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불편한 부동산 중개...‘프롭테크’가 이렇게 바꾼다

AI 챗봇이 매물 분석하고, 빅데이터가 매물 추천

인터넷입력 :2020/12/20 09:35    수정: 2020/12/20 22:29

집값 상승으로 중개수수료 부담이 늘며 공인중개사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천만원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중개서비스의 발전속도는 더디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일부터 13일까지 국민 2천4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과반이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비싸다고 응답했다. 중개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수수료만큼 크지 못한데다, 부동산 매매가와 전세가가 치솟으며 중개수수료가 크게 오른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으로 중개수수료의 현실화와 더불어 중개 서비스 질 향상을 꼽는다. 중개수수료 현실화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나서서 지역별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설문조사를 실시한 국민권익위 역시 중개수수료 개선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부동산 자료 이미지(제공=이미지투데이)

중개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도 업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업계는 ‘프롭테크’(부동산+기술)가 부동산 중개서비스 선진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의 경우 이미 단순 중개에서 나아가 세금, 법률 컨설팅까지 포함한 원스톱 중개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프롭테크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부터 매물 추천까지 중개서비스의 품질을 상향시키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최근 진행한 '비전컨퍼런스'에서 큐픽스 배석훈 대표는 "미국의 경우 부동산을 매매할 때 중개업소 선정부터 시장분석, 가격전략, 판매전략 등 최소 8단계를 거친다"면서 "프롭테크는 계약과 관련한 온라인 서명부터 부동산 거래, 자산관리, 금융, 건축설계까지 부동산 전 영역에 걸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스타트업 '젠플레이스'는 제니라는 이름의 AI 챗봇을 개발해 중개서비스 과정에 투입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거래를 체결하는 것에서 벗어나 챗봇으로 매물 상담을 받고 거래를 체결하고 있는 것. 이 서비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 전역 수천여개 매물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중국 역시 프롭테크를 활용해 매물 플랫폼 중심에서 벗어나 임대시장, 공유공간, 인테리어까지 빠르게 서비스 품질을 높여 나가고 있다.

직방의 모바일모델하우스 서비스

국내 시장에서도 프롭테크를 통한 중개서비스 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직방은 선호지역과 가격대 등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지역에 신규 분양아파트가 나올 때 추천해주고 있다. 신규 분양아파트 정보도 '모바일 모델하우스'를 통해 견본주택에 방문하지 않아도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발품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구현한 'VR홈투어'는 VR(가상현실)을 활용해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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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노노의 경우 이용자의 선호지역과 예산 등을 분석해 맞춤형 매물을 추천하고, 아파트 단지의 일조량을 시간대에 맞춰 분석하는 등 실거주에 필요한 정보들을 담았다. 이 밖에도 부동산 입지분석·추천 서비스인 '집현전',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부동산 분석 솔루션 '나집사랩' 등도 떠오르는 프롭테크 중개 서비스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으로 중개수수료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코로나19로 비대면 중개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는 등 부동산 중개 업계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프롭테크를 활용해 중개서비스의 질을 더 높이고, 비대면으로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