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폴더블·듀얼스크린 PC, 다 어디로 갔나

코로나19로 공급망 차질·기존 PC 수요 증가로 '숨고르기'

홈&모바일입력 :2020/12/22 16:20    수정: 2020/12/23 07:54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현재 시장에 출시된 유일한 폴더블 PC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현재 시장에 출시된 유일한 폴더블 PC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올 초 CES 등을 통해 'PC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받았던 폴더블 PC와 듀얼스크린 PC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1분기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과 대만 등 부품 공급망이 타격을 받고 전통적인 PC 수요가 급증하며 신제품 출시도 멈췄다.

'세계 최초 폴더블 PC'를 내세웠던 레노버는 지난 8월에야 첫 제품인 '씽크패드 X1 폴드'를 출시했지만 미국과 중국 등 일부 시장 출시에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네오 출시도 2022년 이후로 미뤄졌다.

■ 올 초 너도 나도 '폴더블' 외쳤지만

올 초 열린 CES 2020은 폴더블 PC의 각축장이었다. 레노버가 13.3인치, 2048×1536 화소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폴더블 PC인 '씽크패드 X1 폴드'를 공개한 데 이어 델도 시제품 형태 폴더블 PC인 '컨셉트 오리'를 공개했다.

인텔이 만든 폴더블 PC 시제품, 호스슈 벤드.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텔은 17인치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시제품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를 공개하는 한편 노트북 경험 향상을 위해 2019년부터 시작된 '아테나 프로젝트'에 폴더블 PC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또 폴더블 PC 등에 탑재될 저전력 기반 프로세서인 '레이크필드'를 올 상반기 안에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클램셸이나 360도 회전형, 태블릿 등 지금까지 나온 폼팩터에 만족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끌어 내겠다는 것이 그 목표였다.

■ 코로나19로 공급망·물류 멈추며 개발·생산 난항

그러나 인텔과 글로벌 PC 제조사들의 폴더블 PC 관련 계획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장애물인 코로나19를 만났다. 올 1월 말부터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공급망과 부품 조달 등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폴더블 PC는 양산이 쉽지 않은 13인치 이상 플렉서블 OLED 패널이 필요한데다 일반적인 노트북 컴퓨터에 비해 경첩(힌지) 구조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시행 착오를 반복하며 진행되는 제품 개발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원격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전통적인 PC 수요가 치솟았다. (사진=뉴스1)

여기에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를 시행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언제 나올지 모를 폴더블 PC 대신 지금 당장 구입할 수 있는 전통적인 노트북과 데스크톱PC로 몰렸다. PC 제조사들도 이 수요에 전력으로 대응해야 했다.

■ 실제 출시된 제품은 단 한 개

연말을 앞둔 현재까지 시장에 실제로 출시된 폴더블 PC는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단 한 제품에 불과하다. 이 제품 공개 당시 레노버는 출시 시점을 4월로 못박았지만 공급망 타격 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 8월 가까스로 제품을 내놨다. 이마저도 미국과 중국 등 일부 시장 출시에 그쳤다.

씽크패드 X1 폴드는 올 8월 가까스로 출시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노트북 경험 향상을 위한 인텔 아테나 프로젝트는 올해 '인텔 이보'라는 이름으로 강화되었다. 그러나 폴더블 PC나 듀얼 스크린 PC 관련 추가된 규격이나 기준은 없다.

화면을 두 개로 분할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네오는 여기에 탑재될 운영체제인 윈도10 X 출시가 지연되면서 출시 시점도 2022년 이후로 밀렸다. 디스플레이와 기구물 등 각종 부품 수급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다음 제품 나올 것"

여기에 주요 글로벌 PC 업체도 다음 달 CES에서 폴더블 PC 대신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협업 등 기능을 강화한 전통적인 PC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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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네오 출시를 2022년 이후로 미뤘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13인치 이상 대형 플렉서블 OLED 시장 확대를 기대했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폴더블 PC 대신 일반 노트북과 투인원용 패널로 발길을 돌린 상황이다.

취재에 응한 국내외 글로벌 PC 제조사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여전히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전통적인 PC 수요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폴더블 PC 관련 움직임은 일러도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