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디지털 혁신 주체"…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양손잡이 경영' 눈길

보험금 지급심사와 보험사기 예측 영역에 인공지능 장착

금융입력 :2020/12/09 17:39

교보생명이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디지털 혁신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실무와 디지털 역량을 겸비해야 한다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론'이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사고보험금 자동심사 시스템을 구축해 현업에 적용했다.

'사고보험금 자동심사 시스템'은 보험금 청구 유형에 따라 위험을 평가한 뒤 자동심사 적합 유무를 판단하는 게 특징이다. 실손과 입원, 통원 등 6개 급부별 모델을 나눠 위험도 스코어(Score)를 산출한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교보생명)

이를 계기로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심사, 보험사기 예측 등 영역에 AI 시스템을 장착한 교보생명은 향후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디지털 경쟁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심사 시스템과 관련해선 오는 2025년까지 자동심사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림으로써 80억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 시스템이 현장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보험리스크관리지원팀 소속 직원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전문 업체의 도움 없이 내부 직원이 기획부터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주도하고 유지보수까지 맡아보는 사례가 드물어 회사 안팎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 임직원이 업무용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현업에 정식으로 투입된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 'K-FDS'도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부) 직원이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이처럼 업무 담당자가 시스템 구축에 직접 참여하면 현장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은 물론,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그 기능을 수시로 보완할 수도 있어 여러모로 유익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에선 교보생명이 임직원의 주도 아래 디지털 전환을 이뤄나가는 것은 신창재 회장의 경영철학과 무관치 않다고 평가한다.

그간 신창재 회장은 "한 손으로는 기존 생명보험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다른 손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격변의 시대엔 회사뿐 아니라 컨설턴트, 임직원 모두 '양손잡이'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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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발맞춰 교보생명도 회사 차원에서 조직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우수 직원을 선발해 디지털 관련 학위 취득을 지원 중이다. 아울러 임직원이 자유롭게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 '유니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앞선 두 시스템은 현업의 담당자가 주도해 회사의 디지털 역량을 높인 모범사례로 평가 받는다"면서 "신창재 회장이 강조하는 ‘양손잡이 인재’를 육성하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