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애플 vs LG전자...누가 전기차 리더 되나

애플카 보도 다시 주목, 합작법인 설립 발표한 LG전자

카테크입력 :2020/12/23 15:55    수정: 2020/12/24 09:06

미래형 전기차 기술 개발을 위한 애플과 LG전자의 움직임이 뜨겁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애플이 직접 전기 파워트레인을 기반한 자율주행차를 만들것이라고 보도했고, LG전자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마그나와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 본사를 인천에 세운다고 발표했다.

아직까지 회의적인 ‘애플카’...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으로 현실화되나

애플카 개발에 대한 소식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2016년부터 애플카 프로젝트에 대한 비상이 걸리면서, 애플 스스로 자동차를 만들기에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 22일 로이터의 보도 이후로 애플카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더 커졌다.

로이터는 애플이 오는 2024년에 새로운 배터리 기술이 탑재된 전기 자율주행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타이탄 프로젝트가 점차 현실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애플의 전기 자율주행차를 생산하는지에 대한 여부다. 아직까지는 이 부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GV80에 애플 카플레이를 연결한 모습. 애플은 카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 개발에 힘썼지만, 직접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아직까지 회의적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앤드라이버’는 애플카 개발 소식이 전해진 후, 자체적으로 “애플카의 존재에 대해 믿는가”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최근 시작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중 66%는 차량의 실체를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34%는 애플카에 대해 믿는데 왜 이제껏 공개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차량 개발에 대한 애플의 직접적인 언급이 있어야 대중이 믿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아직까지 자동차를 직접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에 총력을 다해왔다.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디지털 키로 BMW 차량 문을 여는 모습 (사진=BMW)

애플은 최근 BMW와 디지털키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디지털키는 스마트폰을 차량 도어 핸들에 대기만 하면, 차량 문이 저절로 열리는 기술을 뜻한다. 이 기술은 국내에서 그동안 안드로이드 폰만 적용이 가능했지만, 애플이 BMW와 손을 잡으면서 아이폰 자체도 차량 문을 잠그고 열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BMW와 전기차에 필수적인 커넥티드 기술 개발에 서로 협력하고 있다.

BMW는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내년 출시되는 순수 전기차 i4에 전기차에 경로 탐색 기술을 넣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애플이 만든 지도 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i4에 탑재된 애플 지도 기술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면, 애플은 2024년 차량 생산에 어느 정도 힘을 얻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애플과 BMW가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애플카 제작에 BMW가 어느 정도 관여할 가능성도 높다.

애플보다 한발짝 앞선 LG전자, 마그나와 합작법인 설립 발표

LG전자는 애플카 보도가 나온지 만 하루만인 23일, 캐나다에 위치한 세계 3위 규모의 차량용 전장부품 전문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5월 자동차 부품 설게 엔지니어링 회사 V-ENS를 설립한지 약 7년만에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LG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은 타이탄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는 애플보다 더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기반을 갖추지 못했지만, 이미 수많은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었기 때문에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리더가 될 가능성은 충분한 상태다.

LG전자가 직접 만든 전장부품은 쉐보레 볼트 EV와 재규어 I-페이스 등 이미 양산된 전기차에 널리 적용됐다. 현대기아차가 만든 대다수 신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LG전자 기술이 포함됐다.

LG전자는 지난 201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 현장에서 폭스바겐과 함께 ‘크로스오버 플랫폼’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향후 크로스오버 플랫폼을 활용해 차량과 가전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이다.

LG전자가 올해 한국전자전에서 공개한 커넥티드 카 콘셉트
LG전자가 공개한 커넥티드 카 콘셉트에는 옷장, TV 등이 마련됐다.

자동차 시트 선두 업체 애디언트와 손을 잡고, 커넥티드카 콘셉트를 공개한 것도 LG전자가 낸 성과 중 하나다. 이 콘셉트 내부에는 옷장, 냉장고, TV 등이 설치됐고 별도의 스티어링 휠이 없어 미래형 자율주행차를 연상케 한다.

마그나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모빌리티 기술 회사로 알려졌다. 1957년 설립된 이 회사는 파워트레인 외에 샤시, 내·외장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전자는 마그나와 손을 잡고 향후 출시될 전기차에 탑재될 모터, 배터리 개발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LG전자)

LG전자와 마그나는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개발에 전념하게 된다.

전기차 파워트레인은 배터리 모터 등으로 이뤄진다. 전기차 개발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이 합작법인이 만든 전기차는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미래형 전기차에 탑재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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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마그나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전문 합작법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후 3시 현재 LG전자의 주가는 전날 대비 약 30% 오른 11만9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회의적인 애플카 개발에 대한 반응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전고체 배터리 개발 이후, 전기차 분야에서 이렇다할 소식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미 하만을 소유한 만큼, 하만 차원의 새로운 전기차 기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