처럼 발주처(공공기관) 인근에서 SW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발주처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개발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0일 새로운 SW진흥법이 발효하면서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이 정보시스템 구축시 SW원격 개발을 우선 검토하도록 명문화했다.
SW 원격 개발이 선진 SW 환경 구축과 국내 SW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SW 원격 개발은 개발자가 원하는 근로 환경에서 일 할 수 있고 수주(SW)기업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발주(공공)기관은 선진 발주역량(Good-Acquisition)으로 발주 역량을 높일 수 있다. SW 원격 개발을 하려면 SW 품질이 보증돼야 하기 때문에 SW 품질을 높일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SW 품질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필수 요소로, 결국 SW 원격 개발은 우리나라 SW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디폴트'인 셈이다.

NIPA가 2017년 발간한 SW공학백서에 따르면 기업 규모별 SW공학 수준은 대기업이 85점, 중소기업이 66.5점에 달했다. 중소기업의 SW품질 역량에 개선점이 많은 것이다. 또 NIPA 조사 결과 SW 원격 개발을 현재의 39.6%(633개 사업)에서 50%(800)로 확대하면 157억원의 기업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랫동안 SW 시장의 법 제도를 담당해 온 이 팀장은 "개발자의 개발 환경이 우수해야 우수한 성과물이 나온다"면서 "SW원격 개발이 SW 공공시장의 모든 폐해를 해소할 수 없지만 기존 관행과 문제점을 혁신하기 위해 반드시 정착돼야 할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도 민간 주도 원격 개발이 활성화돼 있다"면서 "SW 원격 개발은 명확한 문서 기반의 체계적 업무 진행으로 발주처와 수주 기업간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에 SW 원격 개발이 규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존에도 있었다. 이 팀장은 "기존에는 수주자와 발주자가 상호 협의해 SW원격 개발을 정했지만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SW진흥법 및 하위법령(과기정통부 고시)은 발주자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SW원격 개발을 우선 검토 하도록 했다"면서 "이 점이 기존 법과 차이고 진일보 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오래전부터 SW원격 개발을 원해왔다. 일각에서는 새로 시행한 SW진흥법이 "SW 원격 개발을 꼭 해야만 하는 '머스트(must)'로 규정한 게 아니라 '우선 검토'로 했다"며 실효성에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SW 원격 개발은 보안 등 여러 면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셋업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 처음부터 강제화하는 것은 실효성 측면에서는 효과가 더 있지만 원격 개발 관행이 아직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우려됐다"며 "과도기적 과정을 거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NIPA는 SW원격 개발이 정착될 수 있게 앞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수주기업 과 발주기관 역량 강화도 적극 지원한다. 그동안에도 NIPA는 공공 발주기관의 사업관리 및 품질관리 역량 향상을 적극 지원해왔다. 분석->설계->구현으로 이뤄진 정보시스템 구축 전 과정을 지원했는데 이 건수가 2018년 170건에서 2000년 300건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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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은 "과기정통부가 집계한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의 올해 정보시스템 구축(SW개발) 건수는 1236건에 규모는 1조2723억원"이라며 "앞으로 공공 분야 발주기관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낼때 원격근무를 우선 검토했는지 조사해 정기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수주 SW기업과 커뮤니케이션하기 힘들다고 발주기관들이 말하지만 우리나라는 원격 근무 환경을 보면 SW 원격 개발이 문제 될 게 없다"면서 "국내 SW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새로 마련한 SW 원격 개발 우선 검토가 시장에 잘 정착할 수 있게 자주 만나 소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