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룩스 "새해 미국서 AI서비스 론칭···바이오 시장 진출도"

이경일 대표 인터뷰..."AI시장 옥석가리기 2~3년 갈 것"

컴퓨팅입력 :2020/12/29 16:47    수정: 2020/12/29 17:53

솔트룩스가 새해 미국에서 AI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또 바이오헬스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29일 지디넷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AI플랫폼 회사로 계속 성장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솔트룩스는 국내 AI리딩기업으로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회사 이름 솔트룩스는 소금(솔트)과 빛(룩스)의 합성어다.

솔트룩스가 시장에 공급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AI 스위트(AI Suite) ▲빅데이터 스위트(Bigdata Suite) ▲그래프DB 스위트(GraphDB Suite) ▲AI 클라우드(AI Cloud) 등 크게 4 종류다

. 'AI 스위트'는 음성 인식 및 합성, NLP, 이미지 및 얼굴 인식 등 10가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통합 플랫폼고, '빅데이터 스위트'는 빅데이터를 저장, 융합, 분석하는 데 활용한다. 또 '그래프DB 스위트'는 기존 테이블 구조의 데이터베이스(DB)에서 연결된 그래프데이터를 저장 및 분석하는 툴이고 'AI 클라우드'는 멀티 클라우드 기반의 학습과 도메인 적용이 가능한 온디맨드 AI 서비스다.

솔트룩스는 지난해 1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대표는 "AI매출만 140억~150억원쯤 된다"면서 "3분기에도 사업 수주액이 30% 늘었다"고 말했다. AI 기술에 대해 이 대표는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하나는 점점 인간처럼 추론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GPT처럼 어마어마한 양을 사용하는 AI"라고 내다봤다. 아래는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상장한 지 5개월쯤 지났다. 상장사가 되니 어떤가.

"공모가격이 2만5천원이였다. 현재 3만 5천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올해 목표 주가는 이미 찍었다. 우리 주가가 스테디하더라. 우리가 잘한다고 오르지 않고, 못한다고 떨어지지 않더라. 주가보다는 시총으로 봐야한다. 현재 시총이 1700억~1800억원 정도 한다. 공모로 200억 정도가 회사에 들어왔다. 일부러 적게 받았다. 주식 거래량이 적은 이유다. 솔트룩스는 상장하기 전에도 경영이 굉장히 투명했다. 지난 10년간 외감을 받는 등 상장사처럼 경영해왔다."

-3분기 실적은 어땠나

"3분기 영업이익이 9억 8200만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5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 정도 늘었다. 지난 8월 'AI 클라우드'도 새로 론칭했다. 클라우드 기반에서 AI를 빌려쓰는 파스(PaaS) 서비스다. 중장기적인 캐시카우다. 향후 몇년간 퍼블릭 클라우드에 돈이 몰릴 거다. 솔트룩스는 멀티 클라우드를 지원한다. 자체 데이터센터(IDC)도 7년전에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가 올해 와 새해 경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보통 AI기업들이 매출이 많지 않다. 솔트룩스는 어떤가.

"우리는 AI로만 매출을 140억~150억원 정도 올리고 있다. 20억짜리 한국투자증권의 AI콜센터 사업을 우리가 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하고 있다. 범정부 민원365 서비스에도 우리 AI챗봇이 들어갔다. 우리가 만든 챗봇이 국가표준플랫폼으로 선정, 올해만 9개 부처 산하에 들어갔다. 내년과 후년에 더 확대된다."

-챗봇은 AI가 아니라고 하는 시각도 있다

"그렇지 않다. SI로 하는 챗봇이 AI가 아니다. 챗봇은 채팅을 통해 대화를 하는 봇으로 규칙을 갖고 하는 것과 딥러닝을 이용하는 것이 있다. 둘이 섞여 있는 것도 있다. 자동차로 치면 가솔린차냐 전기자동차냐 자율차냐 하는 식이다. 솔트룩스 챗봇은 딥러닝 기술이 굉장히 깊게 들어가 있다. 그래서 비싸다. 카카오나 네이버 챗봇보다 훨씬 가격이 높다."

-65년 역사를 가진 AI가 그동안 두번의 겨울(침체기)을 겪었다. 세번째 AI겨울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는데

"세번째 AI 겨울이 올 것 같지는 않다. 가을쯤 되면 태풍이 오지 않나, 겨울보다 그런 느낌이다. 옛날에는 진짜 윈터(겨울)였다. 예산이 끊어지고(일본), 미국은 사업 자체가 없어졌다. 지금은 윈터라는 표현이 맞지 않다. 한국도 그렇고 전세계에서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겨울이라기보다 옥석가리기의 일종이다."

-옥석가리기가 얼마나 갈 것 같나

"앞으로 2~3년은 그럴 것 같다. 내가 자주 예로 드는 게 가트너 기술순환표다. 보통 신기술 등장 후 캐즘이라 불리는 실망의 시기가 오고, 신기술이 비즈니스 모델을 찾가가는 과정에서 사회 및 경제 가치와 충돌한다. 일종의 시행착오 시기로 새로운 비즈 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게 반복되면서 옥석가리기가 일어난다. 딥 마인드를 봐라. 적자가 2조가가 넘는다. 그래도 구글은 딥마인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우리 회사도 지난 4~5년간 매출이 매년 20~30% 성장했다. AI로만 140억~1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이것만 봐도 윈터는 아니다."

-AI강국을 위해 각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X+AI'가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 'X+AI'를 해야 할까

"한국 현실을 감안하면 제조다. 피터 드러커가 말한 것 처럼 '잘하는 걸 더 잘하는 게' 맞다. 반도체와 자동차도 제조다. AI를 적용해 제조 분야의 DNA를 바꿔야 한다. 그런데 제조는 노사 문제가 얽혀있다. 이 문제를 풀어야 가능하다. 두번째 X는 바이오헬스케어다. 이중 바이오는 맞는데 의료는 반반이다.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이 바이오에서 우리가 글로벌 리더십이 있다. 바이오 기업도 많다. 문제는 의료다. 규제가 많아 의료AI 강국이 될 수 있을 지 반반이다."

-제조AI는 어떻게 보나. 중기부가 AI를 활용한 제조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데

"제조 산업의 AI 도입은 긴 안목으로 봐야 한다. 장비에서 데이터가 많이 나오는데 이 데이터를 정제하고 관리해 인사이트를 얻는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린다. 2~3년 정도 잡아야 한다. 제조에 지원하는 AI가 단기여서는 안된다. 데이터가 누적되도 2~3년은 있어야 써먹을 수 있다. 적어도 3년 플랜으로 짜야 한다."

-AI 선도국가간 주도권 경쟁이 뜨겁다. 우리나라가 집중해야 할 차세대 AI 기술은

"멀티모달이 한 예다. 지금은 단위 인지와 단위 지능 등 단위에 집중하고 있다. 음성인식 따로 음성합성 따로다. 시각인지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뇌는 따로 따로 작동 하지 않는다. 한번에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한다. 이게 멀티 모달이다. 머신러닝에도 이런 멀티 모달이 필요하다. 설명가능한 AI는 재작년부터 추진하고 있고 더 잘하면 된다. 복합추론 분야도 차세대 AI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하고 있다. 따로따로 하는 수학적 추론과 논리적 추론을 통합해 머신러닝에 적용하는 거다. 빅데이터가 아니라 휴즈(Huge) 데이터나 휴즈 컴퓨팅에 기반한 대규모 모델을 만드는 거도 필요하다. 미국 오픈AI가 내놓은 GPT3 같은 거다."

이경일 대표가 회사가 받은 상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공공 사이드에서 GPT3 인프라를 구축해줘야 하나

"한국에서는 GPT3를 해 볼 방법이 없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오픈AI가 GPT3를 한번 돌리는데 50억원 넘게 들어갔다. 중간에 오류를 발견해 스톱하고 다시 돌려야 했지만 그냥 돌렸다. 비용 때문이다. GPT3는 CPU가 수십만개 사용됐고, GPU도 엄청 들어갔다.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GPT3 성능이 과장됐다는 시각도 있다

"사실 GPT3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처럼 그렇게 어마어마한 건 아니다. GPT3가 상당히 의미있는 건 맞지만 과장된 면도 있다. GPT3를 보고 강AI(스트렁AI)가 도래했다고 하는 건 과하다. GPT3는 자신이 학습한 데이터만을 활용한다. 이 때문에 학습하지 못한 데이터를 적용할 경우 이상한 답을 내놓는다. 솔트룩스도 GPT를 한다. 솔트룩스는 한 통신사의 AI 프로젝트에 참여해 GPT-2.5를 바탕으로 디지털 휴먼인 'AI 가람이'를 만들었다. AI 기술과 3D 모델링, 애니메이션 기술 등을 결합해 내놨다. 향후 키오스크와 스마트폰 앱에 대화형 AI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두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 하나는 점점 인간처럼 추론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GPT처럼 어마어마한 양을 사용하는 거다. GPT3는 양을 어마어마하게 때려 넣어 질적으로 변화시킨 거다. 학습에 백만개, 이백만개 데이터를 넣어 좋은 거 한개를 나오게 했다. 양이 질을 만들어 낸거다. 이는 버트(BERT)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방법은 돈이 많이 들어간다. 아무나 할 수 없다. 돈 있는 사람이 하는 AI와 돈 없는 사람이 하는 AI로 양분 되고 있다. GPT는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대표적인 거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나라에서 할 수 있다. 하지만 GPT를 못한다고 기죽을 건 없다. 더 작은 하드웨어나 더 작은 데이터로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들면 된다. 가난하다고 천재가 나오지 않는 건 아니지 않나. 접근 방법의 문제다."

-광주광역시와 AI사업 MOU를 맺었는데...

"광주시와 공무원들이 진짜 열심히 일 한다. 잘해내고 싶은 열정이 대단하다. 단지, 이해관계자들이 너무 많다. 기업은 CEO 혼자 밀어붙이면 되지만 행정은 그렇지 않다.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솔트룩스는 지난 3월 광주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시와 MOU를 맺었다. 광주AI클러스터가 한국에서 의미있는 지역사업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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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전망한다면

"솔트룩스는 한마디로 말하면 AI플랫폼 회사다. AI플랫폼 회사로 계속 성장할 거다. 플랫폼 위에 다양한 서비스와 파트너를 올릴 거다. 올해만 투자한 스타트업이 11개다. 12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1개는 엑시트 했다. 투자액이 100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AI플랫폼 회사로 성장하면서 생태계를 만드는데 더 집중하겠다. 올해 여러 성과가 있었다. 과기정통부의 9월 디지털뉴딜 우수 기업에도 뽑혔다. 또  AI 클라우드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자연어 처리, 음성인식, 음성합성, 얼굴인식, 챗봇, 지식그래프 등 6가지 영역에서 40개 이상의 인공지능 기능을 제공한다. 우리는 지난 20년간 연구개발(R&D)과 AI인재 확보에 3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대규모 데이터 확보에 집중해 약 150억건 이상 AI 학습 데이터와 2만 시간 이상  음성데이터를 구축했다. 또 KT가 산학연 16개 기업 및 기관과 국내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든 '클라우드 원팀(Cloud One Team)'에도 들어갔다. 내년에도 모든 사업에서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겠다. 특히 내년에는 새로운 사업 두 개를 론칭한다. 바이오헬스에 AI를 적용하고 미국법인에서 AI서비스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