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다사다난 인터넷 업계

굿바이 2020...인터넷·이커머스 업계 결산

인터넷입력 :2020/12/31 09:21    수정: 2020/12/31 15:21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이커머스 업계가 여느 때보다 주목받았다.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시행으로 인해 비대면 구매가 활성화됐고, 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 모든 것이 손가락 하나로 주문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앱 서버 폭주로 접속이 마비가 되는 현상도 일어났다.

최근 통계청 자료 따르면 지난 3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역대 최대인 42조4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9%가 증가했다. 새벽배송을 대표하는 마켓컬리와 쿠팡뿐만 아니라 대기업 유통 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며 배달이 치열해졌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도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확대하며 오프라인 소비자 수요 잡기에 나섰고, 네이버는 동네 시장이나 마트와 손잡고 장보기 서비스를 출시하며 온라인 쇼핑 외형을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사회적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면서 비대면 구매 외에도 배달앱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외에도 쿠팡이츠와 위메프오 등도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배달앱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이런 가운데 다양한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합종연횡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쟁사를 가리지 않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과감히 손을 잡으면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네이버와 CJ의 혈맹...내년부터 시너지 기대

올해 네이버는 CJ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쇼핑과 결제, 물류로 이어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타사와 차별화된 쇼핑 서비스를 예고했다.

그동안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주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쉽게 구매하게 하는 기능에 충실한 네이버는 이커머스 사업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지만, 물류 분야에서는 항상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네이버는 이번 CJ그룹과의 지분 교환으로 CJ대한통운의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을 분명히 했다. 주문이나 배송 알림까지 전 과정을 네이버 안에서 디지털화하고, 수요 예측이나 물류 자동화, 재고 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과 같은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정교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는 자사 이커머스 플랫폼을 사용하는 스마트스토어나 브랜드스토어 운영자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네이버 안에 가둘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_CJ (이미지투데이 사진 활용)

■ 아마존, 11번가 통해 한국 진출...내년 하반기 본격 승부

아마존과 11번가의 맞손도 올해 이커머스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아마존이 11번가에 지분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에 그 구체적인 규모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아마존 상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해외 직구액은 2조8천5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늘었다. 광군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에 몰리는 직구 수요를 생각하면, 올해 해외 직구 시장이 지난해보다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직구 시장이 큰 이유도 있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직구 규모 또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11번가와 아마존이 협업이 단순히 구매 편리함을 주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풀필먼트를 통해 빠른 배송까지 제공한다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독일이 품은 배달의민족…요기요는 어디로

배달앱 시장도 시끄러웠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 3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음식 서비스 분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7% 성장했다. 배달앱은 주문량을 정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보다 40% 이상은 증가했을 것으로 본다. 

이 가운데 지난해 요기요 본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해 요기요와의 합병을 발표했고, 얼마전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내놓았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 위해 DH코리아가 서비스하는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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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측은 곧 우아한형제들을 가족으로 맞이해 기쁘다고 발표하며, 요기요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입장을 냈다. 공정위의 결정이 유감스럽지만,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앞으로 김봉진 의장은 DH와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만들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의 눈은 요기요 매수자에게 쏠려있다. 공정위가 6개월이라는 시간을 준 만큼, DH의 매각 작업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