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1번가 통해 韓 진출…가능성과 숙제는?

"직구 접근성 개선만으로는 힘들어" vs "해외 직구 긍정적 경험 기대"

유통입력 :2020/11/16 17:09    수정: 2020/11/16 17:09

아마존이 SK텔레콤 이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 지분 인수를 통해 한국 진출에 시동을 건다. 구체적인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존이 11번가의 지분 약 30% 정도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11번가의 기업 가치에 따라 아마존의 지분 참여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커머스 업계에 얼마나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워했지만, 직구 시장은 확실히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은 16일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11번가에서 소비자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1번가 관계자는 "현재 11번가 앱에서 아마존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비스를 준비중"이라면서 "서비스를 잘 만든 후에 상세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11번가 외에 투자할 이커머스 회사가 마땅치 않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이커머스 레드오션인 한국에 직접 진출하기엔 무리가 있으니, 11번가와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큰 부담 없이 한국 시장에 간접 진출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은 11번가를 한국형 아마존으로 키우기 위해 신설 법인을 설립하고 외부에서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11번가가 약 5천억원을 투자받았을 때에는 기업가치 2조원 정도로 평가받았다.

아마존이 11번가의 지분을 얼마나 갖고 가고, 11번가의 기업 가치가 어느정도 평가받았는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다. 때문에 이들의 협력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쉽게 예측할 순 없다.

단순히 11번가 앱 내에서 아마존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고, 직구의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것만으로는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엔 힘들기 때문이다.

직구는 배송이 오래 걸려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용해왔지만, 11번가와 아마존이 직구의 접근성만 좋게 한다고 해서 국내 직구 시장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1조원이 넘는 금액의 지분투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장 물류나 배송 시스템을 혁신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며 "단순히 11번가 앱 내에 '아마존관'을 만드는 것으로 차별화가 힘들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직구라고 해도 직매입을 해야지만 물류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직구는 반품 이슈도 있기 때문에 11번가에서 아마존 직구를 어떻게 운영할지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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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11번가 협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직구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을 국내 이커머스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면, 해외 직구 시장이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해외 직구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마존이 친숙해지는 만큼, 국내 셀러들의 해외 진출도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아마존의 직접 진출이 아니기 때문에 분쟁 발생 시 해결방안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