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공인인증서 자리 대체, 내년이 진짜"

[인터뷰] 김재헌 카카오페이 전자문서사업실장

컴퓨팅입력 :2020/12/10 07:04    수정: 2020/12/10 16:13

"법제적 허들이 상당히 낮아지면서 보수적인 공공, 금융기관에서도 사설인증서 검토가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개정법이 시행된 이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혁신 기술 기반 인증서들이 이런 분야에 도입될 것으로 본다."

김재헌 카카오페이 전자문서사업실장은 올 한해 인증서 시장 분위기와 향후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인인증서'란 법적 지위를 폐지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지난 5월말 통과된 이후, 각 인증서 서비스들은 올해 치열한 한해를 보냈다. 그 동안 공인인증서의 우월한 법적 지위 때문에 더 편리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더라도 불리한 시장 경쟁을 해왔던 문제가 사라진 것이다.

공인인증서가 사라진 이후에는 영향력 있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런 전망에서 언급되는 주요 플랫폼 사업자 중, 카카오페이는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인 2017년 인증서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쌓아왔다.

공정한 시장 경쟁 발판이 마련된 올해는 특히 성장세가 뚜렷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기준 인증서 누적 발급 건수가 2천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추세를 감안할 때, 내년에는 4천만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여러 분야에서 인증서 공급기관을 늘렸고, 특히 개정법 시행 시점에 맞춰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의 로그인 서비스에도 카카오페이 인증서가 처음으로 도입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올해는 각 분야에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사설인증서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사례가 나타났다면, 내년에는 이런 사례가 성공을 거둠으로서 사설인증서 도입이 본격적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재헌 카카오페이 실장과의 일문일답.

김재헌 카카오페이 실장

-상반기 전자서명법 개정 이후 전자서명 시장 경쟁이 활성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사설인증서 사업자였던 입장에서, 법 개정 이후 시장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나.

"올초만 해도 전자서명법이 개정되기 쉽지 않단 분위기도 상당했다. 예상과 달리 법 개정이 발표되면서 정말 많은 게 바뀌었다. 공공·행정기관, 은행·증권사 등은 평소 찾아다니면서 제안을 드려도 논의가 쉽지 않았다. 법 개정 발표 이후엔 이런 곳에서 먼저 저희 서비스에 대해 묻고 있다.

10일부터 은행 모바일 뱅킹 로그인 수단으로 카카오페이 인증이 처음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전에도 증권사나 은행 등 인증서를 공급하긴 했지만, 뱅킹 서비스에 인증서가 쓰이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 있는 변화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여러 은행의 뱅킹 서비스에 대한 인증서 납품이 확정된 상황이다. 

-인증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자문서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 중이다. 전자문서 분야의 올해 성과 및 내년 사업 목표는.

"올해 전자문서 취급 건수가 크게 늘었다. 작년 4천만건 대비 5배 성장한 약 2억건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인증서 및 전자문서 서비스 공급 기관을 늘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인증서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저희 전자문서 서비스에 접근하게 되기도 하고, 전자문서 서비스를 받으려다 인증서를 발급받는 경우도 상당하다.

다수 공공·행정기관이 카카오페이 전자문서 고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현재 서비스 중인 금융보안원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에도 카카오페이 전자문서 서비스가 탑재될 예정이다. 규제가 철저한 금융 분야 관리·감독 기관에서 이용한다는 점에서, 서비스 공신력을 증명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최근 여성가족부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고지 서비스도 시작했는데, 이는 우편 방식에선 서비스 대상 연령대가 거주하는 장소가 노출될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수시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었는데 이를 극복한 사례다.

이런 성과들은 작년 받은 공공기관 전자문서 고지 서비스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임시허가를 통해 얻어낸 결과인데, 올해는 민간·금융기관 대상 전자문서 고지 서비스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임시허가를 받았다. 내년 민간, 금융 분야에서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인증서 서비스의 고도화 방향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주로 인증서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관들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개발팀이 있거나 외주사와 계약 맺고 인증서 탑재 및 서비스 연동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사설인증서 도입이 활성화되다 보니 더 넒은 기업, 기관에서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이런 허들을 없애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에서 관리하는 중앙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전자문서 서비스로 구상 중이다."

-인증서는 전 국민이 필수로 써야 하는 서비스다. 취약 계층의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은?

"카카오페이 인증서 서비스 이용자 연령대는 현재 20~30대와 40대 초반 정도로, IT 기기와 인증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크게 문제를 겪지 않는 연령대가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그 이상의 연령대까지 커버하기 위한 고민과 숙제를 안고 있다. 카카오페이 뿐만이 아니라 사설인증서라면 모두 이같은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다. 일단 다양한 연령대가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적극 활용하고, '인증 체험하기' 프로그램 및 영상 등의 지원책을 갖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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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자서명 시장에 필요한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개정된 전자서명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자서명 인증사업자는 운영기준 준수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 유효기간이 1년으로 돼 있다. 1년마다 이런 허가를 유지하기 위한 실사와 점검을 수행하는 게 사업자에겐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는 업계 관계자 다수의 의견이기도 하다. 인정 기준 자체는 강화하더라도, 유효 기간을 2~3년 정도로 연장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