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결산] 게임법 개정안 발의부터 판호발급 재개까지

게임산업 수출 공로 인정...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눈길

디지털경제입력 :2020/12/22 09:03

올해 게임업계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지난 4년간 소식이 없었던 판호 발급 소식이 전해지는가 하면 게임산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또한 정통 스포츠로 편입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온 e스포츠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며 e스포츠 공정위원회가 출범되어 선수 권익보호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주요 게임행사가 대거 온라인으로 전환됐으며 정부에서 게임인에게 훈장을 수여하며 수출 증진에 힘쓴 게임산업의 노력을 인정하기도 한 한해였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메인 이미지.

컴투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4년 만에 중국 판호 발급

지난 2일 컴투스의 모바일 RPG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가 중국 내 게임 서비스 권한인 판호를 발급받았다. 지난 2017년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신규 판호 발급 사례가 없었다는 점 때문에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의 판호 발급은 게임업계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게임업계에는 약 4년간 막혔던 중국 게임시장 수출길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와 단발 사례로 끝날 것이라는 상반된 견해가 공존했다. 또한 판호를 발급 받더라도 그 이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판호 문제는 지난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은 "중국 게임사의 한국 매출이 작년에만 2조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이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지 못 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 게임사는 날고 있다"라며 "이에 대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특별히 조치된 것도 없고 중국과 협의했다는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게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상헌 의원.

등급분류 간소화와 해외기업 대리인 제도 내용 담긴 게임법 개정안 발의

지난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게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전부개정안은 현행 제7장 제48조에서 제8장 제92조로 그 내용이 늘어나고 세밀해졌다.

주요 내용으로는 ▲등급분류 절차 간소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비영리 게임 등급분류면제 ▲중소 게임사 자금 지원 ▲경미한 내용수정신고 면제 ▲위법 내용의 게임 광고 금지 ▲해외 게임사의 국내대리인 지정제도 등이 포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에 앞서 게임법 전부개정안 초안을 만들어 지난 2월 18일 대토론회를 열고 게임업계의 여론을 수렴하기도 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상헌 의원은 공청회는 물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게임업계 종사자 및 이용자의 의견을 여러 차례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선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e스포츠 공정위원회가 출범했다.

e스포츠 공정위원회 출범...선수 권익 보호 나서

최근 몇년 사이 e스포츠 산업 성장세가 날로 뚜렷해지는 가운데 e스포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선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6월 e스포츠 공정위원회가 출범하며 이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됐다.

e스포츠 공정위원회는 초대위원장인 조영희 위원장 외에 스포츠 자문 및 기술위원회, 타 분야 분쟁조정위원회, 선수 인권 관련 자문위원회, IT·저작권·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의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됐다.

또한 e스포츠 공정위원회는 출범과 함께 e스포츠의 선진 제도 마련과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한국e스포츠 협회와 넥슨코리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펍지 등 종목사 3곳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e스포츠 공정위원회는 효과적인 사실관계 조사 및 실효성 있는 조정안 도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9일에는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리그 소속 김대호 감독의 5개월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김대호 감독은 그리핀 감독으로 재직 피드백 과정에서 일부 선수에게 폭행과 폭언을 해 리그를 설왕설래케 한 인물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e스포츠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e스포츠 선수 병역특례 눈길

기존 스포츠 시장에 포함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온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던 e스포츠는 오는 2022년 중국에서 개최 예정인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선정됐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오만 무스카트에서 개최된 제39차 총회를 통해 e스포츠와 브레이크 댄스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 포함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진행될 e스포츠 세부 종목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됨에 따라 e스포츠 선수의 병역특례 여부도 좋은 흐름을 타게 됐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가 미국에서는 농구나 야구보다 시청률이 높은 상황이다. e스포츠 선수에 대한 입영 연기도 함께 고려하겠다"라며 "병역특례는 문화체육관광부 뿐만 아니라 국방부와 병무청 등 관계기관과 논의를 거쳐야 하며 국민 정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스타 2020 개막식.

코로나19 확산에 온라인 전환-개최 취소 택한 게임쇼

올 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라는 키워드가 사회 전반의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주요 게임행사가 연이어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진행됐다.

지난 11월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지스타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주요 행사는 지스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중계됐다. 부족한 현장감을 매우기 위한 지스타 사무국의 노력으로 지스타 온라인 채널인 지스타TV에는 나흘 간 약 85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려들기도 했다.

매년 5월 경기도 일산에서 진행됐던 게임쇼 플레이엑스포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개최를 취소하는 강수를 뒀다.

플레이엑스포 사무국은 "금년 플레이엑스포에 참가를 결정해주신 국내 대표 게임기업과 유관기관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작은 시련에 지치지 않고 2021년에 더욱 풍성하고 알찬 전시회를 준비하여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의장이 게임업계 최초로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게임人에 훈장 수여한 정부...권혁빈-이정헌-남궁훈 등 주요 게임인 수상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의장이 지난 8일 진행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서 해외진출유공 부문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게임업계 관계자가 보관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관문화훈장은 문화와 예술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 문화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바가 뚜렷한 이에게 수여되는 훈장이다. 권혁빈 의장은 크로스파이어와 에픽세븐, 로스트아크 등으로 약 3조5천억 원의 수출 성과를 이뤄낸 점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해외진출유공 부문 국무총리표창을 수여했고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와 서태건 더블유씨지 대표는 게임산업발전유공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는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게임산업의 노력을 정부가 인정했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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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한국 게임산업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66억5천778만 달러(약 7조7천600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했으며 무역수지 흑자는 64억 달러(약 7조97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 389억 달러(43조1천401억 원)의 약 16%에 달하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