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 배달의민족vs요기요 누구 택할까

공정위 "요기요 6개월 내 팔아라" 조건...DH코리아 "독일 본사서 곧 공시”

인터넷입력 :2020/12/28 13:38    수정: 2020/12/28 13:38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이란 까다로운 카드를 꺼내면서 회사가 이를 수용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요기요 독일 본사인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배달의민족을 새롭게 얻는 대신 요기요를 매각할지, 혹은 인수합병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대로 요기요를 성장시킬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공정위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대신 공정위는 DH가 한국 지사인 DH코리아 지분 100%를 6개월 내에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하는 조건을 부과했다.

지난 달 같은 내용의 공정위 심사 보고서를 받아 든 DH 측은 공정위 조건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공정위 최종 결론이 나오는 전원회의에서 자사의 입장을 반영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었다.

하지만 공정위 심사위원들은 심사 보고서 원안대로 합의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한 회사가 될 경우 경쟁제한성이 커져 소비자와 음식점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또 경쟁 배달대행업체들의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공정위가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지만 그 조건이 까다로워 업계는 DH의 판단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요기요를 매각할 경우 국내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을 품고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만, 누가 2조원에 달하는 요기요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한국 시장이 위태해질 수 있다. 만약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과 같은 대형기업이 요기요를 인수하게 되면 배달의민족에 큰 위협이 된다.

그렇다고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 계획을 철회하게 되면 딜리버리히어로의 아시아 시장 공략에 차질이 생긴다. DH와 아시아 시장 도약을 꿈꿨던 배달의민족 역시 내상을 입고 다시 국내 시장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심사 기간에 소요된 1년여의 시간을 잃게 된다.

지금은 강력한 1위 사업자이지만 만약 DH가 한국 시장에 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고, 쿠팡이츠와 같은 경쟁사가 자금력을 앞세워 공세를 펼칠 경우 버틸 체력이 많지 않다.

DH가 이번 공정위 심사 결론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하지만 최종심 판결까지 수년이 소요되고, 그 기간 동안 인수합병을 하지 못해 실익이 없어 업계는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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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코리아 측은 공정위 판결에 따른 향후 계획에 대해 본사가 곧 공시할 예정이란 입장이다. 단, 아직까지는 요기요 매각 또는 인수합병 계획 철회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DH 본사 공시 이후 발표된 DH코리아의 공식 입장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