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이 올해 실적 악화에도 지난 3분기까지 연구개발(R&D) 투자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천억원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규모가 축소된 상황에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지속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R&D 비용이 15조8천971억원으로 규모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1조원 이상 투자한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기아자동차 6개 기업은 조사대상 기업 전체 R&D 투자액의 65.2%를 차지했다.
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R&D 비용을 공시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이들 기업의 R&D 비용은 총 40조1천561억원 작년 동기(39조3천561억원) 대비 2.03%(8천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총 1천178조6천822억원으로 작년 동기(1천238조7천595억원)보다 4.85%(60조773억원) 줄었다. 매출 감소에도 R&D 투자액은 확대됨에 따라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년 전(3.18%)보다 0.23%P 높아진 3.41%를 기록했다.
조사대상 17개 업종 가운데 8개 업종의 R&D 투자가 5조9천41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3천234억원) 줄었지만, 9개 업종의 R&D 비용이 34조2천146억원으로 3.4%(1조1천233억원) 늘며 전체 R&D 투자액을 끌어올렸다.
IT전기전자의 R&D 투자가 24조7천50억원으로 1년 새 4천635억원, 석유화학업종(1조9천630억 원)이 2천644억원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5조3천461억원)과 제약업종(8천777억원)의 R&D 비용도 1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들 4개 업종의 R&D 투자 증가액은 1조460억원에 달한다.
반면 조선·기계·설비업종의 R&D 비용(1조7천87억원)은 1년 전보다 1천630억원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고 ▲서비스(-749억원) ▲공기업(-354억원) ▲철강(-288억원) ▲건설 및 건자재(-170억원)업종의 R&D 비용이 모두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제약업종이 13.21%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해 가장 컸다. 이어 ▲IT전기전자 8.19% ▲서비스 6.4% ▲자동차·부품 2.96% ▲조선·기계·설비 2.55%가 뒤를 이었다. 생활용품(1.73%)과 통신(1.36%), 석유화학업종(1.14%)의 R&D 비중도 1%대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네이버가 매출 3조7천915억원 중 25.51%(9천673억원)를 R&D에 투자해 조사대상 기업 중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미약품(23.39%), 넷마블(20.59%)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썼고 ▲셀트리온 18.54% ▲엔씨소프트 17.63% ▲대웅제약 15.57% ▲카카오 13.24% ▲SK하이닉스 10.98% ▲유한양행 10.76% ▲종근당 9.78% 등이 R&D 비중 ‘톱10’을 형성했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0.002%)과 코오롱글로벌‧팜스코(각 0.01%), 팜스토리‧현대엔지니어링‧고려아연(각 0.02%), 포스코에너지‧대한제당‧GS리테일‧BGF리테일(각 0.04%), SK인천석유화학‧삼천리‧금호산업(각 0.05%) 등 19개 기업의 R&D 비중은 0.1%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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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누적 매출 175조2천555억원 중 9.07%(15조8천971억원)를 R&D에 지출했다. 매출이 1년 새 2.78%(4조7천394억원) 증가한 가운데 R&D 비용도 3.99%(6천94억원) 늘며 매출 대비 R&D 비중이 0.11%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의 R&D 투자액이 3조25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SK하이닉스(2조6천281억원)와 현대자동차(2조871억원)도 2조 원 이상 투자했다. LG디스플레이(1조3천287억원)와 기아자동차(1조2천408억원)도 1조 원대를 투자해 IT전기전자와 자동차·부품업종 기업이 R&D 투자액 상위를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