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현대차 미래 기술 이끌 새로운 리더 5인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봇 중심 인사 눈길

카테크입력 :2020/12/15 14:25    수정: 2020/12/15 16:55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인사에서 안정보다는 혁신을 선택했다. 미래자동차 시장 강화에 힘쓴 인물들의 승진이 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이번 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신재원 현대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총괄 사장 ▲이규오 현대기아차 제품통합개발담당 부사장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부사장 ▲신규 임원으로 선출된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 실장 등 5명을 눈에 띄는 인물로 선정했다.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자율복장 제도 이끈 장재훈 사장, 미래차 리더 선봉장 될까

장재훈 신임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사내 문화 개선의 선봉장이자, 공석이 될 뻔했던 사내 주요 업무를 도맡는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장 신임 사장은 지난해 3월 4일부터 진행된 현대차의 자율복장 제도를 이끈 인물 중 한명이다. 그는 지난해 3월 현대차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 당시 양재동 사옥 로비에서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등 소통을 강화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장재훈 현대차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장 사장은 지난해 10월 중국사업총괄로 발령된 이광국 사장을 대신해 현대차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고, 올해 7월 이노션 대표로 발령된 이용우 사장을 대신해 제네시스사업부장을 겸직하기도 했다. 당시 개인이 3가지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장 신임 사장은 안정적으로 각종 사업 분야를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장재훈 신임 사장은 대표이사로써 현대차의 미래차 시장 진출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대차그룹 내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인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그가 풀어야 할 대표적인 숙제 중 하나다.

사장 승진한 신재원 UAM 총괄...하늘 나는 차 2028년 출시 준비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현대차 UAM 총괄은 지난해 12월 부사장 임명 후 1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등에 하늘을 나는 모빌리티 콘셉트를 공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콘셉트가 언제 상용화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현대차그룹은 신재원 UAM 총괄의 책임감을 더 강화시키기 위해 그를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부장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왼쪽 두 번째부터) 등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현장에서 S-A1 이동체 앞에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항공우주국 출신 신재원 현대차그룹 UAM 사업부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앞으로 신재원 사장은 친환경 파워트레인 중심의 UAM 사업 활성화를 주도할 전망이다.

신재원 사장은 지난 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항공분야에서 30년 넘게 일해온 사람으로서 항공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바라보는 지금은 진정으로 흥미진진한 시간”이라며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은 2028년 출시될 예정이다. 2030년대에는 보다 확장된 항속 거리로 인접한 도시를 연결하는 기체(Regional air mobility) 기체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오 부사장, 2년 늦은 현대차 전기차 플랫폼 정착 성공시킬까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규오 현대기아차 제품통합개발담당은 전기차 플랫폼 ‘E-GMP’ 개발 주역이다.

현대차그룹은 다른 자동차 브랜드보다 순수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약 2년 정도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에 국내외 시장에 출시됐던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 EV, 쏘울 부스터 EV 등은 내연기관 차량의 플랫폼을 재활용해 만든 전기차다.

내연기관 차량을 재활용해 만든 전기차는 배터리의 효율적인 배치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실내 공간 확보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코나 일렉트릭의 국내 공인 주행거리를 406km로 인증받아 주목을 받았다.

이규오 현대기아차 제품통합개발담당 부사장은 전기차 플랫폼 E-GMP 개발 주역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지디넷코리아)

하지만 이제 전기차 시장은 주행거리 확보 뿐만 아니라 사고 없이 주행할 수 있는 안전한 전기차 개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때문에 E-GMP 플랫폼 개발을 총괄한 이규오 부사장의 역할과 책임이 앞으로 더 막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세훈 부사장, HTWO 브랜드로 연료전지시스템 사업 확대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부사장은 앞으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이끌게 된다. 그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1년부터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세우기도 했다.

김세훈 부사장은 올해 7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 포럼에서 수소연료전지와 전기차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부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김 부사장은 하늘을 나는 UAM(Urban Air Mobility) 이동형 모빌리티 자체의 동력원으로 연료전지를 쓸 수 있고, 연료전지 자체가 전기를 생산해 친환경 전기차 충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만약 수소연료전지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다면, 전기차 충전의 불모지로 여겨질 수 있는 고산지대, 사막, 섬, 전기 공급 불가능지역에도 원활한 전기차 충전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비전이다. 김세훈 부사장은 이 비전을 현실화해야 하는 미션을 갖고 사업을 이끌 전망이다.

현동진 로보틱스랩 실장,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업 강화할 듯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 실장은 지난 2014년부터 현대차의 착용식 로봇 개발 등을 앞장서 왔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이동 편의를 위해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그의 비전이다.

현동진 실장이 개발을 주도한 현대차 착용식 로봇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창조경제박람회에 공개됐다. 당시 현동진 실장이 직접 착용식 로봇을 착용해 기자들 앞에서 시연을 보인 적이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개발은 몸이 불편한 인류의 이동 편의를 도울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착용식 로봇의 식약처 인증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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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식 로봇 시연에 나선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 실장의 모습 (사진 오른쪽)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인수하기로 하고, 로봇 사업 강화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이 과정이 진행되면서 임원으로 떠오른 현동진 실장의 입지도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미래 사업 비전을 가속화하는 역량 확보에 초점을 둔 인사”라면서 “특히 미래 고객의 삶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핵심 성장 축인 자율주행,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분야와 함께,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