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우리사주)이 추천한 주주 제안 사외이사 선임 안건들이 4년째 부결됐다.
KB금융 우리사주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직접 상정해온 상태에서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회사의 '주주 제안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거쳐달라고 말해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앞으로도 진통이 관측된다.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서 열린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 두 개가 모두 의결권 발행주 대비 찬성률 4분의 1과,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우리사주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문가로 서울대학교 윤순진 환경대학원 교수와 서스틴베스틴 류영재 대표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윤순진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의결권 발행주 대비 찬성률 3.48%,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은 4.62%, 류영재 대표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의결권 발행주 대비 찬성률 2.86%,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은 3.80%로 집계됐다.
노동조합이나 우리사주는 4년째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내왔다. KB금융 노동조합과 우리사주는 2017년부터 제안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내왔다. 2017년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 2018년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2019년 백승헌 변호사 등이다.
이와 관련해 KB금융 류제강 우리사주조합장은 "이사회 구성이 다양해지는 것이 독립성과 투명성있는 지배구조 확보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며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차원"이라고 안건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사주를 제외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이 이번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의 지분율 9.97%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관계자는 장기적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앞으로 쟁점은 주주 제안 사외이사 선임 추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우리사주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직접 상정해왔다. 올해는 676억원 규모의 KB금융 주식을 장중 매입하는 등 지분율 상향을 통한 영향력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류제강 조합장은 우리사주가 5대 주주며, 직접적인 의견개진이 가능한 실질적인 최대주주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종규 회장은 우리사주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직접 올리는 것에 이견을 제시한 상태다. 주주 제안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통할 것을 애둘러 제안한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사주와 회사 간 사외이사 선임 안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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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주총회서 윤 회장은 "주주라면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는데 이런 추천한 인사들이 인사리스트(Pool)에 들어와있다"며 "우리사주도 다른 주주와 동일하게 추천 경로를 거쳐 풀에 들어온 다음에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하는게 어떻냐, 지금은 직접 상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KB금융지주는 2014년 'KB사태'를 겪은 이후 이사회의 독립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2015년 주주 제안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신설했다. 주주라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