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AI예타에 큰 관심...전국서 AI 교육"

[4차산업혁명 2021년 전망] ③인공지능(AI)

컴퓨팅입력 :2021/01/04 14:07    수정: 2021/01/04 16:56

코로나19는 날벼락처럼 찾아왔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그중 하나가 '4차산업혁명의 대중화'다. 4차산업혁명은 그동안 일부의 선언적인 구호로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4차산업혁명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신축년(辛丑年) 새 해를 맞아 10개 키워드로 4차산업혁명의 진화 방향을 전망해본다.[편집자주]


③인공지능: "수천억 AI예타에 큰 관심...전국서 AI 교육"

"인공지능(AI)은 새로운 전기다."

AI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앤드류 응 미국 스탠포드대학 교수가 한 말이다. 4차산업혁명 근간 기술인 AI의 범용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는 "AI는 슈퍼맨과 같은 힘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도 했다. 데이터와 결합한 AI가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올해도 AI는 우리 산업과 생활에 더 깊숙이 들어올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AI가 창출하는 추가 경제가치가 2030년까지 13조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2018년)했다. 또 다른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AI도입시 GDP 성장률이 연평균 1.2%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선진각국이 AI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2019년 12월 AI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전략'을 발표, 이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특히 올해는 수천억원 규모 AI예비타당성(AI예타)가 통과될 예정이여서 어느때보다 기대가 크다. 인력 양성 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다. 전국 5개 거점에서 처음으로 AI교육을 시행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AI교육플랫폼이 만들어진다. AI 선도국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법제도도 올해 본격 마련된다. 지난해 12월말 정부는 30개 AI관련 법, 제도, 규제 정비 과제를 도출했는데 이 중 15개 과제(데이터기본법 제정 등)가 올해 제도화된다. 인프라 강화 및 AI 확산 노력도 계속된다. 3천억원을 투입해 AI학습데이터 150종을 새로 구축하고 국방, 관세, 안전 분야에 AI를 적용한다.

올해 쏟아질 신기술도 관심사다. 지난해에는 'GPT3(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3)'와 '알파폴드(Alphafold)' '뮤제로(MuZero)' 같은 걸출한 AI 알고리즘이 나와 세상을 깜짝 놀라게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자금을 지원해 만든 미국 오픈AI가 만든 'GPT3'는 언어AI 분야에서,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폴드'와 '뮤제로'는 생물학과 AI강화학습 분야에서 각각 신기원을 이뤘다. 올해는 어떤 상전벽해 기술이 등장할까? 1순위가 GPT4 기술이다. 처음으로 1조원대 독립변수(패러미터) 벽을 깨는 AI가 될 전망이다. GPT4 외에 'AI엔지니어링' '연합학습' '초자동화' 같은 기술이 올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다. 기술은 양날의 칼이다. AI를 악용하려는 시도도 그치지 않을 것이다. 소위 AI 역기능이다. 올해도 AI기술을 악용해 가짜 영상과 가짜 정보를 만드는 딥페이크(deepfake)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브스는 "2021년 미 정가에 딥페이크(deepfake)가 주류가 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알고리즘 과 데이터 편향성, 인공지능 활용 격차 확대 등은 올해도 풀어야 할 숙제다.

AI전문기업 부상도 관전 포인트다. 작년에 솔트룩스, 알체라 같은 AI전문기업들이 코스닥에 상장, 주식시장을 달궜다. 특히 작년 12월말 상장한 알체라는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일약 시총 5천억원대 회사에 올랐다. 올해도 뷰노, 마인즈랩, 애자일소다, 씨이랩, 코어라인소프트 같은 AI기업들이 상장에 나선다. AI스타트업 투자는 해외에서도 핫이슈다. 미국 DB인사이츠에 따르면 2014년 42억5000만달러였던 AI스타트업 투자는 2017년 168억1400만달러, 2018년 221억4800만달러, 2019년 266억달러(2235건)로 매년 크게 상승했다.

AI예타 4월 통과...3000억 규모 AI학습용 데이터 사업 등 주목

국내 AI 산학연이 올 4월 통과가 유력시되는 'AI예타'에 주목하고 있다. 규모가 수천억대로  AI발전 생태계 조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등이 준비한 'AI예타'는 작년 10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오는 4월 본 심사를 남겨 놓고 있다. 심사에 올라간 규모가 8천억~9천억 수준이다. 연구계는 어느 정도가 감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돈은 AI원천 기술 개발과 실증 사업 등에 투입된다. 많은 액수는 아니다. AI가 국가경쟁력을 가르고 원천 기술 경쟁력이 갈 길이 멀다는 점에서 조(兆) 단위 예타가 필요하다. 

AI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가 산업 활성화를 위해 투입하는 재정도 시장 활성화의 지렛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의 AI 전담국(인공지능기반정책관)이 올해 사용하는 예산은 약 1조원 정도다. 업계가 주목하는 AI학습용 데이터 구축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약 3천억원을 투입, AI기술 개발에 필요한 학습용 데이터셋 150종을 새로 구축한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2025년까지 1300여 종의 데이터셋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미 2017년~2019년 21종, 2020년 본예산으로 20종, 추경 예산으로 150종을 구축, 현재까지 총 191종의 데이터셋이 구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IT강국을 넘어 AI강국으로 가자고 말하고 있다.

AI 기업들이 선호하는 'AI 바우처 사업'도 지난해에 이어 시행된다. AI를 도입하려는 수요기업과 AI 솔루션을 보유한 공급기업을 매칭해주는 사업이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모두에 만족도가 높다. 국방, 관세, 안전, 의료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하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7대 공공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AI+X' 사업에도 올해 523억원이 투입된다.

'7대 AI+X' 사업은  ▲의료영상 진료·판독 시스템(국방부·심평원) ▲해안경비 및 지뢰탐지시스템(국방부) ▲불법 복제품 판독시스템(관세청) ▲신규 감염병 대응시스템 ▲에너지 효율화(산자부) ▲지역특화산업 지원(지자체 충청북도) ▲국민안전 확보 및 신속대응 지원(경찰청) 등이다.

15개 법제도 마련...데이터 기본법 등 제정

정부가 지난해말 발표한 AI관련 30개 법, 제도, 규제 정비 과제가 올해부터 본격 제도화된다.

30개 과제는 산업진흥과 활용 분야(데이터 기본법 제정, 저작권법 개정, 인공지능 법인격 부여, 자율적 알고리즘 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등)가 18개, 역기능 방지(디지털 포용법 제정, 알고리즘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 인공지능 윤리기준 마련 등)가 12개인데 이중 15개 과제가 올해 제도화된다. 1개 과제(인공지능 창작물의 권리 관계 정립)는 몇년 과제로 착수에 들어간다.

올해 제정하는 AI 관련 대표적 과제가 데이터기본법이다.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이 법은 데이터 개념과 참여 주체, 정부 책무를 규정했다. 상반기 중 제정된다. 이외에 데이터에 기반한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과 중소제조기업 데이터 활용을 위한 중소기업 스마트제조혁신법도 올해 함께 마련된다.

또개인정보보호법도 개정, 자동화한 개인정보 처리에 의존한 의사결정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고 이의제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저작권법도 개정해 타인의 저작물이 일부 포함된 대량의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학습이 가능해진다. 알고리즘의 인위적 조작 방지와 공정한 운영을 지원할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와 논의해 인공지능 창작물 투자자 및 개발자 등의 지식재산권 인정 여부도 방안을 마련하고, 작년의 인공지능 윤리기준에 이어 올해는 AI 윤리교육 커리컬럼 연구가 진행된다.

인공지능 도입이 가능한 행정 영역에 명확한 법적 근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행정 행위의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이외에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디지털 포용정책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와 자율주행차 분야의 추가적 규제 개선 과제 발굴 및 자율운항선박 분야 규제혁신 로드맵이 올해 마련된다.

어떤 AI기술이 주목?..GPT4와 AI엔지니어링, 바이오 분야 시선

기술적으로 올해 가장 큰 관심사는 GPT4 등장이다. GPT는 고성능 언어처리(NLP) AI모델이다. 2019년 오픈AI가 첫 NLP모델인 GPT2를 개발, 공개했다. GPT2는 독립변수(패러미터)가 10억개로 당시만해도 엄청난 양이였다. 작년에는 1750억개 독립변수를 가진 GPT3가 나와 다시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시선은 GPT4로 쏠린다. GPT4는 처음으로 1조대 독립변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GPT4를 내놓을 후보자로는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페이스북, 구글 등이 꼽힌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알파폴드'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데 성공해 "생물학 50년 난제를 AI가 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AI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큰 공헌을 했다. 보통 5년 이상 걸리는 백신 개발이 AI덕분에 약 1년만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왔다. AI는 올해도 바이오분야에서 깜짝 놀랄 신기술을 선사할 전망이다. 

가트너가 꼽은 올해 핫 AI기술은 'AI엔지니어링'과 '초자동화(Hyperautomation)'다. AI엔지니어링은 AI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AI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선 ‘연구'와 함께 엔지니어링 기술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버크 가트너 부사장은 “AI를 활용한 초자동화 생산단계까지 가기 위해선 AI엔지니어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초 자동화’는 기존의 AI기반 자동 로봇 수준을 넘어 여러 개의 머신러닝과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적용, 산업 전반을 자동화하는 것을 말한다. 가트너는 초자동화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포브스가 뽑은 2021년 AI기술은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트랜스포머(Transformer) 등 세가지다. 비지도 학습은 현재 AI학습 대세인 지도학습(upervised Learning)과 차원이 다른 기술이다. 지도 학습은 사람이라는 지도자(슈퍼바이저)가 있어야 한다. 누군가 데이터를 입력해 줘야하기 때문이다. 반면 비지도 학습은 사람 도움없이 시스템 스스로 환경을 이해한다.

'연합 학습'은 2017년 구글 연구진이 처음으로 공식화한 개념이다.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한 AI 학습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딥러닝은 학습 데이터를 클라우드나 서버 등 한 곳에 집중한 뒤 학습한다. 이 경우 국가별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달라 세계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연합 학습' 다수 소형 장치를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하므로 한 곳에 데이터를 집중할 필요가 없다. 기존 딥러닝 방식보다 개인정보를 더 강화할 수 있다.

'트랜스포머'도 2017년 구글이 처음으로 제안한 기술이다. 언어 AI(NLP)를 위한 핵심이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GPT-3의 기술 기반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NLP는 반복적인 신경망 기술을 바탕으로 했다. 반복적 신경망은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한다. 단어가 나타나는 순서에 따라 한 단어씩 처리한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는 병렬 방식으로 언어 처리, 주어진 텍스트를 동시에 분석한다.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학습에 효과가 있다.

이들 기술 외에 현재 AI의 '아픈 부분'을 해결할 '설명 가능한 AI'와 데이터를 적게 써도 할 수 있는 AI,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보내지 않고 에찌(Edge)라 불리는 각 기기(단말)에서 처리하는

타이니AI(온 디바이스 AI) 같은 기술 발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민 대상 AI교육 플랫폼 개통...AI대학원 2곳 추가 총 10곳으로

정부는 올해도 다방면에서 AI인력을 육성한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전국을 5대 거점(서울,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 대전·충청·세종)으로 나눠 각 거점에 산업전문 AI인력을 양성할 AI교육거점센터를 설립한다. 또 국민 AI 및 SW 역량강화를 위한 온라인 AI교육플랫폼도 올해 처음으로 구축된다. 

세계 최고 수준 AI인력을 목표로 한 AI대학원은 올해 두 곳이 추가, 총 10곳으로 늘어난다. 가칭 'AI교육연구 허브'도 올해 새로 만들고 SW중심대학 2단계 개편으로 AI융합교육을 강화한다.

제조업 등 기존 산업 및 지역 인력에 대한 AI 교육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시한다. 특히 초·중등 AI 및 SW 교육의 우수모델 확산을 위한 AI교육 선도학교가 지난해 247곳에서 올해 500곳으로 늘어난다.

광주에 세계적 AI클러스터를...올해 103억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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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 세계적 AI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사업도 올해 가속도가 붙는다. 시가 올해 확보한 이 사업 예산은 800억5000만원이다. 지난해(697억원)보다 103억5000만원(14.8%)이 늘었다. 7건의 사업이 정부예산에 반영됐다. 이중 신규사업은 4건(123억5000만원), 계속사업은 3건(677억원)이다. 올해 정부예산에 반영된 세부 사업을 살펴보면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645억원) ▲인공지능대학원 지원(20억원) ▲인공지능 기반 취약계층 개인맞춤형 국가돌봄서비스(12억원) ▲인공지능기술 실증 테스트베드 조성(70억원) ▲AI기반 바이오 및 헬스케어 융복합 제품개발 사업화 플랫폼 구축(24.5억원) ▲산업데이터 표준화 및 인증기반 구축(25억원), ▲인공지능 컨퍼런스(4억원) 등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1월 인공지능 광주시대를 열기위한 비전과 4대 추진전략 및 20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작년에 55개 인공지능 전문기업 및 기관이 시와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이중 33개 기업이 광주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시는 작년 7월 인공지능 사관학교도 개교했다.

광주인공지능 비전 선포식 및 사업단 출범식이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