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개사 최고경영진, 새해 1월 준법위와 첫 만남...이재용은?

26일 상견례 갖고 삼성 준법문화 정비 '속도'…이재용 최종 선고 주목

디지털경제입력 :2020/12/31 14:49    수정: 2020/12/31 15:21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새해벽두부터 삼성 7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첫 만남을 갖고 그룹내 준법문화 확산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속한대로 각 조직에 준법문화를 빠르게 확산시키기 하기 위한 첫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도 준법위 위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준법위에 따르면, 준법위는 7개 삼성 관계사 최고경영진과 1월 26일 첫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최고경영진이 참석한다.

이날 양측은 새해 첫 상견례 자리를 갖고 추후 만남 일정과 준법경영 강화 방안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시스)

준법위는 지난달 정기회의에서 이번 간담회 개최를 결정하고 일정을 조율해왔다. 준법위 위원들은 지난 7월 7개 삼성 관계사의 준법지원인, 실무책임자와 첫 워크숍을 갖고 준법 활동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지만, 최고경영진들과 한 자리에서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법위는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 요청으로 올초 독립 출범한 삼성 준법·윤리경영 감독 기구다. 준법위는 지난 2월 출범한 이후 매달 정기회의를 열고 협약을 체결한 삼성 7개 관계사들의 내부거래, 대외후원금, 신고·제보건을 검토하며 감시·감독 활동을 이행해왔다.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도 준법위 위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준법경영을 직접 챙길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전날(30일)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그동안 위원님을 자주 보면 감시·견제하는 위원회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가 있었는데, 이제 정기적으로 뵙고 저와 삼성에 대한 소중한 질책을 듣겠다"며 "삼성을 철저하게 준법위 틀 안에 있는 회사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월 해외 출장을 떠나기 전 준법위 정기회의에 참석해 앞으로도 이 같은 소통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지난 5월 준법위 권고에 따라 공표한 경영권 승계·노동·시민사회 소통 등 3대 의제 관련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도 언급했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내년 초 이 부회장의 양형 결과에 따라 준법위 위원들과의 정기적 만남 여부는 달라질 전망이다.

전날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재판부가 내년 1월18일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할 경우 사실상 면담이 어려워지게 된다. 준법위 등 삼성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이 부회장의 양형 요소로도 반영될 수 있어 관심을 받아왔다.

준법위는 최근 재판에서 지정된 전문심리위원들의 준법위 지적사항과 관련해 ▲위원회 권고의 실효성 보장 강화 ▲위원회 협약 탈퇴와 관련한 절차적 요건 강화 ▲위원회의 인력, 예산에 관한 권한의 실효성 보장 강화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관련 내용을 반영해 현행 제도를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김지형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송년사를 통해 그간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올 한해 위원회에 정성을 다하려고 했다"며 "위원회를 되돌아볼 기회가 돼 자신도 모르게 느슨해진 마음에 정신 차리고 화두를 놓치지 말라 내리치는 죽비소리가 아닐까 여겨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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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위원회가 할 일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분명하다. 승계, 노조, 소통 3가지를 핵심 준법의제로 삼았고 돌이켜보면 위원회가 맨 먼저 한 일은 향후 과제를 리스크 별로 유형화하고 정리하는 일이었다"며 "첫 다짐에 비하면 올해 이룬 바는 한참 모자라지만 '준법경영의 파수꾼 역할을 다 하겠다' 등 다짐은 새해에도 유효하다. 위원들과 의연히 이 다짐을 견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세밑이다"고 전했다.

한편, 준법위는 내년 첫 정기회의를 1월 21일에 개최한다. 2월부터는 셋째 주 화요일에 정기회의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