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LNG, 석탄보다 친환경…'브릿지연료' 가능성 봐야"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탄소중립에 따른 전력수요 지속 검토"

디지털경제입력 :2020/12/28 17:03

정부가 탈(脫)석탄, 탈원전, 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28일 확정했다. 2034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절반을 폐지하고 대부분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하겠다는 게 이번 계획의 핵심인데, 석탄의 대안으로 부상한 LNG를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됐다.

주부무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LNG발전이 석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전원이란 점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2050 탄소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LNG가 '브릿지 연료'로서 효과를 보일 것이란 입장이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날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백프리핑에서 "LNG 역시 탄소를 배출하는 발전 방식은 맞지만, 석탄보다는 훨씬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를 보급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브릿지 연료로서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9차 전기본에 따르면 정부는 2034년을 기점으로 가동연한이 30년에 도래하는 석탄발전 30기를 폐지키로 했다. 이 가운데 24기는 수급안정을 위해 LNG발전소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의 설비용량은 올해 총 58기, 35.8기가와트(GW)에서 2034년 37기, 29.0GW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LNG발전 설비용량이 올해 41.3GW에서 58.1GW로 증가하는 것과도 대비된다.

문제는 석탄의 대안이 된 LNG발전의 태생적인 한계점이다. LNG는 석탄 대비 발전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적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탄소 배출원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온실가스 총 배출량이 석탄에 비교우위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어 LNG 확대 흐름이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또다른 난관이 될 우려도 있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사진=지디넷코리아

다음은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과의 일문일답

-9차 전기본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억5천200톤에서 2030년 1억9천260톤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2050 탄소중립 목표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LNG가 석탄에 비교우위를 갖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9차 전기본에 포함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UN에 연말 제출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의 정합성을 최대한 맞춘 것이다. 강화된 수정 NDC가 만들어진다면 이후 10차 전기본에 수정해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LNG는 여전히 탄소를 배출하는 발전은 맞지만, 석탄보다는 훨씬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보급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브릿지 연료로서의 가능성, 필요성을 감안해 이번 9차 전기본을 마련했다.

-지난 공청회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9차 전기본은 법정 수립시한인 2년을 넘겼는데, 탄소중립을 반영해 재검토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엔 동의하기 어렵다. 통상 2년 단위로 만들어야하지만 1년이 더 걸린 것은 의견수렴 때문이었다. 올해는 전략환경영향평가라는 신제도가 도입돼 정합성을 맞추는 과정도 새로 포함됐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각계가 요구한 사항을 충실히 반영했다. 탄소중립에 대한 정책 수요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전기본은 2년 단위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후 10차 계획에서 새로운 여건을 반영하면 취지가 충분히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9차 전기본에서 4차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소비량은 정량화하지 않았다.

▲여러 방법론을 고민했지만 다양한 기술 요소와 효과를 정량화하는 것이 당장은 어렵다고 봤다. 향후 2년간 준비를 해서 할 수 있는 범위까지 해볼 것이나, 2년 후에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면 그 역시 그 다음으로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기료 인상 요인에 대해선, 지금 당장을 보면 전력구입비를 원별로 봤을 때 재생에너지가 석탄 등 에너지원보다는 비쌀 순 있다. 다만, 2028년엔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의 균등화 발전비용(LCOE)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온다. 기술 변화와 추이를 보며 장기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봤다.

-태양광발전을 위한 부지는 얼마나 확보됐나. 향후 전력수급계획 하에서 또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

▲태양광은 지난 3년간 보급 목표보다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에만 4.5기가와트(GW) 이상의 설비가 보급됐다. 옥상·폐도로·철로·염해농지 등 환경훼손 가능성이 적고 수용성 확보가 용이한 곳을 바탕으로 공급 잠재량을 계산했을 때, 130GW 정도의 설비를 보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의 설비계획도 우선 공급 가능한 용지의 범위 내에 있다.

-환경부는 2025년까지 NDC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NDC는 올해 말에 내놓는 2030년까지 계획이 있고, 또 수정 NDC가 있을 수 있다. 5년 단위로 갱신해 2035년까지는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계획은  DC가 결정이 되면 종합 검토를 할 것이다. 이 점에 맞춰 에너지계획도 주기에 따라 수립될 것이다. 9차 전기본도 국가 NDC가 수정이 되거나 상향이 되면 10차, 11차가 되든 반영할 계획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