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개방했더니 멸종위기 1급 물고기 되살아나

'흰수마자' 환경유전자 분석…세종·공주보 구간 광범위 서식 확인

디지털경제입력 :2020/12/17 12:00

금강과 낙동강의 보를 개방했더니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의 서식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4대강 보 개방에 따른 생태계 변화 조사에 최신 연구기법인 '환경유전자(eDNA)' 분석을 도입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7일 밝혔다.

환경유전자는 흙·물·공기에 남아있는 생물의 유전자(DNA)다. 이를 분석하면 어떤 생물이 그 환경에 서식하는지 추적 가능하다. 

환경유전자를 이용한 분석은 직접 채집과 흔적 조사 등 전통적인 조사법에 비해 정밀한 연구결과를 얻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이에 현행조사를 보완하고 개선할 차세대 조사법으로 주목받는다.

금강에서 채집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 사진=환경부

환경부는 올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의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과거 흰수마자가 채집되었던 금강(13개 지점), 낙동강(19개 지점)을 대상으로 환경유전자 연구를 수행했다.

한반도 고유종인 흰수마자는 금강·낙동강·한강의 일부 구간에만 서식하는 어류다. 네 쌍의 흰수염이 특징이고, 유속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환경에서 주로 서식한다. 모래에 숨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직접 채집을 통한 조사가 어렵다.

금강의 경우, 장기간 완전개방 중인 세종보·공주보의 상·하류에서 흰수마자가 넓은 범위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본류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흰수마자는 보 개방 이후 세종보~공주보 구간에서 여러 차례 채집된 바 있다.

환경유전자 연구 결과, 과거 흰수마자가 출현한 13개 지점(본류 8개, 지류 5개) 중 11개 지점(본류 7개, 지류 4개)에서 흰수마자 서식이 확인됐다. 여기엔 공주보 하류~세종보 상류(약 24km), 합강습지~금강상류(약 8km), 합강습지~미호천(약 9km) 구간이 포함됐다.

금강과 낙동강 유역의 흰수마자 분포도. 자료=환경부

낙동강의 경우 환경유전자 조사 결과, 보 건설 이후 흰수마자의 서식 범위가 다소 감소한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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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흰수마자가 출현한 19개 지점(본류 10개, 지류 9개) 중 11개 지점(본류 6개, 지류 5개)에서 흰수마자 서식이 확인됐고, 본류 수계는 상류(상주보~구미보 하류) 구간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류 하류에 서식하던 흰수마자는 흐름·하상 등 환경 변화로 분포범위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장은 "최신 연구기법인 환경유전자 분석을 활용해 보 개방으로 인한 환경·생태계 변화를 좀 더 과학적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며 "향후 우리강 자연성 회복의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환경유전자 연구를 확장하고 체계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