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체 개발 M1 칩 전환...인텔·AMD 영향은

전문가용 제품, 여전히 인텔 제온 칩..AMD는 GPU 점유율 축소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11/12 17:57    수정: 2020/11/13 08:28

애플 M1 칩을 탑재한 맥북에어. (사진=애플)
애플 M1 칩을 탑재한 맥북에어. (사진=애플)

애플이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등 노트북과 맥미니 등 데스크톱 PC 라인업에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인 M1을 탑재하고 다음 주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애플에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셋 등을 공급해 온 인텔과 AMD의 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M1 칩 전환이 완전히 끝나면 인텔은 연간 1천만 대에 달하는 공급처를 잃게 되며 AMD는 노트북용 라데온 그래픽칩셋과 베가 등 워크스테이션급 그래픽카드 납품처를 잃게 된다.

애플은 2005년 파워PC 칩에서 인텔 전환을 선언한 뒤 15년간 인텔 프로세서를 공급받아 PC에 탑재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해 애플 전체 PC 출하량은 1천700만 대 수준이다. 이는 지난 해 전체 완제품 PC 출하량의 6.5%를 차지한다.

■ M1 칩, 메모리·SSD 최대 용량에 한계

애플이 자체 설계 프로세서인 M1으로 돌아섰지만 완전한 전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먼저 M1 칩은 탑재 가능한 최대 메모리와 지원하는 SSD 용량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

맥미니나 맥북프로를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기존 인텔 프로세서 기반 제품은 메모리 32GB, SSD 4TB를 탑재 가능했지만 M1 칩 탑재 제품이 지원하는 최대 용량은 그 절반 수준인 메모리 16GB, SSD 2TB 수준이다.

애플 M1 칩은 최대 메모리와 SSD 용량에 일정한 제약이 있다. (그림=애플)

실제로 애플도 고용량 메모리와 SSD 탑재가 가능한 인텔 기반 맥북프로와 맥미니를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M1 칩은 또 워크스테이션급 컴퓨터에 필수로 요구되는 오류 정정 기능(ECC)을 탑재한 메모리는 지원하지 못한다. 맥프로와 아이맥 프로 등 전문가를 위한 라인업에서는 당분간 인텔 프로세서를 벗어나기 어렵다.

단 다음 주부터 M1 칩 탑재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등이 시판되면 올 상반기까지 출시된 기존 인텔 기반 제품과 배터리 지속 시간, 성능 등 비교는 불가피하다. 10nm(나노미터) 공정 이행 지연으로 소비자 대상 인식이 크게 악화된 인텔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 AMD, 맥북프로용 GPU 탑재 중단 '초읽기'

애플은 맥북에어(2010)와 맥북프로 등 노트북과 데스크톱 라인업을 가리지 않고 엔비디아 그래픽칩셋을 적용했다. 그러나 메인보드와 그래픽칩셋의 솔더링(납땜)이 분리되어 화면이 깨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엔비디아 칩셋 적용을 중단했다.

이후 애플은 맥북에어는 전량 인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칩셋을 활용했고 맥북프로는 보급형 제품에는 인텔 내장 그래픽칩셋을, 고급형 제품에는 AMD 라데온 그래픽칩셋을 탑재했다.

애플 맥북프로 16형. (사진=지디넷코리아)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외장그래픽 칩셋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0%, AMD의 점유율은 20%로 AMD의 열세다. 애플의 자체 프로세서 전환은 AMD에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맥북프로 16형은 여전히 인텔 프로세서와 AMD 라데온 프로 5300M 칩을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M1 칩 탑재 제품이 나오면 애플 노트북 라인업에 대한 공급도 끊긴다.

■ 외장 그래픽카드 연결 수요도 차단

M1 칩은 맥북프로나 맥북에어에 탑재된 썬더볼트 단자를 이용해 외장 그래픽카드를 연결해 쓰던 일부 이용자들의 수요까지 없앤 상황이다.

맥OS는 AMD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기본 내장한 반면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는 드라이버 지원 등 문제로 맥 이용자들이 기피해 왔다. 이 때문에 맥 노트북과 연결해 쓸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 수요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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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M1 칩에서 썬더볼트 단자를 활용한 외장 그래픽카드 연결 기능을 삭제했다. (사진=애플)

그러나 M1 칩은 썬더볼트4 단자를 이용해 외장 그래픽카드를 연결해 쓸 수 있는 기능을 차단했다.

단 M1 칩 전환이 끝나지 않은 데스크톱 제품은 여전히 AMD 그래픽칩셋을 탑재하고 있다. 아이맥 2.15형 제품은 라데온 프로 555X, 아이맥 프로는 라데온 프로 베가 56, 맥프로는 라데온 프로 580X 등에 탑재된다.