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재활로 노인 치매 예방 한다"

최봉두 휴먼아이티솔루션 대표

컴퓨팅입력 :2020/11/17 14:46    수정: 2020/11/23 18:40

기대수명 증가로 세계적으로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이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771만8616명이다. 이중 치매환자 수는 79만4천280명에 달한다. 유병률이 10.29%에 이른다.

보건복지부지정 노인성치매임상연구센터는 치매 환자 수가 2050년까지 20년마다 2배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고령 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2025년에는 치매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2006년 설립한 휴먼아이티솔루션은 치매 예방, 인지 장애 예방 등 노인의 재활을 돕기 위한 IT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가상현실(VR)을 기반으로 한 치매훈련 솔루션 ‘티온플러스’과 노인 통합 건강 관리를 위한 시니어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을 서비스한다.

최봉두 휴먼아이티솔루션 대표(이미지=휴먼아이티솔루션)

최봉두 대표는 “2010년 전라남도에서 노인을 위한 IT 융합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모션센서를 이용한 체감형 노인 재활운동 솔루션 ‘청실홍실’ 등 보급사업을 시작했다”며 “수년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노인들이 더 몰입해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 보다 현실감을 줄 수 있는 VR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티온플러스는 노인이 가상 환경에서 일상 생활에 필요한 동작을 훈련하고 새로운 경험을 수 있도록 장보기, 요리하기 등 340개 이상의 콘텐츠를 지원한다. 기기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기반으로 별도의 설정이 필요 없도록 최적화한 일체형 장비로 이뤄져 있다.

최 대표는 “장보기 같은 간단한 행동도 치매가 있거나 연로한 노인은 반복학습을 통해 익혀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사람이 많은 현실에서 하기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VR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또한 해외여행처럼 노인 혼자 하기 어려운 경험도 VR을 통해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VR장비는 높은 몰입감을 주지만 장기간 착용하면 멀미를 느끼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한 노인이 휴먼아이티 솔루션의 VR 재활 프로그램을 체험 중이다(이미지=휴먼아이티솔루션)

이에 대해 최봉두 대표는 “VR멀미는 화면이 급격하게 전환되거나 일시적으로 화면 동기화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티온플러스는 노인을 위해 개발된 만큼 멀미가 발생할 정도의 급격한 화면 전환이 없어 멀미를 느낄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노인은 VR 장비를 사용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론 학습할 기회가 마련되지 않아서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VR장비는 두 손을 활용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만큼 대부분 금방 조작법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첨단 기기를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자신감을 가지고 교육에 더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티온플러스의 VR 콘텐츠는 중앙대학교 재활의학과 김돈규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만들어진 제품은 순천향 병원, 대전웰니스병원, 혜전대학교 작업치료과 등과 함께 임상 실험을 거친다.

현재 전남지역과 수도권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구축 중이며, 해남, 담양, 평택 지역 재활 치료센터에도 제공하고 있다.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서도 지원한다.

최봉두 대표는 “제공되는 콘텐츠는 장보기 같은 간단한 체험에 안에 필요한 물건을 기억하고, 매대에서 물건을 집어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를 위해 간단한 계산을 하는 등 머리와 몸을 함께 쓰는 행동을 유도해 치매 방지 및 인지재활을 도울 수 있는 여러 요소를 녹여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최 대표는 “VR을 활용한 재활훈련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VR 장비를 사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6개월 간 임상실험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 VR 장비로 교육을 한 부류가 상대적으로 치매 정도가 호전되거나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휴먼아이티솔루션은 현재 의료전문가의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티온플러스의 GS(Good Soft) 1등급 인증과 특허등록을 마쳤다.

시니어 통함 헬스케어 플랫폼이 마련된 체험존(이미지=휴먼아이솔루션)

최봉두 대표는 “VR 장비를 재활치료에 연구하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있었지만 VR의료기기 인증 관련 법안이 없어 그동안 제대로 의료지원을 받지 못해왔다”며 “임상 논문을 바탕으로 한 VR관련 기준이 없어 법안 발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돕기 위해 지난 9월 임상실험을 바탕으로 한 결과를 제공한 만큼 내년에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휴먼아이티솔루션은 티온플러스와 함께 노인 통합 건강 관리를 위한 시니어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을 서비스한다.

시니어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은 VR 치매예방 훈련을 비롯해 인지재활, 인바디 및 혈압 검사 등 모든 재활 및 검진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다.

플랫폼에 등록된 노인은 각 지역에 마련된 치매 예방센터에 방문에 재활훈련이나 검사를 받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병원에서는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대처를 제공가능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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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현재 목포치매안심센터에 치매예방실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하려 하며 글로벌 진출위해 홍콩, 대만 고객사와 화상으로 논의가 오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노인병원이나 요양원 등을 중점적으로 제공하려 하지만 기술을 좀 더 발전시키고 장비를 최적화하면 노인들이 굳이 치매예방센터까지 오지 않고 집에서도 편하게 재활운동을 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치매 환자나 뇌졸중을 앓는 뇌질환 환자 등을 위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